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CEO] 써니사이드업 전아름 대표

아트가이드와 함께하는 문화 여행 ‘컬쳐 워크’

글 : 박소영 TOPCLASS 기자  / 사진 : 김선아 

문화 벤처기업 ‘써니사이드업’의 전아름 대표는 서울여대에서 콘텐츠디자인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이다. 나이는 스물다섯. 어리다고 얕보았다간 큰코다친다. 직원과 대화를 나누는 그의 모습에서 대학생 CEO의 어수룩함은 찾아볼 수 없다. 기자가 취재를 위해 방배동 사무실을 방문한 날도 전 대표는 직원들에게 ‘서비스정신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문화 벤처기업 써니사이드업은 ‘컬쳐 워크’라고 불리는 갤러리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컬쳐 워크는 갤러리, 한옥마을 같은 문화공간을 가이드와 함께 투어하는 상품이다.

“주로 서울 청담동, 북촌 갤러리와 한옥마을, 고궁 같은 곳을 돌아요. 처음엔 갤러리로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아 분야를 확대했어요.”

컬쳐 워크는 그동안 어디에도 없던 사업으로 순수하게 전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

“좋은 그림도 볼 겸 머리를 식히러 갤러리에 들렀다가 난해한 그림들 때문에 머리가 더 복잡해진 경험, 누구나 있을 거예요. 작품이 뭘 뜻하는지 알 수 없어 답답할 때가 많죠. 컬쳐 워크는 이런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했어요. 저는 평소 문화생활을 많이 하는 편이었는데도 갤러리는 유독 어렵더라고요. 뭔지 모르니까 괜히 사진만 찍게 되고(웃음). 이럴 때 누군가 옆에서 작품을 설명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아트가이드’라는 개념을 만들었죠. 아트가이드는 투어가이드와 큐레이터의 중간 개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참가자에게 작품의 의미와 배경을 설명해주는 사람이죠.”

컬쳐 워크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겨우 1년 남짓이지만 반응은 뜨겁다. 지난해 8월 오픈한 이래 6개월 만에 5000명이 몰렸다. 1만5000원을 내면 두 시간 남짓 갤러리를 돌며 전문가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데,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였다.

“제가 만든 서비스에 누군가가 값을 지불한다는 게 신기해요. 컬쳐 워크라는 것 자체가 접근성이 떨어지는 서비스라고 생각했거든요. 영화와 연극은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고 티켓을 구입한 다음 앉아 있으면 되지만, 컬쳐 워크는 참가자가 특정 장소까지 와야 하고 원하는 시간대에 즐길 수도 없죠. 그런데도 이렇게 좋아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에요.”


써니사이드업의 아트가이드는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선발된다. 서류와 면접 전형은 물론, 실제 투어에서 참가자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모의 면접도 진행한다.

“컬쳐 워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아트가이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분들의 역량을 깐깐하게 파악해요. 기본적으로 미술을 전공하고 전문 지식이 있는 사람을 뽑죠. 갤러리 투어의 경우 서양화, 조소를 전공한 분이 많고, 고궁 투어는 사학과나 문화재보존학과 전공자가 많아요. 물론 가이드로서의 소양도 가지고 있어야 해요.”

3년 전 전 대표가 사업자등록을 하고 처음 한 것은 문화행사를 기획하는 일이었다. 이곳저곳에서 의뢰를 받아 크고 작은 행사를 만들었다. 그런데 일을 하면 할수록 이벤트 대행사와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계속 고민했고, 그렇게 컬쳐 워크가 탄생했다.

“처음엔 생소한 개념이다보니 탐탁지 않아 하는 갤러리가 많았어요. 너희들이 작품에 대해 뭘 알겠냐는 듯 의구심을 가지는 분도 있었죠. 그런데 실제로 저희가 하는 것을 보시고는 다들 좋아하셨어요. 관람객의 만족도도 높았고, 컬쳐 워크를 통해 갤러리를 방문했던 고객이 작품을 구매한 경우도 꽤 있었고요.”

생기발랄해 보이는 전 대표에게도 힘든 순간이 있었다. 회사를 운영한다는 건 이상이 아닌 현실이었다. 비용 문제는 실질적인 문제 중 하나였다.

“0원으로 사업을 시작했어요. 아이디어 사업이다 보니 초기 투자비용이 별로 없었지만요. 저희 써니사이드업은 벤처업계에서도 굉장히 특이한 축에 속해요. 아무런 정부지원이나 투자를 받지 않았거든요. 모든 걸 제 힘으로 해결했죠. 필요하면 대출도 받고, 벌어들인 돈은 다시 투자하고. 그러다보니 힘에 부치더라고요. 서비스만 생각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란데, 반은 돈 생각을 하고 있어야 하니까요. 경영자, 관리자, 실무자 역할을 동시에 해내야 하는 것도 힘들었어요.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했지만(웃음).”


써니사이드업은 최근 롯데·현대·갤러리아· 애경백화점 문화센터와도 계약을 했다. 백화점 문화센터를 통해 컬쳐 워크 고객을 모집할 수 있게 된 것. 판매 채널이 또 하나 늘었다.

“일이 바쁠수록 명심해야 할 것은 하나예요.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사실이죠. 특히 저희는 다음 날 현장에서 고객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피곤하면 안 돼요. 항상 에너지가 넘쳐야 하죠. 그래서 저희 회사는 야근이 없어요. 주말 근무도 절대 없죠. 쉴 땐 무조건 쉬어야 해요. 대신 주말에 잘 못 쉬고 와서 다음날 피곤해하면 혼내요, 저는(웃음).”

대학에 적을 두고 있는 학생 CEO로서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남다를 것 같아 조언을 부탁했다.

“제가 항상 하는 말인데요. 창업은 출구가 없는 지옥문이에요(웃음). 그만큼 힘들어요. 창업에 대한 열망이 강할수록 내가 왜 사업을 하는지, 내가 왜 꼭 사장이 되어야 하는지를 생각해봤으면 해요. 그만큼 강력한 유인이 있어야만 버틸 수 있거든요. 대표 자리에 걸맞은 역량과 기질도 필요해요. 스스로 검토해보는 과정이 필요하죠.”

써니사이드업과 전 대표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회사가 일반에 더 많이 알려지고, 사업 규모도 커졌으면 좋겠다는 대답을 예상하고 있던 찰나,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유명 포털사이트 통계에 따르면 ‘서울미술관’이라는 키워드 검색 건수가 한 달에 1000회가 안 된다고 해요. ‘갤러리’라고 검색하는 수는 200~300회 수준이고요. 그 정도로 대중이 미술에 관심이 없다는 거예요. 충격적이죠? 저희의 비전은 하나예요. 전 국민의 문화생활의 습관화입니다. 어쩌다 한 번 문화생활을 하면 재미있었다 혹은 지루했다 정도의 감상으로 끝나지만 습관화되면 사람이 변한다고 생각해요. 저희 같은 전달자의 역할도 물론 중요하고요. 앞으로 전 국민의 문화생활의 습관화를 위해 뛰겠습니다(웃음).”
  • 2013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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