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사랑 人] 70종의 무궁화 키우는 대봉수목원
송석응・김창순 부부

우리 꽃 무궁화를 얼마나 아십니까?

글 : 이선주 TOPCLASS 기자  / 사진 : 김선아 

“키우면 키울수록 그 매력에 빠져드는 꽃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그날 새로 피어난 꽃이 방긋 웃으며 반기는데,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누가 나를 보고 이렇게 웃어주겠습니까? 자세히 들여다보면 꽃의 중심부에 있는 단심(붉은색 또는 자색 계통의 무늬)이 불꽃처럼 퍼져 나가는 게 정말 매력적입니다. 우리나라 꽃, 무궁화가 얼마나 예쁜 꽃인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애국가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구절이 들어 있고, ‘무궁화 무궁화 우리나라 꽃’이라고 노래는 부르지만, 진정으로 무궁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7~8년 전부터 무궁화를 키우고 있는 대봉수목원 송석응씨는 “무궁화가 잘 관리되지 않아 그리 아름답지 않은 모습으로 보이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말한다.

충북 음성군 원남면 보룡리 대봉수목원에 들어서자 갖가지 색과 모양의 무궁화들이 줄지어 피어 있다. 무궁화는 세계적으로 300~400가지 품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200가지 품종이 자라고 있는데, 그는 이 중 70종 1만 주를 키우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아는 무궁화는 연분홍색 꽃잎에 붉은 단심이 들어 있는 홍단심계. 그런데 순백색 꽃으로 중심부에 단심이 없는 배달계, 청색 계통의 꽃잎에 단심이 있는 청단심계, 백색 꽃잎에 붉은 무늬가 있는 아사달계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무궁화인지 쉽게 알아볼 수 없는 겹꽃 형태의 무궁화도 있다. 꽃잎도 흰색부터 연분홍색・분홍색・연보라색・다홍색・자주색 등 가지각색인데, 흰색 무궁화는 백의민족을 상징하듯 청초한 모습이 아름답다. 그는 무궁화들이 어떨 때 가장 아름다운 자태일지 지금도 계속해서 연구실험 중이라고 한다. 화분에 심어도 보고, 분재도 해보고, 다른 품종을 한 나무에 접붙여보기도 하고, 키 큰 나무로 키우고 있기도 하다.

“보통 키 작은 무궁화를 주로 보셨을 텐데, 사람 키보다 훌쩍 큰 무궁화나무 그늘에서 쉬어가게 하고 싶습니다. 이탈리아의 경우 키가 7~8m에 이르는 무궁화도 있더라고요.”


그가 산비탈에 따로 조성해놓은 무궁화 밭으로 안내하는데, 사람 키만 한 무궁화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2년 된 묘목들을 올봄에 옮겨 심었는데, 그 나무들이 성큼 커져서 숲을 이룰 날을 꿈꾸고 있다. 무궁화는 새벽에 꽃을 피우기 시작해 정오가 되면 만개하고, 해거름에는 오므라들었다 다음날 땅으로 떨어지는 ‘하루살이 꽃’이다. 하나하나 꽃으로 볼 때는 생명이 하루지만, 6월부터 10월 서리가 내릴 때까지 꽃봉오리들이 차례차례 피어나 오랫동안 꽃을 볼 수 있다.

“한 나무에서 100일 이상 꽃을 볼 수 있는데, 사실 지금 보고 있는 이 꽃들은 모두 오늘 아침 새로 핀 거예요. 큰 나무인 경우 한 그루에서 수천 송이가 차례차례 피는 거지요. 여기 보세요. 해가 질 때에 꽃잎이 도르르 말렸다가 다음 날 미련 없이 똑 떨어지는데, 그 모습 또한 아름답습니다. 긴 세월 기다려 피었다가 미련 없이 떠나는 모습이지요. 무궁화는 병충해에도 강해 키우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아요. 화분에 심어서 집에서 키울 때는 물이 잘 빠지는 마사토에 심은 후 해가 잘 비치는 곳에 놓아두고 매일 물만 잘 주면 됩니다. 무궁화를 보면 볼수록 ‘우리 민족과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무궁화가 우리 민족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은 고대 기록에도 남아 있다. 중국 선진(先秦)시대에 저술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리서 《산해경(山海經)》에는 “군자의 나라가 북방에 있다… 훈화초(무궁화)라는 식물이 있는데 아침에 나서 저녁에 죽는다(君子國在其北… 有薰(菫)花草 朝生夕死)”는 구절이 나온다. 최치원은 당나라에 보내는 외교문서에서 우리나라를 ‘근화지향’(槿花之鄕, 무궁화의 나라)으로 지칭했고, 《구당서(舊唐書)》에도 ‘근화향(槿花鄕, 무궁화의 나라)’이라는 명칭이 등장한다. 조선시대 장원급제자 머리에 꽂은 어사화도 무궁화였다. 무궁화를 쉽게 볼 수 없게 된 것은 일제시대 이후. 일제는 한민족의 표상인 무궁화를 말살하기 위해 전국의 무궁화를 뽑아버리고, 무궁화는 꽃이 지저분하고 벌레가 많이 꾀며 만지면 눈병과 부스럼이 난다고 악소문을 퍼뜨렸다. 광복 후에는 육종학자들이 품종개량에 노력을 기울여 다양한 품종의 무궁화들이 생겨났다. 그러나 무궁화를 거리에서 만나기란 여전히 쉽지 않다. 그는 매일 새벽 5시 30분이면 일어나 물을 주면서 새로 피어난 무궁화들과 인사를 한다고 한다. 곁에 있던 아내 김창순씨도 “아침에 무궁화를 보는 게 가장 큰 보람이자 기쁨”이라고 말한다.

“하루라도 집을 비우면 그새 꽃들이 얼마나 피었을까 궁금해져요.”

그가 대봉수목원을 시작한 것은 15년 전. 분재에 심취해 있던 그는 49세 때 공직에서 명예퇴직을 한 후 수목원을 시작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옥상에 가득 분재화분을 두고 가꿀 정도로 꽃과 나무를 좋아합니다. 원래 쉰 살이 되면 귀농을 하겠다는 계획이었지요.”


분재뿐 아니라 수생식물인 연을 가꿔 연꽃전시회에서 수상을 하기도 했던 그는 7년 전부터 무궁화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분재화분을 많이 가지고 계신 초등학교 교장선생님 댁을 방문했을 때인데, 담을 둘러싸고 무궁화나무 8종이 심겨져 있었어요. 그렇게 다양한 무궁화를 본 것이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그 선생님이 ‘가져다 길러보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권하셔서 꺾꽂이해서 기른 게 시작이었죠.”

그전까지만 해도 그 역시 무궁화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특별한 애정도 없었다고 한다.

“무궁화는 가까이 할수록 새록새록 매력을 느끼게 되는 꽃입니다. 점점 더 애정이 가면서 ‘이왕 무궁화를 재배하려면 제대로 하자’는 생각이 들었지요. 무궁화가 있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 찾아갔습니다.”

그렇게 해서 70종의 무궁화를 모아 키우게 된 그는 “우리 수목원을 찾으신 분들이 ‘무궁화가 이렇게 예쁘구나. 매력이 있구나’ 하고 느끼게 하고 싶다”고 말한다.

“요즘 무궁화 보급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그저 많이 심고 보자는 식인 것 같아요. 사후 관리를 하지 않아 잡초 속에 방치되어 있는 경우도 많지요. 그러다보니 젊은 친구들이 무궁화에 대해 관심이 없어요. 심는 것 이상으로 무궁화가 가장 아름답고 품위 있는 모습으로 보이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합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무궁화를 키워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무궁화를 가깝게 느끼게끔 하는 것도 방법인 것 같습니다.”

그는 꽃과 나무는 진실해서 정성과 사랑을 쏟는 만큼 반드시 보답한다면서, 우리 꽃 무궁화에 대해 더욱더 관심과 애정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 이 페이지는 나라사랑 교육을 이끌어가는 국가보훈처가 함께합니다.

안중근 의사 의거(1909년 10월 26일)

안중근(安重根, 1879. 9. 2~1910. 3. 26) 의사는 구한말 일제의 침략으로 나라가 참담한 종말을 맞고 있을 때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여 우리 민족의 혼과 기개가 살아 있음을 세계 만방에 알렸습니다. 안중근 의사는 옥중에서 ‘危局獻身 軍人本分’ ‘'國家安危 勞心焦思’ 등 나라를 걱정하는 여러 점의 유묵과 《동양평화론》을 저술했고, 순국 전에 “내가 죽은 뒤 나의 뼈를 하얼빈공원 옆에 묻어두었다가 나라를 되찾거든 고국으로 옮겨다오. 천국에 가서도 마땅히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쓸 것이다”라는 유언을 남기시기도 했습니다. 안중근 의사와 같이 우리나라를 지키고 발전시키고자 노력하신 국가유공자분들께 감사하며, 우리나라를 지켜나가는 것이 진정한 나라사랑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 2013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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