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이크 이구창 대표

세계 최초 모바일 자전거 통합관리 시스템 개발

글 : 최선희 TOPCLASS 기자  / 사진 : 김선아 

자전거 도로의 정비,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 건강관리 등과 맞물려 몇 해 전부터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이미 ‘자전거 1000만 대’ 시대를 넘었고, 지금도 국내에서 한 해 팔리는 자전거가 약 200만 대에 달한다.

늘어나는 자전거 보급률에 비례해 도난 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2010년 3515건이던 자전거 도난은 2012년 1만5971건으로 늘었다. 자전거 이용자 중 53%가 도난당한 경험이 있다는 연구조사 결과도 나왔다. 세계 최초로 모바일 자전거 통합관리 시스템을 개발한 모바이크 이구창 대표가 이 사업에 뛰어든 계기도 ‘자전거 분실’이었다.

“집사람이 2007년 한 해 동안 자전거를 세 대나 잃어버렸어요. 저희가 사는 동네는 자전거 도로가 잘되어 있어 집사람이 가까운 곳에 가거나 마트에 장 보러 갈 때 자전거를 주로 이용했거든요. 훔쳐가는 방법도 다양해서 자전거 거치대에 놓고 앞바퀴를 자물쇠로 채워놓았는데도 없어진 거예요. 조립과 분해가 간단하다는 점을 이용해 앞바퀴만 남겨두고 자전거 몸체를 떼어 간 거죠. 기가 막혔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게 사업이 되겠더라고요.”


철근 가공업체를 운영하던 그는 사업을 접고 자전거 도난 방지 시스템을 만드는 일에 주력했다. 처음에는 기존 잠금 장치를 개선하는 등 물리적인 방법을 구상했다. 하지만 좀 더 획기적인 ‘모바일 시스템’으로 눈을 돌렸다. 프로그래밍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어 시작한 일이었지만 IT 전문가가 아니었던 탓에 실제 개발은 쉽지 않았다.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근 2년을 매달린 끝에 2009년 첫 작품을 선보였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이전이라 ‘피처폰’으로 이 시스템을 사용하려면 엄청난 데이터 요금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현실적으로 상용화가 불가능해 실의에 빠져 있던 그에게 다시 한 번 기회가 왔다. 이듬해 스마트폰이 출시되었고, 다양한 기능의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 그가 당초 구상한 모바일 시스템에 딱 맞는 환경이었다. 다시 개발에 착수한 그는 2년 뒤인 2012년, 새로운 모델을 내놓았다. 누구나 편리하고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앱 형태였다.

원리는 간단하다. 자전거는 출시될 때 ‘차대 번호’라는 고유의 식별 번호가 있다. 스마트폰에서 앱을 내려받은 뒤 자신의 전화번호와 차대번호만 입력하면 자동 등록된다. 도난 신고, 조회, 등록증 발급 같은 번거로운 절차도 클릭 한 번으로 간단히 처리할 수 있다. 중고 자전거 거래 시 조회 기능을 클릭하면 해당 자전거의 도난・분실 여부도 파악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원래 자전거 등록제라는 게 있어요. 1995년 법제화됐지만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유명무실한 제도이지요. 자전거는 근거리 교통수단이라 동사무소에 신고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담당 인력이 필요하고, 그만큼 예산이 필요합니다. 등록하는 사람도 자전거와 신분증을 지참하고 동사무소에 가야 하고요. 등록하는 사람이나 받는 쪽이나 다 번거로운 일이죠. 제도가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 시스템 하나면 누구나 집에서 간단하게 등록할 수 있어요. 자전거 등록제는 꼭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자전거 정책 수립을 위한 데이터로도 활용할 수 있고,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자전거 도난 문제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요.”


이 대표는 “자전거 등록을 하면 자전거를 잃어버렸을 경우 곧바로 도난 신고를 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자전거 차대번호를 지명 수배해 마음대로 팔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며, “도난을 사전에 원천봉쇄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존 방식으로 등록제를 운영할 때 필요한 행정 인력과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분실 후 방치된 자전거도 안전하게 주인에게 돌려줄 수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시스템이라 전 세계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이 시스템은 지난 한 해 동안 서울 노원구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했다. 반응이 좋아 올 들어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수익 모델은 등록 자전거 한 대당 받는 수수료. 지방자치단체 예산과 직결되는 문제라 현실적인 수준에서 가격을 결정할 계획이다. 그는 자전거 통합 관리 시스템과 별도로 최근에는 화단을 겸한 도난 방지 자전거 거치대를 새롭게 선보였다. 거치대와 화분, 펜스 등의 기능을 모두 갖춘 제품으로 도시 미관을 살리면서 자전거 도난도 방지할 수 있어 눈길을 끈다. 현재 송도 신도시 일부 지역에 설치를 마쳤다.

“우연한 계기에 이 길로 들어서 지난 4년간 정말 자전거에만 빠져 살았습니다. 사업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아끼지 않은 지인들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지요. 덕분에 세계 최초의 모바일 통합관리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었어요. 자전거 하드웨어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자전거 관리 시스템에 대해서는 최고라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앞으로 이 시스템을 자전거뿐만 아니라 노트북 같은 휴대용 디지털 기기에도 적용해보려고 해요. 노트북도 자전거 차대번호처럼 시리얼 넘버가 있거든요. 그런 방식으로 등록해두면 분실했을 때 쉽게 찾을 수 있고, 습득한 사람도 함부로 처분하기 어려우니 가급적 주인을 찾아주려는 노력을 하게 되지 않을까요? 이 프로그램을 활용한 서울시 공공 자전거의 효율적인 운용 방안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시스템이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안전행정부를 필두로 전국적인 네트워크가 구축되기를 바랍니다.”
  • 2014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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