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SIFE 임원단 김민수・신정재・한지원

사회공헌 비즈니스로 소외 계층 도와요

서울대학교 SIFE(Student In Free Enterprise・사회공헌사업을 돕는 글로벌 대학생 동아리)가 또 한 번 일을 냈다. 지난 7월, 매년 개최되는 국내대회에서 우승해 4연패를 달성한 것. 이들은 국내대회 챔피언 자격으로 9월 말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되는 세계대회에 출전한다. SIFE는 1975년 미국 리더십연구소가 설립한 글로벌 대학생 동아리로, 비즈니스 모델을 고안해 사회적 약자의 자립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회원을 거느리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30여 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올해 국내대회의 경연 현장은 뜨거웠다. 각 학교 SIFE마다 2~4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한 후 그 성과를 발표하는데, 발표 제한시간은 24분이다. 세계대회 출전자를 뽑기 때문에 모든 발표는 영어로 진행한다. 올해는 특히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유난히 많았다. 노숙자들에게 종이 옷걸이를 만들게 해서 그들의 자립을 돕는 성균관대의 ‘Do손 프로젝트’, 청각장애인에게 바리스타 교육을 지원해 자립을 돕는 가천대의 ‘설리번 프로젝트’ 등이 성공적인 아웃컴(매출과 대상자들의 삶의 질을 포함하여 프로젝트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우승한 서울대 SIFE팀의 세 가지 프로젝트는 모두 대부도에서 진행 중이다. 대부도 지역 염전의 활성화를 돕는 ‘YEON(연)’, 포도즙 포장 일자리를 창출하여 중증 장애인의 자립을 돕는 ‘NARAE(나래)’, 포도 직거래를 도와 농부들이 정당한 수입을 얻을 수 있게 하는 ‘GROU(그루)’가 그것이다.


서울대 SIFE의 임원단 김민수(경영 08), 한지원(기계공학 10), 신정재(경영 07)를 만났다. 파란색 티셔츠를 똑같이 맞춰 입은 이들은 수천만원의 수익을 올리는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사람들이라고 하기에는 앳된 모습이었다. 회장 김민수씨는 사회문제를 논의하는 학회에서 추천을 받아 SIFE에 참여하게 됐는데, SIFE가 사회문제에 대해 탁상공론에 그치지 않고 행동에 옮긴다는 점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프로젝트 매니저 신정재씨 역시 다른 경영대 동아리들과는 달리 경영의 실제를 체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SIFE에 끌렸다고 한다. 부회장 한지원씨는 공대생인 만큼 적정기술을 활용한 나눔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적 기업에 주목하던 차에 SIFE라는 동아리를 알게 되어 참여하게 되었다.

“서울대 SIFE의 멤버들은 굉장히 열정적입니다. 저희는 각 프로젝트의 의의와 가치에 대해 굳은 신념을 가지고 임하죠. 그간 쌓인 선배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대한 효율적이고 전략적으로 사업을 진행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4연패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김민수)


이 중 ‘연’ 프로젝트는 2009년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장기 프로젝트로, 정책적으로 소외된 경기도 지역 염전을 재활성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대부도 지역 동주염전이 ‘옹기토판’이라는 100년 전통의 친환경 작업방식으로 소금을 생산한다는 특징을 살려 체험학습 사업을 계획했고, 판매 과정에서는 소포장 고급화를 통해 매출을 증대시켰다. 작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3000여 명의 관광객이 동주염전을 찾았고, 농산물 플랫폼 ‘Hello Nature’를 통해 판매되고 있는 옹기토판염도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연’ 프로젝트 하나만 해도 약 57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학부생 멤버로만 구성된 SIFE가 이렇게 큰 규모의 사업을 수행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한계가 따른다. 그래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관련 직종 실무자, 기업가, 교수들에게 많은 조언을 얻는다. ‘그루’ 프로젝트의 경우, 포도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박스를 개발할 때는 공대와 농대 교수, 과일박스 개발자들을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품질이 좋은 과일 박스가 있으면 벤치마킹하거나 개량하기도 했다.

초기 투자자금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마련한다. 기업의 후원을 받기도 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 공모전에 참여해 자금을 마련하기도 한다. ‘연’ 프로젝트도 정부의 지원을 받은 경우다. 안산지역에서 모집한 ‘마을기업사업’ 프로그램에 제출한 체험학습 사업계획서가 당선되어 행정안전부에서 작년과 올해에 3000만원씩 사업자금을 지원받았다. 이렇게 다양한 경로로 자금지원을 받는 만큼 자금조달은 프로젝트의 가장 큰 장애요인이 아니다. 대상자들의 의지 부족과 팀원들의 신념 부족이 가장 큰 장애다. 1년에 3~4건의 프로젝트가 대상자들의 의지부족으로 무산된다고 한다.

“저희는 자원봉사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대상자들에게 단체의 성격을 잘 설명한 후에 함께 프로젝트에 돌입합니다. 그럼에도 대상자들의 협조가 미비해 저희 팀원들이 인턴처럼 직접 일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생기죠. 그럴 땐 저희도 지쳐 포기하고 싶지만, 위기일수록 모든 팀원이 힘을 합쳐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합니다.”(한지원)

“프로젝트에서는 대상자의 의지와 팀 구성원의 신념이 가장 중요합니다. 대상자들이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임하고, 동시에 SIFE 멤버들도 프로젝트의 의미에 대한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일할 때 성공 확률이 높아집니다. 실현 가능한 수익 모델을 계획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고요.”(신정재)

환경적 요인도 종종 이들을 힘들게 한다. 현재 진행 중인 ‘연’ 프로젝트에서는 태풍을 맞아 창고의 지붕이 날아가버리는 사건도 있었고, ‘그루’ 프로젝트는 올해 비정상적인 날씨 때문에 포도의 당도가 떨어져 고충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SIFE 프로젝트에 무한한 열정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지금은 마무리된 ‘모하임’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였습니다. 관악구 저소득층 노인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프로젝트였죠. 그분들이 ‘우리가 사회에서 여전히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어 고맙다’고 하셨어요. 그때는 얼마나 뿌듯했는지 몰라요.”(한지원)

상당한 규모의 사업 전반을 실제로 경영해야 하는 활동인 만큼 멤버들은 시간에 쫓겨 성적관리에 지장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소외 계층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그들의 삶의 질을 제고하는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말한다. 낮은 학점 때문에 부모님께 꾸중을 들었던 이야기를 하면서도 자신들이 일구어낸 프로젝트를 설명할 때는 눈을 반짝이며 한없이 진지해지는 모습이 소위 ‘스펙 쌓기’에 열을 올리며 숨 막히는 삶을 사는 요즘 학생들 같지 않았다.

“저희는 SIFE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점점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잊지 않고 20~30년 후에는 더불어 사는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능력 있는 리더가 되고 싶습니다.”(김민수)

사진 : 김선아
  • 2012년 10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독자팀)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