‘안재억의 재밌는 인생’ 운영하는 SNS 스타 안재억

“돈과 인맥 없어도 유명해질 수 있어요”

글 : 이상범 인턴기자(성균관대 3학년)  / 사진 : 김선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떠오른 온라인 스타가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 ‘안재억의 재밌는 인생’을 운영하는 안재억(26)씨다. 페이지 운영을 시작한 지 약 1년 만에 그는 45만 명의 팬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무엇이 그를 이토록 ‘핫’하게 만들었을까. 방송인의 꿈을 향해 도약 중인 그를 잠원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그는 시종일관 유쾌했다.
안재억씨는 영상을 직접 제작해 자신의 SNS에 올리는 ‘영상 크리에이터’다. ‘귀경길·귀성길 차 안에서 공감’ ‘복학생 개강파티 공감’ ‘MT 가면 꼭 생기는 일’ 등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수많은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분장이나 익살스러운 연기도 서슴지 않아 온라인상에서 받는 관심은 항상 뜨겁다.

그는 본인을 레크리에이션 MC이자 영상 크리에이터로 소개했다. 예비 방송인답다. 그가 페이지를 운영하기 시작한 이유는 조금 특별했다.

“어릴 때부터 늘 방송인을 꿈꿨지만, 돈도 없고 인맥도 없었어요. 오디션도 여러 군데 넣어봤지만 모두 낙방했고요. 기획사들은 엔터테이너를 뽑지 않더라고요.”

리포터 학원을 알아보기도 했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6개월에 약 300만원인 수강료를 감당할 수 없었다. 직접 길을 만들자는 생각에 ‘안재억의 재밌는 인생’을 시작했다. 지난해 3월의 일이다.

“당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분들은 ‘섭이는 못 말려’의 조섭씨, ‘최승현의 취미생활’의 최승현씨였어요. 그분들의 영상을 보며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았죠. 그리고 영상을 찍어봐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는 어린 시절부터 오락부장을 도맡았지만 성장하면서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생각이 참 많았어요. 부모님이 힘들게 벌어오는 돈으로 적성에 안 맞는 학원에 들락날락하는 게 싫었거든요. 아버지께 학원에 다니지 않겠다고 말씀드렸죠. 공부를 하지 않으니 용돈은 끊어졌지만요.”


결국 학창시절 그는 연기, 비보이, 힙합 등 해보고 싶었던 모든 것을 경험했다. 그때 경험한 연기와 춤은 이제 그의 SNS 영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다.

몇 년 후 찾아온 군 생활은 그에게 또 하나의 기회였다. 운 좋게 군악대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대학에서 레크리에이션을 전공했던 게 발판이 됐다. 다룰 줄 아는 악기가 하나도 없어 분위기를 돋우는 진행을 맡았고,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며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그는 주변의 모든 것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했다. 인터뷰 도중 그가 테이블에 놓인 컵을 가리켰다.

“컵 하나를 보더라도 매일 이런 생각을 해요. 손잡이는 왜 생겼는지, 불편한 점은 없는지를요. 생활의 모든 부분에서 출발하는 거죠. 살아온 삶은 다르지만 사람은 결국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영상에 공감하는 외국인들도 많았어요.”


‘비디오빌리지’ 소속 영상 크리에이터로 활동

달라진 가족들의 반응도 그에겐 힘이 된다. 안정된 직장을 권유하셨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그를 믿어주신다고 했다.

“명절 때마다 온 가족이 모일 때면 다들 ‘재억이는 뭐하는지’ 물어보셨어요. 그때마다 부모님은 제 얘기를 피하셨고요.

죄송한 마음에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었죠. 그런데 제가 올린 영상들이 인기가 많아지니 친척들은 물론 부모님 지인들까지 좋아하더라고요. 이제는 아버지, 어머니와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어요. 뿌듯하지만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현재 안재억씨는 ‘비디오빌리지’ 소속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비디오빌리지는 MCN(Multi Channel Network, 다중 채널 네트워크) 사업을 하는 신생기업으로 유튜브와 같은 다양한 채널과 크리에이터들을 이어주고 있다. 수익 창출뿐만 아니라 그들의 자립을 위해 장비와 스튜디오를 지원하고 영상 제작에 관한 전반적인 교육을 제공한다. 촬영을 대부분 ‘셀카’ 형식으로 진행했던 그는 최근에 생긴 MCN 사업 덕분에 고충을 덜게 됐다고 했다.

“크리에이터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가 찍어줄 사람과 출연해줄 사람이 없다는 거예요.

저 역시 이런 이유로 1인 2역을 맡아 촬영을 시작했죠. 영상 편집기술도 독학으로 배웠답니다.”

그는 지난 2월 비디오빌리지의 패션 기부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패션 브랜드와 제휴해 스냅백을 판매하고 수익금 일부를 유기견 보호센터에 전달하는 일이다. 안재억씨를 포함해 5인의 크리에이터들이 프로젝트에 합류했고 디자인에 참여해 마케팅까지 벌였다. 그는 앞으로 의류 영역으로도 확대될 것 같다며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했다.

학창시절 그는 TV 속 방송인들의 연기를 보며 꿈을 꿨다.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은 시절이었지만 행복했다. 그리고 지금은 영상을 통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며 큰 보람을 느낀다. 꿈에 한 발짝 다가섰다.

“SNS를 통해 쪽지가 와요. ‘요즘 너무 힘든데 재억님 덕분에 웃음이 많아졌다’ ‘재억님처럼 재밌게 살고 싶다’ ‘항상 재밌는 영상 감사하다’ 등의 내용으로요. 이땐 정말 말 못 할 뿌듯함이 밀려와요. 상처가 되는 악플도 다 잊을 만큼이요.”

실제로 그가 올리는 영상들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만큼 간간이 부정적인 반응도 보였다. 자칫 의기소침해질 수 있었을 텐데 그는 ‘안재억’다웠다.

“혹평도 당연히 신경 쓰이죠. 그런데 금방 잊어버려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 건 당연한 일이니까요. 오히려 제가 위트 있게 다시 댓글을 달 때도 있죠. 대신 다음 영상을 만들 때 최대한 반영하려고 해요. 더 좋은 영상이 되고 제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거든요.”


또 그는 관심의 척도가 되는 ‘좋아요’ 수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했다.

“영상마다 반응의 편차가 심해서 처음엔 신경을 많이 썼어요. 그런데 집착할수록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요즘은 그냥 ‘호응이 적으면 재미없기 때문이지’라고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노력해요(웃음).”

롤 모델로는 방송인 ‘노홍철’을 꼽았다. 그는 ‘길바닥’에서 시작해 방송인의 꿈을 이룬 노홍철을 닮고 싶어 했다.

“센스 있고 순발력도 좋잖아요. 노홍철씨가 리포터로 시작해 성공한 것처럼 저도 이것저것 다 도전해볼 생각이에요. 얼마 전까진 한중 합작 오디션 프로그램 ‘탑 플레이어’의 메인 리포터로 활동했답니다.”

무(無)에서 시작해 막 한 걸음을 내디뎠다는 안재억씨는 스스로 ‘활력소’이고 싶어 했다. 사람들이 바쁜 출퇴근 시간 동안 자신이 만든 동영상을 보며 잠시 웃을 수 있다면 기쁘겠다고 했다. 뜻을 세우고 길을 만들어가는 안재억씨를 공중파에서 볼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 2015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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