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버킷리스트 릴레이] 배우 송승환

하루하루 열심히 재미있게 사는 게 최선

글 : 송승환 배우  / 그림 : 배진성 

아직 현장에서 열심히 뛰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정리하자니 참 그렇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럴 때가 된 것 같기도 하다.

어려서부터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1972년 드라마 <여로>로 데뷔해 20여 편의 영화, ‘76극장’ 극단의 단원생활, 다수의 드라마를 통해 배우로 살면서 내가 맡았던 수많은 역할만큼 꽤 다양한 인생을 살아온 것 같다. 공연 제작자로서는 사물놀이와 넌버벌 퍼포먼스를 접목한 <난타>를 제작해 전 세계 투어도 많이 했다.

아내와 함께 미국 뉴욕에서 3년간 유학한 적이 있다. 그때 보고 듣고, 직접 느꼈던 경험들이 제작자로서 송승환을 만드는 데 밑거름이 됐다. 귀국 후 극단 ‘환퍼포먼스’를 창단해 연극 <남자충동>, 뮤지컬 <고래사냥>을 제작했다. 각종 공연을 제작하면서 시장과 자본의 한계를 절감하고는 주식회사 (주)P.M.C 프러덕션으로 전환해 세계무대를 노크할 작품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시놉시스조차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호암아트홀부터 대관해 콘셉트뿐인 <난타> 준비를 시작했는데, 그때는 마치 배수진을 치고 전장에 나서는 장수 같았다.

<난타>를 기획하고 에든버러를 거쳐 브로드웨이에 수출하기까지 좌절도, 시련도 많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연극을 외국에 돈 받고 팔아본 경험을 가진 사람이 아무도 없었으니 어쩌면 누군가는 당연히 치러야 할 고통이었는지도 모른다. 어려운 고비도 있었지만 주변의 선후배와 친구들 덕분에 잘 넘겨온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죽기 전에 무엇을 꼭 하고 갈까? 생각해보니 그냥 욕심 없이 이대로 살다 갔으면 제일 좋겠다. 연기를 하고, 연극을 하고, 한국의 정서를 접목시킨 뮤지컬 작품을 만들면서 그렇게….



지인들과 1년에 공연 한 편을 만들고 싶다.

굳이 정리하자면, 평생 알아온 공연계 사람들과 1년에 공연 한 편을 만들고 싶다. 어떤 공연을 만들어 무대에 올릴까 궁리하고, 그 작품에 대해 시끌벅적 토론을 하고, 땀 흘리며 연습도 하고, 연습이 끝나면 밥 한 끼, 술 한 잔하며 일상의 소소한 것부터 세상 돌아가는 얘기 등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싶다.


한 달에 한 번은 후배들의 공연에 구경 가고 싶다.

공연이 끝나면 고생한 후배들에게 밥도 사고, 폼도 잡아보고, 옛날 얘기도 들려주면서… 단, 후배들이 지겨워하지 않게 말이다.



1주일에 한 번은 친구들을 만나 놀아야겠다.

골프도 치고, 카드 게임도 하고, 여행도 하고. 그리고 하루에 한 번은 집사람과 여유 있게 차를 마셔야겠다. 모닝커피도 좋고 밤늦게 와인 한잔도 좋다. 중요한 건 여유 있게 마시는 거다.

그동안 여유 없이 바쁘게 살았으니까.

그런데 그렇게 살려면 돈이 좀 있어야겠다.

아이고! 결국 앞으로 10여 년을 또 열심히 벌어야 하나?

열심히 총알만 모으다 결국 쏴보지도 못하고 가는 건 아닌지…. 결국 죽는 날까지 하루하루를 열심히 재미있게 사는 게 최선이 아닐까.

다음 버킷리스트는 한젬마 작가가 이어갑니다.
  • 2014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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