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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욱 스트롱홀드 테크놀로지 대표

유럽에서도 인정받는 커피 로스터 개발했어요

시판하기 시작한 지 겨우 한 달이 지났을 뿐인데 찾는 곳이 많아 기존 인력으로는 설치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다. 로스팅한 원두를 구입해 판매하는 커피전문점이나 커피 수요가 많은 호텔, 레스토랑 등이 주요 수요처.
우종욱 대표(왼쪽)와 로스터 개발을 도운 이덕규씨.
20대 후반~30대 초반 젊은이들이 모여 새로운 커피 로스터를 개발했다. 전 과정이 자동화되어 누구나 손쉽게 조작할 수 있고, 사용자 간의 네트워킹도 가능해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해 11월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열린 ‘국제 아이디어·발명·신제품 전시회(iENA 2011)’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세계무대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그 뒤에는 몇 차례의 위기에도 포기하지 않고 2년간 개발을 이어온 우종욱 대표가 있다.

뉘른베르크 전시회는 스위스 제네바, 미국 피츠버그 발명전시회와 함께 세계 3대 전시회로 꼽힌다. 따라서 이 전시회에서의 수상은 세계시장에서 품질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우종욱 대표가 입상 사실을 유난히 자랑스러워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독일에는 세계 최고의 커피 로스터 회사가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상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는 전혀 하지 않았죠. 다만 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세계적인 커피 전문가들이 모인 이곳에서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마케팅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출품했는데 뜻밖에도 금상을 받아 놀랐습니다.”

갓 서른을 넘긴 이 젊은 사업가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넘쳤다. 시판하기 시작한 지 겨우 한 달이 지났을 뿐인데 찾는 곳이 많아 기존 인력으로는 설치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다. 로스팅한 원두를 구입해 판매하는 커피전문점이나 커피 수요가 많은 호텔, 레스토랑 등이 주요 수요처. 이미 입소문을 타고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국내에서 기반을 다진 뒤 해외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도 본의 아니게 당겨질 전망이다. 중국시장에서 판매하고 싶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는 업체가 있어 현재 협의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우 대표는 “시장의 반응이 생각보다 훨씬 좋아 올 매출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웃었다.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그는 일찌감치 창업을 결정하고 대학 시절부터 기본기를 다졌다. 창업에 관심 있는 전 학과생이 참여해 산업 동향과 트렌드를 분석하는 한편, 경영에 필요한 것들을 배우는 경영학회 활동을 3년간이나 하며 회장까지 맡았다.

커피 로스터를 창업 아이템으로 삼은 것도 학회 친구들과의 스터디가 계기였다. 급성장하고 있는 국내 커피시장에 대한 자료를 검토하던 중 “커피 로스터는 수동 방식이 주류”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 것. 가스 공급 방식으로, 바리스타가 생두에 따라 일일이 온도·시간 등을 조절해가며 볶는 기존의 로스터를 전기식 자동 기기로 대체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 같았다.

마침내 2009년 12월 법인을 설립하고 사람들을 모았다. 다행히 관련 업계에서 일하던 3명의 젊은이가 ‘커피산업을 혁신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며 흔쾌히 합류했다. 어릴 적 친구인 서울대 응용생물학부 출신의 이덕규씨도 “함께 일하자”는 그의 제안에 공부를 계속하겠다는 계획을 접고 로스터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렇게 한배를 타게 된 5명의 젊은이는 매일 커피를 공부하고, 기기를 연구했다. 몇 가지 부품의 특허 문제가 불거지자 전면 수정이라는 정공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반영했다. 직접 설계한 도면을 들고 청계천 공구상가·금형업체 등을 찾아다니며 조언을 구했다. 월요일에 출근하면 금요일에 퇴근 할 정도로 사무실은 곧 그들의 집이자 일터였다. 한밤중이나 새벽녘이라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회의 테이블에 모여 앉았다. 제품이 탄생하기까지 꼬박 2년을 이렇게 보냈다. 이들이 자금・노하우 부족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을 딛고도 제품을 완성시킬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다.


진짜 목표는 불합리한 유통구조 개선을 통한 커피문화 혁신

우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기존 로스터는 대부분 가스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내부는 수직드럼 방식이라 콩이 위아래로 순환하며 볶아진다. 볶는 시간・온도 등은 수동으로 조절한다. 불 조절을 조금만 잘못해도 타거나 눌어붙는 가마솥 밥처럼 로스팅하는 사람에 따라 맛과 향이 크게 좌우된다. 물론 전기 방식도 있지만 가스식에 비해 커피의 품질이 떨어져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전기 공급 방식으로 로스팅하면 왜 맛이 없는지를 분석했어요. 알고 보니 전기의 문제가 아니라 열을 원두 전체에 골고루 전달하지 못하는 게 원인이더라고요. 그래서 드럼 안에 날을 설치해 생두가 안팎으로, 상하로 계속 회전하면서 골고루 열을 받도록 만들었어요. 열효율이 높아져 친환경적인 방법이기도 하죠. 기존 로스터는 밖으로도 열이 전달돼 로스팅하는 과정에서 만지면 화상을 입을 정도예요. 요즘 화두는 친환경과 인건비 절약, 디자인인데 이 요소를 모두 만족시킨 것이 독일 전시회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결정적인 이유였어요.”

자동화된 기기의 가장 큰 장점은 사람 손이 많이 필요하지 않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누가 만들어도 같은 맛을 낸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만든 기본 데이터가 설정되어 있지만 원하는 온도와 시간을 조절해 새로운 자료로 저장할 수도 있다. 생두가 까맣게 볶아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분 안팎. 조작도 간편해 로스팅한 원두를 구입해 커피를 판매하던 매장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있다.

최근에는 한 단계 더 발전된 스마트 로스터를 개발, 3월 출시를 목표로 한창 마무리 실험을 진행 중이다. 터치스크린 방식의 이 로스터는 스마트폰 기술을 적용해 사용자 간의 네트워킹과 원격제어가 가능하다. 장기적으로는 바리스타 간의 레시피 교류나 앱스토어를 통해 레시피를 사고파는 것도 구상 중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어 또 다른 도전에 나선 우종욱 대표. 커피 로스터로 시작했지만 그의 진짜 꿈은 많은 사람이 질 좋은 커피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도록 커피문화를 혁신하는 것이다. 그 첫 단계로 생두를 수입하는 별도의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커피숍마다 에스프레소 기기가 있듯, 커피 로스터가 필수품이 되는 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커피에서 최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로스팅이거든요. 앞으로 생산부터 판매까지, 커피에 대한 기본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로 영역을 확장해 유통구조를 개선해보고 싶어요.”

사진 : 김선아
  • 2012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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