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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재승 ‘텀블벅’ 대표

돈 때문에 고민하는 창작자들 돕기 위해 소셜펀딩회사 만들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은 최근 들어 소셜펀딩(Social Funding)이라는 이름으로 더 자주 불린다. 대중에게 직접 후원받는 것으로, 문화예술 영역에서는 예술가가 자신의 창작 프로젝트를 소개하면 후원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후원하는 소액 기부 프로그램을 뜻한다. 크라우드 펀딩은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외국에서는 2~3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킥스타터(Kickstarter)’ ‘인디고고(Indiegogo)’ 같은 소셜펀딩 사이트는 이미 월 70억 달러 이상의 시장이 형성됐다. 우리나라에서도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크라우드 펀딩이 점점 확산되는 추세다. 이런 소셜펀딩을 아이템으로 창업한 대학생들이 있다. 텀블벅(tumblbug), 꿈을 모으는 ‘쇠똥구리’라는 의미다. ‘소셜웹으로 예술산업의 유통구조를 바꿔보겠다’는 포부로 창작자의 아이디어를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해 관심 있는 일반인들에게 후원을 받는 ‘소셜펀딩’ 서비스를 제공한다.

텀블벅의 염재승 대표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에 재학 중이다. 그는 학교에서 영화를 만들 때 흔히 이루어지는, ‘한 학생이 작업을 하면 주변 사람들이 품앗이 형태로 일을 도와주는 것과 같은 방법을 활용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지금의 텀블벅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영화학도들은 대부분 아이디어가 좋아도 제작비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요. ‘이들이 돈 걱정 없이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수는 없을까?’ 항상 고민했죠.”

품앗이로 자금을 모으는 방안을 구상하다가 미국의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를 알게 됐고, 괜찮다 싶은 프로젝트에 참여해보기도 했다. 그러던 중 해군 홍보단 디자인병으로 있던 소원영(국민대 시각디자인과)씨와 뜻이 맞아 함께 텀블벅을 창업했다. 준비하는 데 1년 정도 시간이 걸렸다. 기능·디자인·콘셉트 때문에 숱한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2011년 3월 서비스에 들어갔다. 자본금 1000만원의 소규모 창업이었다. 여기에 소씨의 학과 동기 윤명진씨와 후배 김가경씨가 각각 디자이너와 일러스트레이터로 합세해 홍대 인근의 옥탑방에 사무실을 차렸다.

소셜펀딩을 받는 분야는 제한이 없다. 졸업작품을 준비하는 예술학교 학생부터 작가, 미술작가, 뮤지션, 영화제작자, 디자이너, 공연기획자, 미디어아티스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텀블벅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프로젝트는 송호준 작가의 ‘오픈 소스 인공위성 프로젝트’(OSSI, Open Source Satellite Initiative). 후원자들은 개인 차원에서 인공위성을 쏘겠다는 그의 프로젝트에 필요한 실험 비용을 댔다. ‘복태와 한군의 은혜 갚을 결혼식’ 프로젝트는 음악・미술・영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는 두 사람의 친환경 결혼식을 후원하면 후원 규모에 따라 앨범, 맞춤 공연, 음식 등으로 보답받는 형식으로 목표 금액의 241%를 기록했다. 그는 투자후원금을 어디에 쓰고, 기부자들에게 어떤 혜택을 줄 것인지도 고민한다. “크라우드 펀드는 투자와 기부의 중간쯤”이라며 텀블벅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작업이 중심이 되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작업이 우선이고 펀딩은 이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펀딩이 주가 되는 곳이 많아요. 이 일을 불쌍하고 가난한 예술가들을 돕는 일이라고 착각하시는 분도 계세요. 재미있는 작업을 하는 창작자의 작업에 참여해보자는 ‘재미’에 중점을 두고 창작자와 투자후원자를 연결해주는 공간입니다.”

그들은 크라우드 펀딩이 ‘공개적인 예약구매’라는 점도 누차 강조했다. 텀블벅은 후결제 시스템이다. 후원 의사를 밝힌 프로젝트가 최종 모금 목표에 도달하지 않으면 그 돈은 결제되지 않는다. 당연히 텀블벅에도 수수료 수익이 없다.

“미리 돈을 결제했는데 프로젝트가 무산되면 포인트 등의 방식으로 적립해뒀다 나중에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은 곤란해요. 깔끔한 정산만이 펀딩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주기 때문입니다.”

텀블벅의 소셜펀딩 방식은 아이디어를 가진 창작자가 텀블벅 사이트에 프로젝트 제안서를 공개하고 모금액 목표와 마감일을 정한다. 창작자는 자신의 프로젝트 페이지에 비디오나 사진 등의 미디어를 활용해 진행하는 작업을 간단히 설명하고, 작업을 통해 만들어질 음반, DVD, 티켓 등은 물론 직접 쓴 감사편지나 재미있는 경험 등의 다양한 옵션을 후원에 대한 보답으로 제시한다. 그러면 사이트를 방문한 사람들이 이 옵션을 미리 구매함으로써 해당 프로젝트가 완성될 수 있는 기금이 조성되는 것이다. 서비스를 시작해 지금까지 3157명이 참여, 1억4000만원의 후원금으로 현재까지 93개의 프로젝트가 목표 금액을 채웠다. 창작자 입장에서는 반응을 보아가며 창작을 시작하기에 시장 가능성을 미리 가늠할 수 있다.

“후원하는 입장에서는 제작 단계에 참여하면서 그 작품이 완성된 후 특별판이나 개인적인 감사편지를 받게 되지요. 기존 시장에는 없던 독특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염재승 대표는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한 리스크를 혼자 떠안아야 했던 창작자들에게 제작과 유통 방식에 있어서 대안이 되도록 서비스를 다듬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텀블벅은 목표 금액을 채운 프로젝트에 대해 후원금의 8%를 수수료로 받는다. 아직은 사무실 운영비와 결제대행 수수료를 지불하고 나면 적자를 겨우 면하는 정도지만, “많은 사람에게 다양한 문화를 알리고, 창작자들이 자신을 소개할 공간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다. 소셜펀딩의 발전은 ‘신뢰’에 달려 있으므로 문화·예술 산업 유통구조에 ‘소통’과 ‘도전정신’을 불어넣을 생각이다.


“저희는 멍석만 깔아놓았을 뿐, 어떤 프로젝트에도 일절 관여하지 않습니다. 모금 규모와 기간도 프로젝트 제안자에게 맡겨둡니다.”

다만 어떻게 하면 펀딩을 좀더 매력적으로 만들 것인가를 두고 끊임없이 논의한다. 그는 “프로젝트 목표 금액이 초창기엔 100만원 안팎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300만원, 500만원으로 커졌고 목표에 달성하는 기간도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고 한다. 텀블벅 덕분에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기쁘다는 그는 다양한 시도를 환영한다. 자금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사람들의 창작을 돕겠다는 게 텀블벅의 목표이자 창립 목적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또 다른 모습을 보이고 싶어요. 잘 운영해서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텀블벅만의 색깔을 살린 더 좋은 서비스를 개발하고 싶습니다.”

사진 : 김선아
  • 2012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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