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작곡-작사해 이어도 음반 발표한 김희갑ㆍ양인자 부부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이어도 노래에 담았습니다

아시아 최초로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뮤지컬 〈명성황후〉의 음악을 만들었던 음악가 김희갑씨, 드라마 작가이자 작사가인 양인자씨 부부가 최근 〈이어도, 이어도가 답하기를〉이라는 이름으로 음반을 냈다. (사)이어도연구회의 제안으로 이루어진 이 작업은 최근 제주대 아라뮤즈홀에서 열린 이어도 음반 기념콘서트를 통해 세상에 나왔다.
“(중략) 눈을 들어 보기만 해도 / 한세상 걸어가는 길 하나를 /
보여주는 이어도 이어도 / 파도가 잠들지 않고 용솟음치는 것은 /
내 님이 바로 그곳에 계시기 때문이지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이어사나 이어사나 그대 그대 그대 이어도”

김희갑씨가 작곡하고 양인자씨가 작사한 노래〈이어도〉의 가사다.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그 겨울의 찻집〉 〈서울서울서울〉, 양희은의 〈하얀 목련〉,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 이선희의 〈알고 싶어요〉, 김국환의 〈타타타〉 등이 이 부부의 손끝에서 나왔다. 대중가요뿐 아니라 뮤지컬 〈명성황후〉, 영화〈피막〉과 〈경찰관〉 등의 음악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많은 작품을 남겼다. 한국 대중음악의 거장인 이 부부가 이어도를 위해 다시 힘을 합했다.

2012년 12월에 발표한 가곡 〈이어도〉와 대중가요 〈이어도가 답하기를〉은 (사)이어도연구회 고충석 이사장의 제안으로 시작된 작업이었다. 가곡 〈이어도〉는 성악가인 김성록(테너), 권순동(바리톤)씨가 불렀다. 김성록씨는 지난해 KBS-TV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에서 ‘꿀포츠’란 이름으로 인기를 얻었고, 권순동씨는 16년 동안 유럽에서 활동하다 귀국, 최근 SBS-TV 〈스타킹〉에서 ‘기적의 목소리’ 멘토로 활약했다. 대중가요 〈이어도가 답하기를〉은 〈타타타〉를 부른 가수 김국환씨가 불렀다. 앨범 재킷은 평생 제주사진을 찍어온 홍정표 선생의 작품으로 ‘이어도’의 아련함을 표현했다. 작사를 맡은 양인자씨는 가사의 ‘내 님’이 이어도를 의미한다고 말한다.

“이어도를 안다고 하기에는 모르고, 모른다고 하기엔 조금 안다고 할 수 있지요. 전설과 구전으로 접한 이어도를 현실에서 구체화할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했어요. 이어도는‘내 님’입니다. 힘들 때 갈 곳이 있다는 것은 ‘희망’을 상징하는데, 희망은 바로 살아갈 이유니까요.”

김희갑씨는 작곡을 하기 전 완성된 노랫말이 아니라 시놉시스를 달라고 했단다.

“뮤지컬 〈명성황후〉를 의뢰받고 작업할 때 애국심이 치솟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번 이어도 작업도 그때와 같습니다. 그래서 심장을 두드리는 듯한 리듬을 강조했어요. 반복된 북소리로 강렬한 비트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8개월 전 고충석 이사장을 만난 이들은 생면부지인 그들을 찾아온 그의 열정에 놀랐다고 한다. 그전까지는 이어도를 둘러싼 중국과 우리나라 사이 분쟁에 대해 잘 몰랐다고 한다. 2012년 3월 중국의 류츠구이 국가해양국장이 “이어도는 우리나라 관할구역”이라고 말하고, 6월에 발표된 〈중국해(中國海)〉라는 가요의 1절 가사 중 “중국 문명은 쑤옌자오(이어도의 중국명)에서 시작되었다”는 노랫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에서는 이어도를 자국 영토로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대중문화에서부터 퍼지고 있다고 한다. 가사를 만들기 전 양인자씨가 중국에서 살고 있는 친지에게 “이어도 문제를 중국인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이어도는 힘센 사람들의 땅”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한다. 그는 ‘이어도에 대한 이해가 너무 부족했다’는 자성과 함께 그때부터 이어도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한다. 원래는 이어도 노래 한 곡을 만들어달라 요청받았는데, 이 부부는 두 곡을 만들었다.

“이어도의 정신적인 가치를 부각시키는 가곡도 좋지만, 대중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요도 있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옆집 순이에게 들려주는 노래처럼 정감 있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김희갑씨는 품바타령을 떠올리며 작곡했다고 한다.

“바다를 보면 탁 트인 느낌이 들죠. 장단은 각설이타령처럼 흥을 돋우고, 리듬은 품바타령처럼 흥이 나도록 하려 했습니다.”

가요 〈이어도가 답하기를〉은 자진모리에 배 젓는 소리, 제주민요의 느낌을 담았는데, 트로트 느낌의 리듬까지 다채롭게 들린다. 김희갑씨는 이번 음반발매 콘서트에서 음악감독으로도 활약했다. 양인자씨는 메시지를 주고받는 느낌이 들도록 가사를 쓰면서 모두 함께 부를 수 있도록 유도했는데, ‘무사마씨’라는 말이 인상적으로 들린다. ‘무사마씨’는 제주말로 ‘왜 그러십니까’ ‘왜 그러세요’라는 뜻이다.

“마치 묻고 답하는 느낌이 드는 노래인데, 무사마씨라는 말을 통해 마치 내 마음의 연인을 부르듯 표현했어요. 이어도가 ‘난 언제나 여기 있어요’라고 답하지요.”

콘서트에서는 고은 시인의 시 〈이어도〉와 유안진 시인의 시 〈이어도를 찾아서〉 등에 곡을 붙인 노래와 제주말로 부르는 노래 〈뚜럼브라더스〉도 불렸고, 색소포니스트 찰리 김도 출연했다. 이들은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어도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했다 한다. 〈이어도가 답하기를〉을 부른 김국환씨는 “한라산이 열리면서 바다 속에 숨겨놓은 연인”이라는 표현에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드라마 작가로 활동하던 양인자씨는 드라마 주제가를 작곡하던 김희갑씨를 만나면서 작사가로 변신했다. 영화 〈그 남자 작곡, 그 여자 작사〉처럼 이들은 환상의 콤비로 활동했고, 대중가요사에 족적을 남길 많은 작품을 발표했다. 이들에게 이제 제주도는 특별한 곳이 되었다. 이어도를 노래한 시, 이어도를 주제로 한 노래는 많다. 하지만 이 부부로부터 태어난 ‘이어도’는 또 다른 의미를 만들어낼 것이다.

사진 : 김선아
  • 2013년 02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독자팀)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