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트림 스포츠선수 방창석

극한의 도전이 짜릿한 쾌감을 줍니다

글 : 시정민 TOPCLASS 기자  / 사진 : 김선아

베이스점프 스페셜리스트 방창석. 그는 지난 5월 동력패러글라이딩으로 제주도 성산일출봉 상공, 500m 고도까지 올라가 베이스점프에 성공했다. ‘베이스점프(Base Jump)’는 건물(Building), 안테나(Antennae), 교각(Span), 지구(Earth)의 앞 글자 BASE에 Jump를 합성한 말로, 높은 곳에서 낙하산으로 뛰어내리는 익스트림 스포츠 중 하나다.
이번 베이스점프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패러글라이딩과 베이스점프를 접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스포츠 선진국에서는 이미 익스트림 스포츠 종목 간의 접목을 많이 시도하죠.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를 패러글라이딩으로 횡단한 15년 경력의 패러글라이딩 국가대표 함영민 선수와 패러글라이딩과 베이스점프를 접목해보기로 했습니다.”

두 남자가 동력패러글라이딩을 시작한다. 한 남자는 앞에서 조종을 하고 다른 한 남자는 뒤에서 기구가 정점까지 오르길 기다리며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뱉기를 반복한다. 500m 상공에 도착하자 상기된 표정으로 숨을 고르던 그는 어느 것에도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몸을 던져 중력에 내맡겼다. 베이스점프는 현존하는 익스트림 스포츠 중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다고 할 만큼 위험한 스포츠다. 그는 지난 3월 베이스점프의 전문교육 수료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패러글라이딩과 스카이다이빙을 10여 년 동안 해왔지만 미국 현지에서 베이스점프 연습 중 낙하산 고장으로 추락해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으며 회복되길 기다리는 도중에도 이만 한국으로 돌아가자는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계속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베이스점프를 하겠다고 했을 때 허가를 받기가 어려웠어요. 그런데 미국 레드불 에어팀이 방한해 베이스점프를 한다고 했을 때는 허가를 내주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 하는 베이스점프에 내국인은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는 것이 기분 나빴습니다. 사고 당시에는 지금 아니면 안 되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죠.”


스카이다이빙, 암벽·빙벽 등반, 급류 카약, 스포츠클라이밍, 스쿠버다이빙, 울트라마라톤, 야마카시, 철인3종 경기, MTB 등 거의 모든 익스트림 스포츠를 섭렵할 정도로 극한에 도전하기를 즐기는 그가 익스트림 스포츠의 매력에 빠진 건 군대에서였다. 1999년 특전사에서 군생활을 시작한 그는 이듬해 열린 특전사령관배 패러글라이딩대회에서 선수로 지목됐다.

“특전사 시절, 천리행군을 앞두고 패러글라이딩 훈련을 받으라는 명령이 떨어졌어요. 장거리 행군을 빠질 수 있다는 기쁨에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지만 훈련을 받으면서 제 가슴속에 내재된 도전 욕구가 솟구치는 걸 느꼈죠.”

그의 도전 욕구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졌다. “패러글라이딩에 이어 스카이다이빙, 점프마스터같이 까다로운 특수교육을 자청해서 받으며 교관으로 선발됐습니다. 교육과정 중 스포츠 클라이밍을 접하면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발견한 느낌이었어요. 운동으로 체력을 길러야겠다는 욕심도 생겼지요.”


운동을 하면 할수록 점점 더 극한의 스포츠 세계에 빠진 그는 퇴근 후 오후 11시까지 웨이트 트레이닝, 달리기, 클라이밍 등을 했다.

“겨울엔 스키장으로 달려가 새벽 4시까지 심야 스노보드를 타고, 여름엔 새벽 수영을 하며 체력 단련에 매달렸습니다.”

그리고 울트라마라톤이나 철인3종 경기 같은 익스트림 스포츠대회에 연달아 도전했다.

“운동은 타고나야 하는데 저는 그렇지 않아요.”

각종 익스트림 스포츠를 섭렵하며 많은 경기에 출전했지만 1등을 한 적은 없다고 한다.

“물론 1등 하고 싶죠. 철인3종, 울트라마라톤, 수영 등 여러 경기에 수차례 참가해 죽기 직전까지 갖은 애를 써봤지만 순위로 따지면 중상위권에 불과했어요. 오직 노력만으로 운동신경과 재능을 타고난 사람을 따라잡는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제 도전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남보다 몇 배로 운동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죠.”


그는 2012년 각 익스트림 스포츠 분야의 정상급 인재들을 모아 아디다스 테렉스팀을 만들었다. 빙벽등반, 암벽등반, MTB다운힐, 급류카약, 스쿠버다이빙 등의 선수들로 이뤄진 강력한 익스트림 스포츠 그룹이다. 운동 경험의 폭이 넓은 그가 2010년 전역과 동시에 물색하고 직접 인터뷰해서 영입한 각 분야 최고수들로서 국내 아웃도어용품 업체가 운영하는 팀 중 스펙트럼이 가장 다양하다. 스스로 1등의 자리에 오르기보다는 멀티플레이어로서의 장점을 살려서 1등들을 끌어 모아 팀을 만든 것이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운동을 했던 그에게 부상의 위험은 상존했다. 2년 전 마라톤대회에서 무릎 인대가 끊어지고, 클라이밍을 하다 손목뼈가 부러졌다. 빨리 운동을 재개할 욕심으로 의사의 반대를 무릅쓰고 무릎수술과 손목골절 수술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운동을 하다 손목뼈가 재골절된 일도 있었다. 각종 부상과 위험부담이 있는 익스트림 스포츠를 하면서 극한의 상황에서 포기하고 싶을 때, 그는 어떻게 극복했을까.

“24시간 마라톤을 하거나 철인3종 경기, 베이스점프를 할 때는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죠. 무서울 때도 있고, 온몸이 아프고 육체적으로 힘들어지는 순간이 있어요. 그때마다 마인드컨트롤을 해요. ‘이 정도에서 포기할 순 없다’고 되새깁니다. ‘이건 아픈 게 아니다, 힘든 게 아니다’라고 최면을 걸어요. 그럼 나아져요.”


TV 프로그램 <출발 드림팀>과 <도전자>에 출연하며 화제를 불러 모았던 그는 12월부터 방영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국가가 부른다>에서 특수부대 출신들이 벌이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멘토 역할을 맡았다. “익스트림 스포츠는 극한의 체력과 정신력을 요구하는 전문 스포츠예요. 자신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해야 하죠. 하지만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자신에게 맞는 익스트림 스포츠를 고르는 게 가장 중요하니까요.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에겐 번지점프 한 번도 대단한 도전이거든요.”

베이스점프를 통해 세계무대에서 한국의 아웃도어 스포츠를 대표하는 인물이 되고 싶다는 그는 점프대에 설 때마다 엄청난 공포를 느끼지만 그럼에도 점프를 멈출 수 없다고 한다. 끝없이 자신과 싸우며 노력하는 것이 익스트림 스포츠의 진정한 매력이기 때문이다.

“세상 모두를 ‘실력’으로 제압하고 정상에 서는 순간까지는 결코 멈춰선 안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멈추지 않고 계속 새로운 도전을 해가고 싶습니다.”
  • 2013년 12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는 로그인 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