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임아시아(I’M ASIA) 다문화카페

셰프로 변신한 이주여성들

대전 대흥동 예술의 거리에 위치한 아임아시아&다문화카페는 아시아 결혼이주여성들이 직접 요리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이곳은 이주여성들의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음식’ 이야기를 통해 아시아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곳이다.
2012년 4월 문을 연 아임아시아(I’m Asia)&다문화카페에서는 필리핀・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중국 등지에서 온 결혼이주여성이 직접 요리를 한다. 이들은 한식조리사・양식조리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고, 동남아시아 요리에 관한 전문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다. 육아문제로 긴 시간 자리를 지키지 못하는 주부들은 케이터링을 담당한다.

이곳에서는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한 베트남쌀국수 외에도 파타이(타이 볶음쌀국수), 나시고랭(인도네시아 볶음밥), 팟시유꿍(태국식 볶음쌀국수), 커리, 베트남 커피 등 다양한 아시아 요리에 120년이 넘는 전통을 지닌 필리핀 맥주 ‘산미겔’도 맛볼 수 있다. 조미료를 쓰지 않는데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음식을 내는데도, 시중의 다른 아시아 레스토랑에 비하면 가격이 싸다. 레스토랑 곳곳에 아시아 전통복식이 진열되어 있어 ‘아시아 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시아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은 대전외국인복지관 김봉구 관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10여 년 동안 외국인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그는 그들에게 무엇보다 절실한 것이 경제적 자립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국어 교육, 아동 교육, 다문화 교육, 법률 상담, 컴퓨터, 직업 교육 등 다방면으로 지원했지만, 그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경제적 자립을 위한 취업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식당을 하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고, 수익금 역시 이주여성을 위해 쓰기로 했다. 식당 문을 열기까지 그는 1년 동안 이주여성들과 함께 식재료 구입 경로, 레시피 개발, 기금 마련, 품평회 등을 꼼꼼히 준비했다.

“다문화가정의 70% 이상이 취약계층으로 경제적인 곤란을 겪고 있지요. 자녀의 육아와 교육에서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결혼이주여성들은 취업을 원하지만 장벽이 높고 사회적 편견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식당에서 일하더라도 차별을 받고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지요.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곳이 이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 같아요. 일을 통해 자존감도 회복할 수 있고요.”

일터에 대한 자부심이 넘치는 이들은 매주 다문화가정 여성을 위한 요리교실을 열어 ‘후배 양성’에도 열정적이다. 이들은 2012년 5월 세계조리사대회, 10월 와인푸드축제에 참여하면서 전문인으로서의 자부심을 키워왔다. ‘아임아시아’의 창업 멤버 중 한 명인 노옥자(루위쯔・42・중국) 씨는 요즘 행복하다. 여섯 살인 딸이 유치원에 가서 “우리 엄마는 요리사”라고 자랑한다고 한다. 한국에 온 지 8년째인 그는 원래 요리솜씨가 좋았다. 한국 사람들이 흔히 먹는 밑반찬 정도는 이미 만들 줄 알았고, 한식조리사 자격증도 있었다. 아임아시아에서 메뉴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그는 벤치마킹을 위해 서울 레스토랑의 셰프를 찾아다닐 정도로 열정적이다. 그전에도 한국식당에서 요리사로 일하고 싶었지만, 허드렛일밖에 맡을 수 없었다 한다.

“요리에 자신이 있었는데, 저한테는 보조일만 맡기더라고요. 외국인이라고 차별하나 싶어 속앓이도 많이 했습니다.”


한국에 온 지 9년 된 송미선(응우인티찐・27・베트남)씨는 한식과 양식 조리사 자격증을 모두 가지고 있고, 한국어 구사능력도 수준급이다. 초등학교에서 2년 반 동안 급식 도우미를 하면서 요리사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송미선씨는 특히 ‘월남쌈’을 권한다. 베트남의 대표적인 웰빙 음식인데다 채소가 많이 들어 있어 좋다고 한다. 고소하고 아삭아삭한 베트남식 만두 짜요도 권한다. 아유(아스트리다・35・인도네시아)씨 역시 초창기 멤버다.

“인도네시아 음식은 오일과 코코넛 등이 많이 들어가요. 아임아시아에서 맛보는 음식은 현지식보다 퓨전에 가깝습니다. 외국 친구들과 일할 수 있어 기쁘고, 무엇보다 각 나라의 대표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채윤희(바짠티・26・캄보디아)씨는 아임아시아에서 요리교육을 받다 영입됐다.

“한국에 온 지는 5년째이고 복지관에서 한국어 공부를 하면서 ‘아임아시아’를 알게 되었어요. 요리를 배운 후 ‘아임아시아’ 직원이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캄보디아 음식은 생소한 편이다. 그는 캄보디아식 부침개인 ‘반차우’를 맛보라고 했다. 쌀가루와 강황가루가 들어 있어 색다를 것이라고. 15개월 된 딸은 현재 시어머니가 키우고 계시는데 앞으로 딸에게 좀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은 게 꿈이란다.

아임아시아 다문화카페는 다문화 체험장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를 통해 이주여성에 대한 편견이 줄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도 30년 안에 영국・프랑스 같은 다문화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혼과 함께 다문화가정을 이룬 이주여성들은 이를 준비하는 데 중요한 징검다리 역할을 해낼 분들입니다.”

아임아시아의 꿈은 전국에 지점을 두고 이주여성의 자립과 한국사회 정착을 돕는 사회적 기업으로 정착하는 것이다. 지금 이들은 그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

사진 : 김선아
촬영협조 : 아임아시아(I’MASIA) 다문화카페 www.imasia.co.kr
  • 2013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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