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티브하우스 서동효 대표

저마다 다른 꿈을 꾸는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모티브하우스 서동효 대표는 스스로를 ‘꿈 문화 기획자’라고 부른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로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을 찾기까지 숱한 방황을 거쳤던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에 없던 직업을 만들었다.

모티브하우스의 시작은 서 대표가 만든 인터넷 카페였다. 그저 자신처럼, 무엇을 하고 싶은지 혹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자는 취지로 그는 2009년, 카페를 열었다. 회원 수는 금방 늘었다.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청소년이 많이 찾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 가장 많았다. 이들은 대부분 ‘직업을 바꾸고 싶은데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안정적인 직장과 연봉만 있으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어른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세상은 알 수 없는 미궁이고 다시 사춘기로 돌아간 것 같다’는 고민을 털어놓았다. 대학 입학만을 목표로 숨 막히는 경쟁을 치르고, 자신의 적성이나 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겨를조차 없었던 ‘아이’가 ‘어른’이 되면서 나타나는 일종의 ‘부작용’이었다.

“이런 뒤늦은 성장통을 예방하려면 청소년기에 꼭 필요한 것이 꿈교육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른들은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 얻으면 모든 게 해결될 것처럼 늘 이야기하잖아요. 전공이나 직장이 적성에 맞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은데 그런 현실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려주지 않지요. 아이들에게 ‘너는 왜 꿈이 없느냐’고 비난하기보다는 꿈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고, 꿈은 언제든 변할 수 있고, 평생에 걸쳐 이루어가야 한다는 걸 얘기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카페 회원 4~5명과 함께 모티브하우스를 만들어 꿈교육을 시작했어요.”


서 대표는 “꿈교육은 일종의 자기 발견 교육”이라며, “꿈을 찾아주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시간, 혹은 동기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들의 마음의 문을 여는 게 쉽지는 않아요. 저희는 저희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보통 진로 교육이라고 하면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와서 강의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는 그렇지 않으니 일단 재미있어 해요. 또 아주 솔직하게 말하거든요. 30대인 지금도 꿈에 대해 고민하고, 세상살이는 여전히 어렵다고요. 얘기가 끝나면 오히려 아이들이 ‘선생님, 힘 내세요’라고 할 정도예요. 이메일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하고요. 아이들이 이런 얘기를 한다는 것은 마음속에 무언가가 꿈틀댄다는 뜻이에요. ‘그럼 나는? 나는 뭘 하고 싶은 거지?’라는 생각을 한번쯤 하게 된다는 거죠.”

장난으로 일관하던 아이들이 쭈뼛거리며 마침내 속내를 털어놓을 때 그는 보람을 느낀다. 상당수의 아이들이 꿈이 없는 게 아니라 말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됐다. 꿈을 말했을 때 환영받지 못했던 기억, “그거 하면 돈 못 번다” “왜 하필 그거야?”라는 등 어른들의 편견과 예단이 아이들의 꿈을 더 이상 자라지 못하게 한다는 사실도. 그는 아이들이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편하게 이야기할 수 없었던 꿈을 입 밖으로 내기 시작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미 아이가 자신의 꿈을 향해 한 발을 뗀 것이라고 생각한다.


방황의 20대, 다양한 직업 거친 ‘고졸 강사’

서 대표는 대학에 가지 않았다. 고등학교 졸업이 최종 학력이다. 중・고교 시절 국악 동아리 활동을 하며 국악의 매력에 푹 빠진 그는 뒤늦게 국악과 진학에 도전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후 모티브하우스를 시작하기 전까지 다양한 직업을 거쳤다. 첫 직장은 놀이공원이었다. 캐릭터 의상을 입고 놀이공원을 누볐다. 유치원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았던 그는 ‘이렇게 귀여운 아이들과 하루 종일 같이 생활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에 유치원 교사로 직업을 바꾸었다. 자신의 특기를 살려 유치원에서 국악과 체육을 가르쳤다.

세 번째 직업은 자기주도학습센터 연구원. 아이들이 행복하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겠다는 사명감으로 아이돌 스타가 화면에 나와 강의하는 것처럼 만든 학습 동영상을 제작했다.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수업을 듣는 도중 조는 아이가 없었고, 집중력이나 학습 내용 기억력이 월등히 높아졌다. 그러나 교육 상품으로 출시하지는 못했다. 초상권 같은 법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드는 엄청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재미있게 공부하도록 도와주겠다는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그는 자기주도학습센터에서 일하며 청소년 문제와 우리 교육 현실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카페를 통해 만난 방황하는 청년들의 모습에서 청소년들을 먼저 떠올린 것은 그 때문이었다.

“모티브하우스의 비전은 ‘다양하게 꿈꾸기’, ‘재미있게 꿈꾸기’ ‘함께 꿈꾸기’예요. 모두가 같은 목표를 가지고 달려가느라 고생하지 말고, 자기에게 맞는 꿈을 꾸자는 것이죠. 무엇보다 아이들의 다양한 꿈을 인정해주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해요. 세상에는 의사, 법조인, 공무원 같은 직업만 있는 게 아닌데, 우리는 어릴 때부터 꿈은 커야 한다고 강요받아요. 그것이 내 삶을 얼마나 행복하게 할까에는 관심을 갖지 않지요. 꿈을 찾는 과정도 즐거워야 하기 때문에 놀이하듯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그룹 프로그램을 통해 이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누구와 어떻게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집니다. 꿈을 이루는 것이 결코 혼자만의 힘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것과 ‘더불어 사는 세상’의 가치를 일깨워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서 대표는 “우리 회사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사람의 꿈찾기를 도와주기도 하지만 모티브하우스의 구성원 역시 각자의 꿈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5명의 창업 멤버 중 세 사람은 이 일을 하면서 자신의 꿈을 찾아 새로운 길을 떠났다. 그와 함께 모티브하우스를 시작한 이학종 공동대표는 사회적 기업가들이 협력하고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작업을 시작했고, 나중에 합류한 박수경 팀장은 꿈문화여행재단을 기획하고 있다. 스무 살 때부터 명동에서 떡볶이 장사를 하는 등 일찍부터 사업을 시작해 20대의 나이에 제법 큰돈을 벌었던 그는 돈보다 중요한 삶의 가치를 고민하다 모티브하우스 직원이 되었다고 한다. 동호회 형태였던 모티브하우스를 사업체로 발전시키는 데 기여한 박 팀장은 여행을 통해 꿈을 찾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어 한다. 서 대표 역시 모티브하우스를 꿈문화기업으로 키우고 싶다는 새로운 꿈을 갖게 되었다.

모티브하우스의 꿈교육은 청소년 관련 복지재단이나 기관, 학교와 연계해 진행된다. 교육비는 학생들이 아니라 이들 기관이 부담한다. 그동안 전혀 수익을 내지 못하다 지난해 성장세에 힘입어 얼마 전부터 서 대표를 비롯한 5명의 직원들이 월급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턱없이 적은 액수지만 올해는 수익이 늘더라도 월급을 올리지 않고 직원을 더 채용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누군가의 꿈을 응원하면서 자신의 꿈도 찾는 이 행복한 경험을 더 많은 청년들과 나누고 싶어서다.

대학 졸업장도 없고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직업을 가진 적도 없지만 자신이 개척한 길 위에서 더없이 행복하게 살고 있는 서동효 대표. 남과 다른 꿈을 꾼다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또 다른 가능성임을, 이 서른한 살 청년에게서 배운다.

사진 : 김선아
  • 2013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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