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병주 ‘맘마미아’ 대표

이주여성을 위한 산후관리 서비스사업 시작한 남자 대학생

글 : 최선희 TOPCLASS 기자  / 사진 : 김선아 

최근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외국인 근로자와 유학생, 결혼이주여성 등을 포함해 150만~200만 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전체 인구의 3%를 넘어서는 수치로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다문화 사회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이들의 한국사회 적응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가동되고 있는 가운데, 이주여성 산후조리 서비스업체가 탄생해 눈길을 끈다.
성균관대 학생들이 만든 ‘맘마미아’는 이주여성들에게 자국 출신 산후관리사를 파견해주는 이색 사업. 사회문제를 비즈니스로 풀기 위해 설립된 대학생 연합 동아리 ‘인액터스 코리아(Enactus Korea)’ 성균관대팀 소속이었던 지병주(27・스포츠과학과 3학년 휴학 중) 대표는 2011년, 학과 동기이자 공동대표인 한만형씨와 함께 이주여성을 위한 사업을 구상했다. “20대 청년이 산후관리 서비스사업을 생각한 것이 특이하다”고 하자 그는 웃으며 “다문화 가정에 관심이 많았다”고 답했다.

“인액터스 활동을 하면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그중에서도 다문화 가정이 눈에 들어왔어요. 다문화 가정이 해마다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타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하는 그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잖아요. 그들을 돕고 싶어 자료를 모으다보니 낯선 땅에서 출산의 과정을 겪는 것이 이주 여성들에게 무척 힘들고 외로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는 이주여성 산모들이 같은 언어, 같은 문화를 가진 선배 이주여성에게 산후관리를 받으면 정서적으로 훨씬 안정될 것 같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한국에서는 출산 후 미역국을 먹지만 중국에서는 삶은 족발을, 베트남에서는 가물치조림을 먹는 등 산후조리 문화가 조금씩 다르다는 것도 배웠다. 한편 산후관리사로 참여하는 이주여성에게는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효과가 있었다. 그동안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던, 이주여성에게 자국 출신 산후관리사를 연결해주는 사업은 이렇게 탄생했다.

학교를 휴학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든 그는 2012년 수원시창업경진대회에서 우승하며 사무실과 창업자금을 지원받았다. 올 2월에는 법인 등록도 마쳤고, 경기도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다. 수원에 자리 잡은 이유를 묻자 그는 “전국에서 다문화 가정이 가장 많은 지역을 조사했더니 뜻밖에도 경기도였고, 그중에서도 수원 남부지역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현재 맘마미아의 서비스 지역은 수원을 비롯해 군포・의왕・화성・

오산 등 인접지역에 한정되어 있다. 사업이 안정되면 서울 남부지역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산후관리를 받은 산모들의 만족도 매우 높아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이 가장 중요한 만큼 이주여성 산후관리사는 기본적으로 40시간의 교육을 이수한다. 교육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교육기관에서 진행된다. 이미 교육과정을 마친 산후관리사를 소개받아 함께 일하기도 하고, 새롭게 산후관리사가 되고 싶어 하는 이주여성에게는 이들 기관에서 무료로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맘마미아를 통해 산후관리를 받은 산모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관리가 끝난 후 실시되는 만족도 조사에서 ‘친정 식구를 만난 것 같아 좋았다’ ‘산후조리를 하는 동안 마음이 편했다’ 등의 의견이 많다고 한다. 한국에 와서 한국식으로 산후조리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았던 어느 한국인 남편은 산후관리가 끝난 후 “타국에서 온 아내에게는 정말 필요한 서비스였다”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현재 맘마미아와 연계돼 일하고 있는 이주여성 산후관리사는 20여 명. 출신 국가별로는 중국이 가장 많고, 일본・베트남 순이다. 산후관리 기간 동안 친해져 산모와 산후관리사가 꾸준히 연락을 이어가는 경우도 많다. 자체적인 커뮤니티를 만들어 교류하기도 한다.

산모가 부담하는 산후조리 비용은 2주에 75만원. 산후관리 비용치고는 저렴한 편이지만 소득 수준이 높지 않은 이주여성에게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하지만 최근 바우처로 등록할 수 있게 돼 개별 부담금 1만3700원만 내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지 대표는 “그동안 비용 부담 때문에 망설인 산모들이 많았다”며, “이 제도의 시행으로 맘마미아를 찾는 이주여성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전국 가구 평균소득 50% 이하 가구의 이주여성 산모라면 누구나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제도를 알지 못해 혜택을 못 받는 경우도 있어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주로 출입국사무소, 이주민센터 등 이들이 필수적으로 들르는 기관에 홍보물을 만들어 비치하고 있어요. 앞으로 산부인과도 많이 찾아가려고 합니다.”

이제 막 걸음 뗀 단계라 맘마미아는 아직 별다른 수익이 없다. 산모들에게 받는 산후관리 비용도 대부분 산후관리사들의 인건비로 지출한다. 지 대표는 “큰 이익을 바라고 시작한 일이 아니었다”며, “맘마미아를 이주여성들 스스로 운영하도록 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이주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지만 일회성 행사에 그치는 것들이 많아요. 맘마미아는 단순한 보조금이나 관심 차원의 지원에서 벗어나 그들이 부당하게 차별대우를 받지 않고, 주체적으로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안정적인 삶을 살며, 진정으로 한국사회에 융화되도록 하는 실질적인 지원을 하려고 합니다. 맘마미아가 잘되면 또 다른 사업 모델을 만들어 이주여성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고 싶어요. 전 세계 사회적 기업가들을 지원해 그들이 만들어낸 성과가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하는 아쇼카재단처럼, 저희도 국내 이주여성들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으로 호주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당시 여러 차례 인종 차별을 당해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우리 사회가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다른 생김새, 다른 언어, 다른 문화를 인정하고 그들을 사회 구성원으로 품어주는 것, 이것이 그가 꿈꾸는 세상이다.
  • 2013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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