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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1인칭 슈팅게임 만드는 임준혁 두빅게임스튜디오 대표

성공이 별건가요? 좋아하는 일하면서 웃으며 사는 거지요

1인칭 슈팅게임인 ‘FPS(First-person shooter) 게임’은 자신이 게임 캐릭터가 되어 총기를 조준하고 발사하는 게임 장르다. 우리나라에서 10여 년째 FPS 게임만을 개발해오고 있는 두빅게임스튜디오의 FPS 게임 ‘컴뱃암즈’ ‘히트프로젝트’는 FPS 게임의 본고장인 북미와 유럽에서 온라인 FPS 게임 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우리나라보다 해외에서 먼저 인정을 받았다. 특히 미국, 유럽, 브라질 등지에서의 관심과 인기는 기대 이상이다. 지난 10월 첫 게임 테스트를 시작한 ‘쉐도우컴퍼니’는 개발이 완료되기 전부터 해외에서 러브콜을 받는 등 해외 게이머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용병 기업’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쉐도우컴퍼니’는 군대가 등장하는 일반 밀리터리 FPS와는 달리, 고대부터 현대까지 시대별로 활동한 전 세계 용병 역사를 담은 데다 에너지 신기술을 둘러싼 기업 용병들의 전투까지 소재로 다루고 있다. 특히 기존 FPS와 다른 점은 4개의 팀이 동시에 전투를 벌이는 획기적인 방식인 ‘배틀 스쿼드 모드’ 를 도입해 티저 오픈 사이트에서도 큰 호평을 얻으며 2012년 기대되는 차세대 FPS로 꼽히고 있다. 패키지 게임 수준의 그래픽과 긴장감 넘치는 전투 등을 사실적으로 구현해 전 세계 군인의 실제 모션을 바탕으로 하는 생생한 캐릭터의 움직임도 만나볼 수 있다. 두빅게임스튜디오의 임준혁 대표는 “FPS 최초로 선보이는 ‘배틀 스쿼드 모드’를 통해 4개 팀이 동시에 전투를 펼치는 시스템으로, 전략적인 팀플레이의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다”고 말한다.

두빅게임스튜디오는 개발력을 높이 인정받아 소프트뱅크 벤처스와 NHN인베스트먼트 외 7개국의 퍼블리셔로부터 투자유치를 받게 됐다고 한다. 또한 게임엔진사 ‘에픽게임스’와 ‘언리얼 엔진3(FPS게임을 만드는 기술을 상용화한 엔진)’에 대한 스튜디오 독점 계약도 체결했다. ‘언리얼 엔진3 스튜디오 독점 계약’은 게임 개발사가 앞으로 진행할 프로젝트 수에 상관없이 모든 게임 개발에 언리얼 엔진3을 이용하는 라이선스다. 프로젝트별로 계약을 체결하는 일반적인 계약과 차별성을 띤다는 점이 특징이다. ‘스타워즈 시리즈’를 개발한 루카스아츠 등 해외 개발사와는 독점 계약을 종종 체결했지만, 국내에서는 두빅이 첫 사례다. ‘쉐도우컴퍼니’를 비롯해 앞으로 두빅이 개발할 모든 게임에 최고의 기술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두빅게임스튜디오의 사무실은 구석구석 독특한 인테리어와 공간 활용이 갤러리를 연상시켰다. 임준혁 대표가 직접 설계한 공간이라 한다.

“게임이 좋아 다니던 인테리어 회사를 그만두고 1인칭 슈팅게임 개발에 인생을 걸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게임의 꿈을 버릴 수 없었죠. 10년이 지난 지금도 제 선택을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대학에서 실내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게임업계에 몸담기 전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약했다. 이상봉・신장경・진태옥・손정완・김행자 디자이너 숍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으면서 디자이너로 이름을 알리던 그가 게임과 인연을 맺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어릴 때부터 게임과 일본 애니메이션에 푹 빠져 지냈죠.”


게임회사인 아담소프트로 옮긴 그는 애니메이션 관련 작업과 가상현실 분야 일을 하면서 게임 관련 일을 배웠다. 이후 인터플레이코리아에서 기술이사직을 맡으면서 ‘레인보우식스’ ‘하프라이프’와 같은 FPS 게임의 매력에 푹 빠졌다.

“직접 게임을 개발하고 싶었습니다. 대학에서 실내디자인을 공부하면서 3D 그래픽을 다뤘기 때문에 프로그래머와 기획만 있으면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개발자를 모아 2000년 두빅게임스튜디오를 만들었습니다.”


두빅게임스튜디오를 만들면서 그는 게임을 한 번도 만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을 게임 개발자로 뽑았다. FPS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 순전히 사용자 입장에서 게임을 만들고 싶은 사람을 모집했다. 때문에 처녀작인 ‘히트프로젝트’가 만들어지기까지 숱한 시행착오가 있었다. 그런데 이게 최대 강점이 됐다. 기존 FPS 게임이 보여주지 않던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던 것. ‘세계 최고 FPS 게임 전문 스튜디오를 만들겠다’는 공통의 꿈을 가지고 탄탄한 팀워크를 만들었던 이들은 ‘컴뱃암즈’를 히트시키며 게임업계에서 파란을 일으켰다. 지금은 ‘개발자들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들이 게임을 개발할 때 가장 중시하는 것은 UX(User experience) 사용자의 경험을 고려한 서비스 편의성과 사용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한다. 게이머들이 게임을 하는 동기는 아주 간단하다. 재미를 좇는 것이다. 게임하는 재미를 방해받지 않으려면 사용 흐름이 끊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야 하고, 쉽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특별히 ‘전 세계 일등이 되겠다. 그래픽이 최고여야 한다’는 목표를 세우기보다 게임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합니다.”

불도저 같은 추진력도 두빅이 시장에서 인정받게 된 강점 중 하나다. 다른 곳이 하나의 게임을 만드는 데 걸리는 기간이 보통 5년 정도인 데 비해 이들은 준비 1년, 개발 2년 등 3년을 기준으로 새로운 게임을 내놓는다.

“저희는 무조건 해요. 중간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일단 만들고 보죠. 그림도 그렇잖아요. 계속 반복해서 완성해봐야 그림이 늘지, 그렇지 않으면 평생 똑같을 거예요. 게임도 평생 하나만 만드는 것보다 여러 번 만들면서 노하우를 익혀가는 게 좋지 않을까요?”

연신 웃는 얼굴과 호탕한 웃음소리로 인터뷰를 이어가는 그에게 10여 년간 게임회사를 이끌어 오면서 가장 보람 있을 때와 힘든 때를 물었다.

“2009년 전까진 잘 웃지 않고 살았어요. 의욕은 많았지만 계속 긴장한 상태로 살았죠.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어요. 사소한 것에도 신경 쓰다 보니 ‘왜 이렇게 인상 쓰고 다니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죠(웃음).”

그는 직원들에게 1년 동안 급여를 주지 못했던 때를 회상했다. 첫 게임을 출시했을 때 외국에서는 반응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외면당했고, 중국과의 계약이 중간에 해지되면서 그는 집을 비우고 차고에서 지내기도 했다.

“집세를 받아 직원들에게 월급을 줬어요. 급여를 제때 주지 못하니까 직원들 사이 갈등이 생기기도 하고, 모두 저 때문인 것 같아 보고 있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바닥이니 올라갈 일밖에 없다’고 생각했죠. 게임을 만들고 있으니 희망을 가지고 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나온 게 ‘컴뱃암즈’였고, 이 게임이 히트하면서 회사 사정도 서서히 나아지기 시작했다. 그는 어려운 환경을 함께 헤쳐 나온 직원들의 복지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직원들과 함께 매일 웃으면서 사는 것”이 꿈이라는 그는 “대단한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닌데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할 수 있고, 중소기업청 벤처인증, 문화콘텐츠진흥원 우수기업 선정, 해외 퍼블리셔들로부터 투자 유치 등 좋은 일이 이어져 요즘 행복합니다. ‘웃고 다니니까 잘되는구나’ 싶기도 하고요”라고 말한다.

앞으로도 그는 수익을 얼마나 내는가에 골몰하기보다 여유 있게 웃으면서 일하고 싶다고 한다.

“성공이란 게 한 번에 빨리 가진다고 좋은 게 아니잖아요. 천천히 이뤄도 좋으니 한 번이라도 더 웃는 하루하루를 살았으면 합니다.”

사진 : 김선아
  • 2012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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