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희 아이앤컴바인 대표

누구든 모르는 수학문제를 묻고 답할 수 있는 사이버 공간 만들었어요

대학생 누나에게 지방에 거주하는 중학생 동생이 PC 메신저로 수학문제를 설명해달라고 물어오곤 했다. 누나는 도형 문제같이 글로만 설명하기 부족한 것은 문제풀이 과정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보냈다. 그러다 아예 게시판을 만들어 문제풀이 동영상을 올렸는데, 어느 날 방문자가 하나 둘 찾아오기 시작하더니 꾸준히 방문자가 늘었다. 그때 생각했다. ‘이거, 사업이 되겠는데.’

벤처기업 ‘아이앤컴바인’ 이민희(26) 대표 이야기다. 아이앤컴바인의 ‘바로풀기’는 이 대표가 대학생 시절 동생에게 보내준 ‘1대 1 동영상 과외’에 소셜 플랫폼 개념을 더한 수학 e-러닝 서비스다. 누구나 웹사이트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수학문제를 질문하고 답할 수 있는 새로운 수학 스터디 플랫폼이다.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받지 않아도 막히는 문제를 그때그때 물어보고 답변을 받을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처음에는 대학생만 답변할 수 있게 했지만, 지금은 누구나 질문하고 답을 할 수 있도록 개방해 현재 초등학생부터 수학학원 강사까지 1만5000여 명이 문제와 정답을 공유한다.

사이트 이름인 ‘바풀’은 ‘바로풀기’를 줄인 말이다. 바로풀기는 ‘정확하게 똑바로 풀어라’는 뜻과 ‘바로바로 빨리 풀어라’는 뜻을 함께 담고 있다. 이 대표는 “누구나 질문하고 누구나 답변해주는 플랫폼”이라며 “마치 동네 오빠나 누나에게 1대 1로 설명을 듣는 편안함이 기성 e-러닝 서비스와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탄탄한 준비 과정을 거친 후 론칭한 서비스는 2012년 3월 출시해 2개월 만에 3000명 정도가 Q&A 서비스를 활용할 정도로 반응이 고무적이었다. 수학이 다른 과목과 달리 해설지 방식의 글과 그림만으로는 이해하기 힘들다는 특성을 정확히 파고든 것이다.


이 대표는 서울대 소비자아동학과 재학 시절부터 창업을 꿈꿨다. 교육과 관련한 봉사활동 프로그램에 열중하다 정식으로 사업을 통해 열정을 펼쳐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세계 수학지식을 한데 모으고 싶었어요. 저는 수학을 잘하지 못해서 고민이 많았는데, 수학을 좋아하고 잘하는 사람들의 수학지식을 모으면 저처럼 수학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한다. 2011년 창업한 아이앤컴바인은 아이디어(idea)와 컴바인(combine)을 합친 말, 즉 아이디어를 결합한다는 뜻이다. 다양한 분야의 아이디어를 결합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성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름에 걸맞게 수학과 동영상을 결합했는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현재 교육사업뿐 아니라 게임사업, ‘바풀’의 캐릭터를 이용한 콘텐츠 개발, 동화책 제작 등 다양한 분야를 계획하고 있다.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와 도움을 주는 누군가가 스마트폰,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문제해결을 돕고 학습하는 것이 서비스의 핵심이에요. 학생 입장에서는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하고, 문제를 풀어주는 사람(바풀러)은 대부분 여러 학생들이 자신의 풀이를 봐주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는 의견이 많아지면서 이들의 가치에도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바풀은 지난 6월 200여 명의 학생과 교사, 학부모를 대상으로 ‘수학 콘서트’를 열었다.

“바풀에서 대학생 수준의 문제도 풀어내는 영재 초등학생이 있었는데, 수학 콘서트에도 참여했어요. 그 아이의 어머니는 처음에 아들이 자꾸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려 혼을 냈대요. 알고보니 아들이 ‘바풀’에 수학 풀이를 올리면서 수학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 아버지는 블로그에 “부모님들의 수학 선생님 바풀”이라고 바풀 앱을 소개했다고 한다.

“초등학생 아들이 수학문제를 물어보는데 잘 모르겠더래요. 모른다고 하기도 뭣해 ‘바풀’에 질문을 올리고 답변을 받은 후 아들에게 설명해줬답니다. 아이한텐 최고의 선생님이 된 거죠. 그리고 블로그에 ‘부모님들의 수학 선생님 바풀 감사합니다’라고 쓰셨어요. 저는 그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준 것뿐인데, 사람들이 많은 것을 얻어가는 것 같아 보람을 느낍니다.”

하루에 300~400개 질문이 올라오는 것 중 오답을 알려주는 경우는 없는가 묻자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누가 오답을 올리면 바로 댓글이 달리기 때문에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요즘은 공무원 시험에도 수학과목이 있어 성인도 질문을 많이 하는데, 이를 중학생이 답변해주기도 한단다. 이 대표는 바로풀기 서비스를 통해 학생들이 답만 얻는 게 아니라 풀이과정을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아이앤컴바인의 수익 모델은 앱프랜차이즈 형태로 유명 학원강사와 개인 고객에게 학생들과 질문·답변할 수 있는 별도 플랫폼을 제공하고 이용료를 받는 데서 나온다. 앱프랜차이즈 안에서 Q&A를 기반으로 학생 관리와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고, 앱프랜차이즈를 통해 제작된 Q&A 콘텐츠는 ‘바풀’ 웹에 함께 노출돼 해답을 작성한 곳의 홍보 기능도 한다.

우리나라의 수학교육은 단원 중심인데, ‘바풀’에서는 단원보다 개념 중심으로 문제가 나뉘어 있다. 예를 들어 순환소수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다면 순환소수와 관련된 문제를 다 볼 수 있도록, 추후에는 개념 중심으로 나뉜 문제들을 모아 소셜 문제집을 출판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돈을 많이 벌기보다 가슴속 깊이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기를 꿈꾼다.

“앞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미국 등 세계 어디서나 활용할 수 있는 스터디 네트워킹 서비스(Study Networking Service)를 만들 겁니다. 사람들이 학습 콘텐츠로 공부하며 세계인과 함께 ‘바풀’에서 네트워킹을 할 수 있도록 일본어, 영어권부터 넓혀갈 계획입니다. 단순한 Q&A를 넘어 ‘바풀’과 공부하고, ‘바풀’과 놀고, ‘바풀’을 통해 많은 학생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사진 : 김선아
  • 2012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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