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버킷리스트 릴레이 ⑤ 브랜드, 캐릭터 디자이너 조슈아

왈왈! 우리 주인님의 버킷리스트는요?

글쓴이 조슈아님은 브랜드, 캐릭터 디자이너로서 배용준 준베어 캐릭터, 원빈 화보집, GE와인셀러 디트라우, MBC Tshop 등의 캐릭터 및 브랜드와 최근 Cupdog’s coffee라는 커피전문점의 ‘컵독’이라는 캐릭터 등을 개발해왔다.

다음 달에는 iHQ 김상영 이사의 버킷리스트를 싣습니다.
‘버킷리스트’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난 도저히 이걸 쓸 만한 글재주도 상상력도 침착함도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 위인이라, 제목을 듣기 전까지의 으쓱함과 기분 좋음은 어디론지 다 사라져버렸다. 왜냐하면 버킷리스트처럼 생각과 현실이 차이 나는 것도 별로 없을 것 같은데, 나는 겉과 속이 그렇게 일치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간신히 생각해낸 방법이 같이 살아온 우리 집 강아지 토리가 바라본 나의 모습이다. 어떻게 떠들어도 그건 말티즈 종 강아지 한 마리의 견해일 뿐이라고 변명할 수 있고, 차마 내 입으로 나를 묘사하는 데서 오는 닭살스러움과 슬쩍 비껴가기, 멋지게 표현하려고 애쓰기 등의 부작용도 피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보면 발끈, 민망할 대목을 많이 봐온 우리 토리의 눈초리가 이런 생각의 탄탄한 근거다.

우리 주인 조슈아는 며칠 전 지인으로부터 원고청탁을 받았다고 나름 우쭐해 있다. 이걸 어디다 자랑하고 싶은 모양인데, 그동안 말 뱉고 제대로 된 것이 몇 개 없는지라 아내에게도 말을 못하고 끙끙 앓는 것을 보면 참으로 딱하다. 주인나리로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우리 주인대우 조슈아님은 강아지인 내가 보기에도 딱할 정도로 소심해서 애초부터 버킷리스트라는 것은 가당치도 않은 말이다. 왜냐하면 한 달 뒤 죽는다고 할 때와 1년 뒤 죽는다고 할 때 리스트는 백팔십도 달라지고 버킷리스트 중 하나만 실현해도 나머지 9개의 계획이 죄다 달라질 위인이기 때문이다. 암튼 무능한 주인을 둔 덕택에 강아지인 내가 대신 생명이 한 달 남은 우리 쥔의 버킷리스트를 쓴다면 대강 이렇다.

먼저 이 남자는 호들갑을 떨며 버킷리스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계획을 세워 30일 중에 최소한 하루 이상을 리스트 작성에 할애하지만, 결국 29일째까지도 계속 리스트를 작성할 것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시간효율을 극대화하고 정보를 실시간 파악해야 한다며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을 동기화하고 날려먹고 다시 동기화하는 데 3~4일은 족히 까먹을 것이다.

자, 그러면 벌써 남은 시간은 25일 남짓? 내 생각엔 우리 주인은 처절하게 꼭 해야만, 또는 꼭 하고 싶은 일을 못 찾아서 헤매다 1주일 이상을 허비할 것 같다. 왜냐하면 버킷리스트라는 것은 땀내 나는 인생살이를 하느라, 집중하느라 하고 싶은 것을 다 못해온, 건강하게 열심히 살아온 보통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말이기 때문이다. 이 사람은 원래 주위도 산만하고 경제적으로 형편이 되지 않아도 하고 싶은 것을 좀처럼 못, 아니 안 견디는 삶을 살아왔다. 즉 특별히 하고 싶은 게 별로 안 남았을 거란 말이다.

이제 보름 남짓도 남지 않은 우리 주인. 내가 볼 땐 별거 없다. ‘앞서 날린 보름은 헛되지 않았어’라고 애써 합리화하며 별 볼일 없는 이제까지의 일상을 반복하며, 버킷리스트 작성도 포기 못하고 계속 끙끙거리며 남은 날을 세고(원래 마감에 길든 사람이라) 있을 것임에 틀림없다. 고료로 받은 돈의 얼마를 할당해 개껌이라도 사줄까라는 생각에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

강아지를 통해 우스갯소리처럼 썼지만, 충분히 원 없이 살아서 버킷리스트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써봤습니다. 어느 정도는 실제 제 성격입니다. 음악을 전공하고 광고PD를 하다 디자이너로서 살고 있는 저로서는….
  • 2012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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