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철 ‘온오프믹스’ 대표

사람들과의 만남, 강연회 주선하는 인터넷 사이트

컨퍼런스와 세미나, 블로거 모임, 친구, 지인과의 크고 작은 약속들, 각종 모임이 생길 때마다 참가자를 모을 수 있는 곳이 있다. 행사나 모임을 주선해주는 인터넷 사이트 온오프믹스(www.onoffmix.com)다. 이곳에서는 동호회 모임부터 수천 명이 함께하는 대형 행사까지 홍보할 수 있다. 온오프믹스는 ‘트위터 파티’, 젊은 세대로부터 인기를 얻었던 안철수·박경철의 <청춘 콘서트> 등의 참가 신청을 받으면서 유명세를 탔다. 단순히 홍보에 그치는 게 아니라 사용자로 하여금 모임을 만들어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하고, 페이스북・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연동해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는 일도 도와준다.

온오프믹스가 비공개 테스트 기간을 거쳐 서비스를 공개한 지 2년 남짓. 유용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이미지 메이킹’ ‘자바스크립트 만들기’ 등과 ‘드럼 배우기’ ‘컵케이크 만들기’ ‘커피스쿨’ 등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모임 등 다양한 형태의 모임이 이곳에서 꾸려지고 흩어지곤 했다. 온오프믹스는 행사 주최 측으로부터 행사 날짜와 내용 등을 접수받으면 우선 행사용 웹페이지를 제작해준다.

이어 온오프믹스 홈페이지에 행사를 공고하는 동시에 14만5000여 명의 온오프믹스 회원에게 뉴스레터를 보내 행사를 홍보한다. 행사 광고를 대신해주는 것이다. 참가비가 있는 경우 결제까지 대행해주고, 행사 접수 과정에서 강연자에 대한 질문도 미리 받아 주최 측에 제공한다. 한 달 평균 400여 개 행사가 등록되고 있고, 대부분 행사가 기간 안에 접수자를 받아 마감된다. 온오프믹스를 운영하는 사람은 27세 양준철 대표다. 본래 온오프믹스의 창업자는 따로 있었다. 2007년 당시 양 대표는 막 문을 연 온오프믹스의 회원으로, 사업모델에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가능한 세상인데 이상하게도 행사 신청과 접수는 여전히 오프라인 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더라고요. 온오프믹스는 이런 문제를 일거에 해결해줄 수 있는 서비스였습니다.”


양 대표가 병역 특례업체에서 근무하던 2008년, 온오프믹스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이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그때 온오프믹스 창업자들이 양 대표를 찾아 인수를 제안했다. 고등학생 때부터 벤처사업을 해온 그의 경험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해 4월 온오프믹스를 정식 인수하고 2년간 온오프믹스의 재탄생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가 처음 창업한 건 고교 1학년이던 2002년. 친구들이 입시준비에 한창일 때 그는 창업을 결심했다. 일곱 살 때부터 컴퓨터를 접해온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다니던 학교가 정보통신 시범학교로 선정되면서도 천리안에 가입했다. 사설 게시판(BBS)을 개발하기도 했던 그는 5학년 때 독학으로 리눅스 서버를 접했다. 인터넷 세상에 푹 빠져 한창 컴퓨터에 대한 꿈을 키우던 중학교 1학년 무렵, 부모님 사업이 부도가 나면서 갑자기 가세가 기울었다.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시급한 과제로 닥쳤다. 컴퓨터에 미래를 걸기로 결심했지만 중학생 신분으로 창업을 결행하기란 가당치도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창업 지원을 약속받고 경기도 평택에 있는 청담정보통신고등학교에 진학했다. 17세 때 그는 학교 안에 컴퓨터실을 겸한 사무실을 하나 얻어 창업 동아리에서 만난 10대 친구들과 ‘T2DN(Teen of the Design Develop Network)’이라는 이름의 웹에이전시 벤처를 만들었다. 10대들이 모여 만든 회사라는 것 자체로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기술력이 뒷받침되니 이곳저곳에서 관심을 보이고, 언론에도 보도되면서 유명세를 치렀지만 거기까지였다.

“유명세를 타다 보니 불순한 의도로 접근하는 사람이 늘어났어요.”

그는 두 번의 창업에서 실패를 맛봤다.

고등학교 졸업 후 그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회사에 들어갔다. ‘하루라도 빨리 경험을 쌓겠다’는 생각으로 7년 동안 IT업체 여러 곳을 옮겨 다니며 근무했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그는 지식과 업계 동향뿐 아니라 이른바 ‘인생 사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2011년 5월 회원 수 4만 명 수준이던 온오프믹스는 <청춘 콘서트>를 계기로 이른바 폭풍 성장했다. 온오프믹스는 재능기부 형식으로 <청춘 콘서트>의 참가자를 무료로 모집해줬는데, 매회 4000~5000명 이상 신청했다. 사이트가 다운되기도 여러 차례. <청춘 콘서트>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온오프믹스 가입자도 많아지고, 온오프믹스를 통해 모임을 홍보하려는 고객도 늘어났다. 온오프믹스는 보통 유료 행사를 소개할 때는 6% 남짓 수수료를 받는다. 여기에 상위 노출, 뉴스레터 홍보 등 추가 서비스를 이용하면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SKT・인텔 등 대기업과 단체들도 온오프믹스를 통해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기업 행사 참여도 좋지만 양 대표가 꿈꾸는 온오프믹스의 역할은, 능력 있지만 홍보 수단이 없는 1인 기업을 소개하는 일이다.

“좋은 콘텐츠를 가지고 지식을 나누고 싶은 분이 강연을 할 때 온오프믹스를 통해 소개하고 싶습니다. 저희 사이트를 통해 지식 나눔이 활발하게 이뤄졌으면 합니다.”

남들보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창업을 경험하면서 열심히 달려온 그. 일탈해서 자유를 느끼고 싶었던 적은 없느냐고 물었다. 그는 “노는 것에 별로 재미를 느끼지 않습니다.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는데, 온오프믹스만큼 사람 만나기 좋은 플랫폼이 없잖아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게 즐거운데, 그걸 온오프믹스를 통해 할 수 있으니 만족스러워요”라고 말한다.

양 대표는 앞으로 온오프믹스를 더욱 발전시킬 생각이다. 세계시장에 내놓아도 성공할 수 있는 사업 모델로 다듬는 것이 그의 목표다. 그는 “교류하고 소통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갖고 있으므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자신했다.

“글로벌 비즈니스로 성공해 40대엔 사람에게 투자하는 재단을 만들고 싶습니다. 저처럼 어린 나이에 가장 역할을 해야 하거나 의식주 때문에 인생을 고민해야 하는 친구들에게 3년 단위로 인생계획서를 받아 그 계획대로 약속을 지키면 학비와 생활비까지 지원하는 거예요. 단 사회인이 됐을 때 수입의 5%를 재단에 환원하는 조건으로요. 그들이 성장했을 때 사회에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지요.”

그는 “IT 기술로 사람들의 삶을 재미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창업이 아니라 사람들을 즐겁게 만드는 일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 : 김선아
  • 2012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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