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디스코’ 정수환 대표

광고 보고 돈 버는 앱 애드라떼’ 만들었어요

광고와 공기의 공통점은? 늘 곁에 있지만, 그 사실을 잊고 산다는 것. 그러나 ‘애드라떼’ 앱 안에서 광고는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애드라떼는 ‘10분이면 라떼 한 잔’이라는 이색적인 슬로건을 앞세운 광고 리워드 앱이다. 광고 목록 중 마음에 드는 광고를 골라 시청한 후, 광고 관련 퀴즈의 답을 맞히기만 하면 광고 하나당 100~1000원의 적립금이 제공된다. 이렇게 모은 적립금은 앱을 통해 음료, 음악 쿠폰, 문화상품권 등으로 교환할 수 있고, 3만원 이상이면 현금으로 환급도 가능하다. 적립금으로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에 기부할 수도 있다.

애드라떼는 높은 물가와 가벼운 주머니 사이에서 고민하는 20대 대학생들에게 특히 인기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용돈을 벌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최근에는 30대 이상 사용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11년 7월 출시된 이 앱은 올해 7월이면 출시 1주년이 된다. 1년 동안 누적 다운로드 수는 200만 건을 훌쩍 넘었고, 매출도 가파른 성장세를 그렸다. 수입이 전무하던 앱 제작사 ‘앱디스코’는 1년 만에 월매출 6억원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해외 진출도 성공적이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일본판 애드라떼는 출시 하루 만에 일본 앱스토어 전체 1위를 차지했고, 현재까지 5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앱을 다운로드했다. 미국, 동남아시아 국가와도 진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앱디스코 정수환 대표는 낯이 익다. 그는 4년 전 ‘얼짱 학생회장’으로 웹에서 화제가 된 인물이다. 2008년 고려대 학생회장을 지낸 그는 회원 수 1000명이 넘는 대학생 비영리 단체를 이끌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대학생 등록금 문제, 취업난 해소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던 그가 창업전선에 나선 이유는 뭘까. “처음부터 창업할 생각은 아니었어요”라며 운을 뗀 그의 창업 스토리는 길게 이어졌다.

대학생 단체 대표로 일하던 시절, 자금문제는 자주 그의 발목을 잡았다. 활동에 필요한 자금마련을 위해 그가 떠올린 것이 창업이었다. 2009년, 창업 아이템도 없는 상황에서 일단 회사부터 설립했다. 고민 끝에 기업의 사회공헌을 돕는 사업을 시작했으나, 결과는 참담했다. 사회적으로 유익한 아이템이었지만 실제적인 수익 창출과는 거리가 있었던 것이다.

“한번 시작한 일은 꼭 끝장을 봐야 하는 성미”라는 7전8기 정신의 오뚝이 청년은 툭툭 털고 일어나 또 다른 사업을 준비했다. 창업은 그에게 수단이 아닌 목표가 됐다. 두 번째 사업 아이템은 소셜커머스였다. ‘한번 부딪쳐보자’는 자신감으로 도전장을 던졌지만, 이미 커질 대로 커진 소셜커머스 시장에서 그가 설 자리는 없었다. 사업 시작 3개월 후, 그에게 남은 것은 1억원이 넘는 빚과 자신의 이름으로 된 수많은 보증이었다. 지난해 1월을 회상하는 정 대표의 눈이 깊어졌다.

“너무너무 힘든 시기였어요.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기 싫어서 함께하던 친구들이 다 떠난 사무실을 홀로 지키고 있었죠.”

애드라떼는 그의 세 번째 사업이자, 최후의 승부수였다. 그는 부모님도, 친구들도 모르게 학교를 그만두고 앱 제작에 매달렸다.

“광고 효과를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어요. 스마트폰의 강점을 살리고, 광고 시청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준다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광고 시청뿐 아니라 SNS를 통한 전파, 앱 다운로드 같은 적극적 참여까지 유도하는 시스템은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광고주에게 받은 수익을 소비자에게 나눠주는 적립금 제도도 고안해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앱 제작 후 닥쳤다. 아무런 정보도 없는 신생기업에 선뜻 광고를 내겠다는 기업은 많지 않았다. 이에 맞선 정 대표의 전략은 ‘들이대기’였다.

“무작정 기업에 전화를 걸어 회장님을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했어요. 만나서는 애드라떼 앱에 대해 차근차근 소개하고, 전망 있는 앱이니 믿고 맡겨달라며 설득했죠.”

직접 발품을 판 덕분에 CJ, 기아자동차 등 대기업을 포함해 25개 광고주를 확보한 후 앱을 출시할 수 있었다. 이후 광고주 섭외는 순조로웠다. 애드라떼의 광고 효과를 눈여겨본 기업들이 하나 둘씩 먼저 광고 제의를 해왔다. 동종업계 기업의 애드라떼 광고를 본 경쟁업체에서 연락이 오기도 했다. 지금까지 700가지 이상의 광고가 애드라떼를 거쳐 갔으며, 하루에 약 5개의 광고가 업데이트되고 있다.

창업 이전부터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정 대표에게는 사업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꿈이 있다. 사랑의 열매를 상징으로 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가장 먼저 제휴를 맺고 기부 서비스를 하고 있다. 애드라떼 광고목록에 미아찾기 영상을 추가해 1주일 간격으로 미아찾기 캠페인도 실시한다. 올해 3월에는 취업준비생 2명을 뽑아 취업 컨설팅, 헤어 및 메이크업, 증명사진 촬영을 무료로 해주는 취업지원 이벤트를 실시하기도 했다. 정 대표 혼자 남았던 앱디스코 사무실에는 새 ‘가족’들이 생겼다. 정보통신산업의 메카인 테헤란로에 위치한 사무실에서는 직원들이 크고 작은 그룹을 이뤄 의견을 나누느라 분주하다. 20대 초반부터 40대 중반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직원들이 40명 남짓 된다.

“사실 많이 부담스러워요. 이끌어가야 할 사람이 많아졌으니까요. 그래도 뜻이 맞는 사람들과 다시 모여 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정말 행복해요.”

일과 사람을 한꺼번에 잃어본 그는 누구보다 그 소중함을 잘 안다. 앞선 두 번의 실패는 그에게 일도, 사람도 잃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회사를 안정적으로 꾸려 가야 한다는 가르침을 줬다.

“처음 회사를 차렸을 때는 즐겁게 일하는 회사를 만드는 게 목표였어요. 그런데 사업이 뜻대로 안되다 보니 아무리 노력해도 활기찬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더라고요. 반대로 사업이 잘되면 자연스럽게 회사 분위기도 좋아진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의 하루는 1분 1초가 아쉬울 만큼 바삐 돌아간다. 아침 9시 출근, 오전에는 회사 실무, 오후부터 저녁까지는 광고기업들과 미팅. 밤 11시쯤 집에 돌아가 새벽 3~4시까지 남은 회사 업무를 처리하고 잠을 청하려 침대에 누우면 어슴푸레 동이 터온다. “회사가 부족했던 만큼 많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는 그는 “다른 사람들보다 밥도 두 배로 빨리 먹고, 걸음도 두 배로 빨리 걸으려고 해요”라며 웃었다.

빡빡한 일과 중에도 그는 짬이 날 때마다 몽상을 한다. 가만히 앉아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있다 보면 피로가 풀린다는 그에게 “10년 후에는 뭘 하고 있을까요?” 하고 물었다. 인터뷰 내내 자신만만해 보이던 그가 처음으로 고개를 갸웃하더니 “으음…”하고 사색에 잠겼다. 곧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지금까지 항상 미래를 모른 채 달려왔으니까요. 그래도 이것 하나는 확실해요. 10년 후에도 지금처럼 제가 하고 싶은 일, 재밌는 일을 하고 있을 겁니다.”

10년 후 그의 모습이 궁금하다.

사진 : 김선아
  • 2012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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