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록 플래닛드림 대표

사람들의 꿈을 찾아주기 위해 창업 결심했죠

글 : 박소영 TOPCLASS 기자  / 사진 : 김선아 

“Have Your Dream. 세상 단 하나뿐인 당신만의 꿈.”

플래닛드림 홈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문구다. 플래닛드림은 온라인으로 노트와 휴대폰 케이스를 판매하는 회사. 굳이 따지자면 온라인 쇼핑몰쯤으로 분류해야겠지만, 플래닛드림을 그저 많고 많은 쇼핑몰 중 하나로 치부하기는 힘들다. 물건을 판다기보다 가치를 파는 곳에 가깝기 때문이다. ‘Have Your Dream’이란 문구도 소비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 쓴 것이다. 플래닛드림의 대표는 서른 살 청년 김록씨다.

김 대표가 사회생활을 시작한 곳은 언론사다. 한양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그는 시험을 통과해 한 방송사의 앵커로 입사했다. 그리고 앵커 겸 기자로 1년쯤 일했을 때 창업을 결심했다. 김 대표에게 기회의 발판이 된 것은 SNS였다.

“SNS는 저같이 작은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기에 적합한 매체였어요. 때마침 SNS가 ‘기회’로 떠오르기도 했고요. 2년 전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하자 회사에서는 ‘도대체 뭘 하려고 그러느냐’고 했죠. 부모님은 물론 친구들까지 모두 반대했습니다. 부모님에게는 지난해까지 제가 무엇을 하는지 알리지 않았습니다. 친척 어른들이 ‘왜 요즘엔 방송에 안 나오느냐’고 물으시면 방송국 다른 부서에서 일하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했어요. 도전해보고 싶은 일이 있는데 시도해보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습니다.”

그는 창업을 준비했던 기간이 자신의 인생에서 무언가를 가장 열심히 했던 시기였다고 말한다. 입시나 취직에는 어느 정도 운이 따랐다면 창업은 100% 자신의 노력에 달렸다고 생각해 더욱 전력투구했다. 부모님이 그를 인정하기 시작한 것도 그가 얼마나 노력해왔는지 알고 나서였다. 김 대표를 사로잡은 것은 ‘꿈’이라는 단어였다. 자신뿐 아니라 자신이 알고 지내는 사람들에게도 꿈을 선물하고 싶었다.

“대학 때 술자리에서 친구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으면 속 시원하게 대답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요. 남들이 알아주는 대기업이나 월급 잘 주는 공기업에 입사하고 싶다는 얘기가 전부였죠. 그거 말고 진짜 하고 싶은 걸 말해보라고 해도 다들 대답을 꺼렸어요. ‘꿈을 꿔야 할 나이에 왜들 이러고 있는 걸까’ 하는 회의가 들었습니다. 안되겠다 싶어서 친구들한테 꿈이 뭔지 적어달라고 했어요. 그 길로 티셔츠 수십 장을 산 후 그들이 적어준 꿈을 새겨서 하나씩 선물했어요. 제 티셔츠에는 ‘앵커맨’이라고 적었고, PD가 되고 싶다고 한 친구들 티셔츠에는 ‘프로그램 디렉터’라고 썼죠. 선물을 받은 친구들의 표정을 아직 잊지 못해요. 엄청 좋아하더라고요.”


플래닛드림에서 파는 물건은 노트와 휴대폰 케이스 단 두 가지다. 김 대표는 흔하디흔한 두 제품을 어떻게 다른 것들과 차별화했을까. 일단 기자가 직접 홈페이지를 방문해 제품 구입과정을 체험해봤다. 먼저 휴대폰 케이스. 홈페이지 한켠에 있는 휴대폰 케이스 아이콘을 클릭하니 ‘꿈을 새겨보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하얀 휴대폰 케이스 뒷면이 보였다. 이미지 추가를 클릭해 PC에 있는 사진을 업로드하니 그 사진이 그대로 휴대폰 뒷면에 나타났다. 다음은 텍스트. ‘DO YOUR BEST’라고 입력하니 사진 밑에 텍스트가 첨부됐다. 주문을 완료하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휴대폰 케이스가 배달되어 온다. 노트 또한 비슷한 과정을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김 대표는 “플래닛드림은 사람들의 꿈을 새긴 노트와 휴대폰 케이스를 판매하는 회사”라며 “상품에는 원하는 메시지를 넣을 수 있고, 색깔, 이미지 등 모든 것을 내가 원하는 대로 디자인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플래닛드림을 통해 꿈을 이야기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고, 더 나아가 ‘너의 꿈을 새겨라’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플래닛드림 홈페이지는 자신의 꿈으로 ID를 설정하도록 되어 있다. 현재 플래닛드림은 페이스북 기타류 페이지에서 5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가입 회원수도 3만 명을 넘었다.

김 대표는 최근 한 방송사가 취재하러 왔다가 휴대폰 케이스를 사원용으로 대량 구매해 갔다고 자랑했다. 휴대폰 케이스야 수요가 많다고 해도, 갈수록 수요가 줄어드는 노트를 왜 아이템으로 선정했을까.

“첫 제품을 노트로 정한 것은 자기 꿈을 계속 적어 나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원래는 대학 때의 경험을 되살려 티셔츠를 첫 아이템으로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티셔츠는 디자인적 요소가 강해서 사람들의 호불호를 일일이 파악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죠. 또 유명 디자이너와 함께 작업해야만 승산이 있을 거라는 점도 발목을 잡았어요. 노트와 휴대폰 케이스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뒤에는 티셔츠도 해보고 싶습니다.”


플래닛드림은 어린이들이나 사회적 약자에게 꿈을 선물하는 일도 한다. 노트 한 권을 사면 똑같은 노트 한 권이 소외계층 어린이들에게 전달된다. 아이들이 많이 사용하지 않는 휴대폰 케이스의 경우 케이스가 하나 판매될 때마다 기부금이 쌓인다. 그리고 그 기부금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전달된다. 이번 기부 대상은 뇌병변 1급의 보디빌더 김민규씨다. 그는 몸을 가누기가 힘든 데도 보디빌더라는 꿈을 향해 뛰고 있다고 한다.

“김민규씨의 꿈은 그와 같은 장애인들도 비장애인과 같이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김민규씨에게는 일반인과는 다른, 무게 조절이 쉬운 운동기구가 필요합니다. 휴대폰 케이스 판매수익이 어느 정도 쌓이면 케이스를 구매한 분들의 이름과 함께 선물을 전달해요. 이번에는 KBS여성협회의 이름으로 김민규씨에게 운동기구를 드렸습니다.”

김록 대표의 진짜 꿈은 ‘드림캐처(Dream Catcher)’다.

“드림캐처는 일종의 인디언 부적이에요. 나쁜 건 빼고 좋은 꿈만 걸러준다는 뜻을 갖고 있죠. 저는 이걸 ‘꿈을 잡는다’는 의미로 해석했어요. 캐처는 포수잖아요. 포수처럼 다른 사람의 꿈을 잡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김 대표에게 플래닛드림에 관한 소개 자료를 하나 받았다. 파일을 열어보니 인터뷰할 때 열정적으로 자신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던 그의 얼굴이 새삼 떠올랐다.

“사야 할 것이 너무 많은 당신은 가장 먼저 꿈을 버렸습니다. 그 꿈 다시 삽시다. 꿈을 살아갑시다.”
  • 2013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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