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 뮤지션’ 발굴한 프로튜어먼트

젊은 음악인들의 꿈을 응원합니다

오빠 이찬혁군과 동생 수현양이 함께하는 남매 밴드 ‘악동뮤지션은’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배출한 스타 중 하나다. 정식 데뷔도 하지 않았는데 이들의 자작곡은 발표할 때마다 음원 차트 상위를 휩쓸며 화제가 된다. 대중음악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두 사람을 두고 항간에서는 ‘기획사 연습생 출신’이라는 말이 떠돌았다. ‘프로튜어먼트’라는 회사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거론되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한 네티즌들의 방문이 폭주하면서 프로튜어먼트의 홈페이지가 일시 마비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프로튜어먼트 측에서 ‘우리는 악동 뮤지션의 소속사가 아닙니다’라는 해명을 올리면서 사태는 일단락되었다.

오해에서 빚어진 일시적인 해프닝이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포털사이트에서 ‘악동 뮤지션’을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프로튜어먼트가 함께 뜬다. 송준호 대표는 “덕분에 이름이 크게 알려졌다”며 “우리가 발굴해 초창기 함께 일한 것은 맞지만 지금은 방송국에서 관리하고 있어 우리도 연락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찬혁이와 수현이가 집에서 둘이 노래 부르며 노는 모습을 유튜브에 올렸는데, 우연히 그 동영상을 보고 ‘대단한 아이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수소문을 했지요. 어렵게 어렵게 연락이 닿아 만나보니 공연 경험이 전혀 없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기획하거나 관련된 무대에 세우며 관객들과 만나게 했지요. 지금 이렇게 잘나가는 모습을 보면 보람도 있지만, 한편으론 아직 어린아이들인데 어른들의 상업성에 치여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어쨌든 악동 뮤지션만이 가진 독특한 개성을 잘 지켜나갔으면 좋겠어요.”

‘프로튜어먼트’는 ‘프로페셔널, 아마추어, 매니지먼트’를 합친 말로 ‘프로를 지향하는 아마추어 음악인들을 위한 프로젝트 그룹’. 정식 사업체가 아닌, 창업 동아리다.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대학생들의 참신한 창업 아이디어를 지원하기 위해 실시한 ‘창조 캠퍼스 사업’에 선정되면서 운영경비와 공간을 지원받아 2012년 4월 문을 열었다. 송 대표는 “음악이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가난을 떠올리고, 결국 생업에 떠밀려 꿈을 접어야 하는 것이 대다수 음악인들의 현실”이라며, “이들에게 공연 기회를 주어 노래를 알리고, 생계에도 도움이 되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재능 있는 음악인들을 발굴해 이들에게 공연 무대를 주선해주거나 직접 기획한 공연에 연주자로 참여시킬 뿐, 기존의 연예 기획사들처럼 매니지먼트를 하지는 않는다. 종속 관계가 아닌 협업 관계로, 대중에게 자신의 음악을 들려줄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음악인들에게 이들은 더없이 고마운 활로가 된다. 그래서 이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 한 밴드는 프로튜어먼트 홈페이지를 통해 “세상은 프로가 아니면 주목하지 않는다. 그런데 프로튜어먼트는 우리를 이끌어주고. 공연하게 해주고,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다. 이들을 만나지 못했다면 이렇게 빠르게 음반 작업도 하지 못했을 것이고, 공연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현재 10여 개 팀이 저희와 함께 일하고 있어요. 유튜브를 통해서 발굴하기도 하고, 소개를 받기도 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하는 팀도 있어요. 중요한 평가 기준은 자작곡 수와 음악성, 그리고 인성입니다. 인성을 보는 이유는, 예술가들이 좀 고집스러운 데가 있잖아요. 공연은 소통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기주장만 내세우면 즐거운 무대가 될 수 없어요. 상황에 따라 조율하는 능력이 음악성만큼 중요하더라고요.”

프로튜어먼트가 마련해주는 공연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지방자치단체나 관공서가 주관하는 지역축제, 청년문화단체 행사 등이 주를 이룬다. 1주일에 한 번은 한강에서 자체적으로 준비한 버스킹(길거리) 공연도 연다. 송 대표는 “음악인들이 온전히 자기 음악으로 일어서려면 끊임없는 연마가 필요한데, 그게 바로 관객과 만나는 일”이라며 공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제아무리 좋은 노래라도 불리고, 알려져야 하잖아요. 그래서 자유롭게 자신의 음악을 선보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어요. 어떤 형식에도 얽매이지 않고,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만큼은 자유롭게 꾸밀 수 있도록 했어요. 조금씩 입소문이 나서 이 무대에 서고 싶어 하는 음악인이 많아졌고, 관객의 수도 꾸준히 늘고 있어요. 출연료는 없는 대신, 무대 세팅과 장비는 저희가 지원하고 있습니다.”


음악인들의 성장 위한 다양한 변화 시도

프로튜어먼트는 현재 송 대표를 비롯해 최인구・이석호・강명빈・박이슬씨 등 모두 5명이 일하고 있다. 20대 후반임에도 졸업까지 아직 한 학기가 남은 송 대표를 포함해 모두 대학생들이다. “지난 1년 동안 정말 즐겁게, 열심히 일했다”는 이들은 “곧 정식으로 사업자 등록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제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지난 한 해 동안 1800만원 정도의 공연 수익을 올렸지만 모두 재투자해 손에 쥔 돈은 아직 없다. 다행히 고가의 장비는 국내 생산업체에서 협찬 받아 힘을 덜었다. 장비회사를 직접 찾아가 자신들의 취지를 알리고 제품 지원을 부탁했다는 송 대표는 “업체 사장님이 ‘젊은 사람들이 좋은 일을 한다’며 흔쾌히 도와주었다”고 한다. 공연 동영상을 SNS를 통해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면서 광고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실사용자인 음악인들의 반응도 즉각 확인할 수 있어 업체 쪽에서도 오히려 이들과의 협업을 반긴다. 지금은 “신제품이 출시되었으니 한번 써보라”고 권할 정도다.


“재미로 시작한 일인데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왔어요. 요즘은 저희가 나갈 방향에 대해서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있습니다. 워크숍 때 저희와 작업하는 한 팀이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우리가 잘돼서 프로튜어먼트가 소속사가 되어주면 좋겠다’고요. 필요하다면 저희가 그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기획사가 아니면 이름을 알리기 어려운 지금의 구조에서 벗어난 제3의 플랫폼을 만들고 싶어요. 음원 유통 구조도 합리적으로 변화시키고 싶고요. 아직은 어렴풋한 구상이고, 저희도 경험이 별로 없기 때문에 조급해하지 않고 멀리 보며 가려고 합니다.”

최근 중소기업청이 주관하는 창업대회에서도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사업성을 인정받은 프로튜어먼트. 대형 기획사와 방송국이라는 거대 자본 위주로 돌아가는 우리 대중음악계에 작지만 강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음을, 이들에게서 감지했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좀 더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겠다는 즐거운 상상과 함께.

사진 : 김선아
  • 2013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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