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원 ‘시원스쿨’ 대표

‘소통하는 영어’에 초점 맞춘 독특한 강의로 돌풍 일으키다

오랫동안 영어 공부를 해도 정작 외국인 앞에서 말문이 트이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다. 토익 고득점자, 영어권 국가에서 오래 거주한 사람도 마찬가지다. ‘시원스쿨’ 이시원 대표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소통하는 영어’에 초점을 맞춘 독특한 강의법을 개발, 단숨에 인기 강사가 되었다. 그 인기에 힘입어 8년 전 그가 혼자서 시작한 온라인 동영상 강의 ‘시원스쿨’은 이제 회원 수가 33만 명에 이르고, 연매출 200억원을 넘보는 중견 기업으로 성장했다. 수많은 영어 입문자를 사로잡은 비결을 묻자 이시원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다.

“영어로 말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만 하면 됩니다. 단어를 알고, 그 단어들을 어떻게 연결하는지를 알고, 그 연결을 빨리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연결하는 방법을 알아도 단어를 모르면 영어를 할 수 없고, 단어와 연결하는 방법을 알아도 빨리 하지 못하면 대화가 이어질 수 없습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단어를 알고 있어요. 그러나 막상 ‘단추를 달아’ ‘자리 좀 맡아줘’ 같은 말을 하려고 하면 ‘달다가 뭐지?’ ‘맡아달라는 말은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머릿속이 하얘지잖아요. ‘단다’는 말은 ‘put’을, ‘맡아달라’는 말은 ‘take’를 사용하면 되는데 말이에요. 단어를 모르는 게 아니라 연결을 못하는 것입니다. 자주 쓰는 단어를 우리말 뜻 그대로 외우고, 그것을 ‘drink coffee’ ‘do this’ 이런 식으로 연결하는 방법을 익히고 반복 연습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하는 것이 제 강의의 핵심입니다.”

고등학교 때 부모님을 따라 캐나다로 이민을 가면서 ‘어쩔 수 없이’ 영어를 공부하게 된 그가 스스로 터득한 공부법이기도 했다. 중학교 시절 내내 영어 점수를 50점 이상 받은 적이 없었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친구를 사귀려면 말을 배워야 했다. 난생처음 ‘영어를 잘하기 위해 지금 나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한 시기였다. 그리고 그는 위에 언급한 세 가지, ‘단어 암기’와 ‘연결 방법에 대한 이해’ ‘반복 학습을 통한 빠른 연결’을 통해 단기간에 영어 실력을 향상시켰다.

대학생이 된 후에는 조기 유학온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며 영어가 부족한 학생들에게는 이 방법을 전수했다. ‘영어를 쉽게 잘 가르친다’는 소문이 교포사회에 퍼지면서 방학이면 그에게 과외를 받기 위한 대기자가 줄을 이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영어강사가 되겠다는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대학 졸업 후 한국으로 돌아와 무역회사에서 일하던 그가 다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된 건, 어학원을 경영하던 선배의 부탁 때문이었다. 1주일간 자리를 비운 강사를 대신해 수업을 해달라는 청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그는 휴가를 받아 수강생들 앞에 섰다.

“성인 기초 회화반이었는데, 10년 이상 영어를 공부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입을 떼지 못하시더라고요. ‘인사법’ ‘자기 소개’ ‘공항에서의 표현’ 등 돌아서면 잊어버릴 만한 내용이 담긴 교재를 덮고 제 방식으로 가르쳤어요. 겨우 1주일이었는데, 수강생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 결국 회사를 정리하고 눌러앉게 되었죠.”

대형 어학원이 아닌데도 그의 강의를 듣기 위해 많은 사람이 찾아왔다. 불과 2~3개월 만에 수강생 수가 엄청나게 늘었고, 연예인·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들로부터 개인교습 요청을 받아 1대 1로 가르치기도 했다. 순식간에 인기 강사가 돼 성공가도를 달리던 그는 2005년, 온라인 동영상 강의 ‘시원스쿨’을 만들었다. ‘남의 발전을 도우면서 자신도 성장할 수 있는 길’을 고민한 끝에 얻은 결론이었다.

창업 과정은 단순했다. 20만원을 내고 하루 두 시간씩 1주일간 오피스텔을 빌려 강의실로 꾸몄다. 온라인 영어학습 카페들을 돌아다니며 ‘무료로 영어 배우실 분은 연락하라’는 글을 남겼다. 10명 남짓 회원이 모였고, 그는 그들 앞에서 강의를 했다. 그 내용을 집에 있는 캠코더로 촬영해 올렸다. 첫 달 매출이 100만원을 넘지 않으면 그대로 접을 생각이었다. 120여만원의 매출을 확인한 그는 학원 강의를 모두 접고 ‘시원스쿨’에 주력했다. 당시 그의 나이 스물다섯이었다.



초등부터 고교까지 ‘다른 방식’으로 교육하는 ‘대안학교’ 설립이 꿈

‘시원스쿨’은 온라인 영어학습 시장에 일대 돌풍을 일으켰다. 그의 독특한 강의는 초등학생부터 60~70대 어르신까지, 영어로 말하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답답해하던 사람들이 열광했다. 해마다 수강생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 지금은 33만 명에 이르고, 직원 수도 40명이 넘는다. 지난해 연매출은 100억원, 올해는 두 배 가까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 10월에는 미취학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외국어 교재를 출시, 아이들을 위한 영어교육을 시작한다. 같은 뜻의 영어・중국어・일본어 문장을 나란히 배치해 하루에 한 개씩 동사 중심으로 외우도록 만든 것이 특징. 이 대표는 “말하기의 핵심인 문장 구조와 단어를 하루 한 개씩 익히는데, 하루 15분씩 1년간 꾸준히 하면 회화의 기본 틀은 다진 것”이라며, “여기에 새로운 단어들을 조립해 넣는 방식으로 확장해나가면 외국어 공부가 훨씬 수월해진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아이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일본의 아이도 이 교육법대로 공부하면 비용 대비, 시간 대비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습니다. 현재 중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고, 앞으로 세계시장에서 승부를 걸어보려고 합니다.”

“시작할 때만 해도 그저 강의 안 하고 먹고살 수만 있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회사가 커지면서 포부도 그만큼 커졌다”는 이 대표. 그는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시원스쿨을 통해 많은 돈을 번다면 대안학교를 설립하고 싶다”며 웃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2년간, 아이들을 기계적으로 공부만 시키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이고 진취적이며, 외국어 구사능력과 문제해결력이 뛰어난 인재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학교를 만들고 싶어요. 조금은 다른 교육과정을 거친 아이들이 대학에 입학해 자신의 전공을 보다 깊이 있게 배워 세상에 기여한다면 그보다 더한 보람은 없을 것 같아요. 꼭 이루고 싶은, 제 삶의 최종 목표입니다.”

사진 : 김선아
  • 2012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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