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위한
‘아이링(점자반지)’으로
레드닷어워드 대상 수상한
대학생 디자이너

글 : 최선희 TOPCLASS 기자  / 사진 : 김선아   / 사진제공 : 정용 

우리나라 대학생이 지난해 10월 열린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콘셉트 디자인 부문에서 대상 격인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Best of the Best)’ 상을 받았다.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는 독일의 ‘IF 디자인 어워드’, 미국의 ‘IDEA 디자인 어워드’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힌다. 지난해 대회에는 세계 56개국에서 4000여 개의 작품이 출품돼 경합을 벌였다.

수상자는 건국대 산업디자인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정용씨. 그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반지를 출품해 눈길을 끌었다. ‘아이링(Eye-ring)’이라고 이름 붙인 이 점자반지에는 초소형 글자 스캐너가 장착돼 있다. 평소에는 반지처럼 끼고 다니다가 글을 읽어야 할 경우 손가락 첫 마디에 끼우고 반지 윗부분에 달린 스캐너를 돌려 글자에 댄다. 글자에 따라 반지 안쪽에 있는 점자돌기들이 튀어나옴으로써 시각장애인이 손가락으로 점자를 인식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아이링은 휴대성과 디자인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책이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시각장애인은 점자책이 아니면 볼 수가 없잖아요. 어디서든 쉽게 글자를 읽을 수 있는 기기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휴대성을 가장 고려했고, 점자는 손으로 인식해야 하니 반지 형태가 좋을 것 같더라고요. 손에 끼고 다니니까 잃어버릴 염려도 없고요.”

그가 아이링을 구상하게 된 데는 '적록색약'이라는 개인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그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빨강과 초록이 섞여 있을 때 쉽게 구별해내지 못한다. 미대 입시를 준비할 때는 색깔이 헷갈리지 않도록 물감과 색연필, 파스텔 등에 일일이 라벨을 붙여놓고 썼다. ‘이 정도만으로도 불편한데 앞을 전혀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은 얼마나 답답할까’ 싶은 마음에서 시작된 일이었다.

<얀코디자인>을 비롯해 해외 매체에 소개돼 화제가 되었던 CD플레이어.
평소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던 그에게 아이링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아이링 작업을 하며 장애·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편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탄생한 ‘유니버셜 디자인’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는 그는 “디자인은 마술 같다”는 말로 제품 디자인의 매력을 설명했다.

영국의 디자인 전문잡지 <디진>에 소개된 캔디 체어.
“평범한 것에 디자인이라는 옷을 입히면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잖아요. 아름다움과 기능성을 함께 추구함으로써 좀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고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디자인’은 기능을 굳이 글이나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무엇인지 알 수 있고, 보는 순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감성적인 디자인’이에요. 제품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매력적인 그런 디자인을 하고 싶어요.”

글로벌 디자인 인터넷 미디어 <디자인붐>에 소개된 킹 퀸 체어.
국내 각종 공모전·디자인페스티벌 등에서 다수의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는 그는 해외에서 이미 여러 차례 주목을 받았다. 자신의 디자인에 대한 평가가 궁금해 해외 사이트에 작품을 올렸다가 세계적인 디자인 전문잡지 편집자들의 눈에 띄어 소개됐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세계적인 디자인 전문지 <월 페이퍼> <디진> 등에 오른 그의 작품을 보고 ‘구매하고 싶다’는 이메일을 보내온 바이어도 여러 명 있었다. ‘아직 학생이고, 양산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는 답을 보낼 때마다 아쉬움이 컸다는 그는 올 2월 졸업을 앞두고 취업과 창업 사이에서 진로를 고민 중이다.

<디진>을 비롯해 여러 매체에 소개된 원 모양 캘린더.
“디자이너는 디자인을 통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 일이 재미있어요. 보람도 있고요. 아이링도 누군가 꼭 제품화해서 시각장애인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 2014년 02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독자팀)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