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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나 애드투페이퍼 대표

수업 시간에 얻은 아이디어로 사업 시작한 대학생

프린트 용지 하단에 광고 문구를 삽입하는 대신 프린트 비용을 받지 않는 이색 서비스가 대학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대학생 벤처기업인 애드투페이퍼가 제공하는 서비스로 학생들은 공짜로 프린트를 하고, 기업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상대적으로 많은 노출을 하면서 홍보를 할 수 있어 양쪽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매달 소소하게 들어가는 인쇄비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사업으로 연결하게 되었다는 애드투페이퍼 전해나 대표를 만났다.
올해 스물다섯 살인 전해나 대표는 대학 2학년(고려대 조형학부) 때 창업 전선에 뛰어들어 현재 3학기째 휴학 중이다. 산업디자이너를 꿈꾸던 그가 사업가로 방향을 튼 건 우연이었다. 2년 전, 창업 과정 전반을 경험해볼 수 있는 교내 교양 과목 ‘캠퍼스 CEO’를 수강한 것이 계기였다. 과제 발표 시간에 각 팀들이 내놓은 창업 아이디어를 유심히 듣던 그는 “비어 있는 프린트 용지 하단을 광고 수단으로 활용하면 대학생들이 공짜로 프린트를 할 수 있다”는 누군가의 제안에 눈이 번쩍 뜨였다. 평소 인쇄 비용을 줄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던 터라 더욱 공감이 갔다.

“보통 A4 용지 한 장을 프린트하는 데 50원 정도 내거든요. 얼마 안 되는 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모아보면 적지 않은 분량이라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들에게는 부담이죠. 그래서 듣는 순간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곧바로 그 팀을 찾아가 저도 끼워달라고 했죠. 같이 창업하자고요. 그런데 3개월도 안 돼 모두 못 하겠다고 떠나서 저 혼자 남았어요. 아까운 아이디어라 버리지는 못 하겠고, 결국 혼자 시작하게 됐어요.”

‘이게 과연 될까?’ 반신반의했지만 그 무렵 고려대에서 주최하는 창업경진대회에 참가해 대상을 받으면서 다시 용기를 냈다. 프로그래머를 비롯해 팀원도 새로 뽑아 3명이 합류했고, 청년 창업자금으로 정부에서 3500만원을 지원받아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 나섰다.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내는 일은 쉽지 않았다. 디자인 전공이라 컴퓨터 프로그램에는 문외한이었던 그는 주변을 샅샅이 수소문해 프린터 드라이버 개발자를 찾았다. 그의 아이디어를 들은 프로그램 개발자는 “재미있다”며 흔쾌히 손을 잡았다.

서버를 구축하고, 프로그램이 만들어지자 그는 캠퍼스를 누비며 ‘영업’에 들어갔다. 광고주를 모으는 한편, 프린터를 관리하는 학교 행정직원들을 설득했다. 모교인 고려대에서 먼저 자리를 내주어 ‘애드투페이퍼 Free Zone’을 확보했다. 학생들의 입소문을 타고 곧 5개 학교로 늘었다.

이 표시가 붙은 프린터에서는 누구든 공짜로 출력할 수 있다.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애드투페이퍼 홈페이지에서 회원 가입을 해야 한다. 불필요한 인쇄를 줄이기 위해 한 사람당 인쇄할 수 있는 양은 1주일에 20장이다. 전 대표는 광고가 인쇄된 용지를 들어 보이며 원리를 설명했다.

“프리 존(Free Zone)에 있는 컴퓨터에는 저희가 개발한 프린터 드라이버가 깔려 있어요. 학생들이 어떤 자료를 선택해 인쇄할 때 자동으로 하단에 광고가 프린트되는 방식이죠. 여러 장을 인쇄할 경우 각각 다른 내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맨 앞장에 들어가는 광고 단가가 가장 비싸요. 물론 똑같은 광고를 연속으로 넣을 수도 있고요. 무엇보다 로그인한 사용자에 따라 각기 다른 광고가 출력된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에요. 가령 4학년일 경우 채용 공고를, 여학생일 경우 여성용품을 광고하는 식으로요. 서버에 저장된 회원 정보를 타깃 마케팅에 활용하는 거죠. 이것이 기업들이 가장 매력을 느끼는 부분입니다.”


대학생 대상 1등 광고매체가 되는 게 꿈

현재 애드투페이퍼의 회원 수는 3만 명에 달한다. 서비스를 개시하자마자 순전히 입소문만으로 회원 수가 늘었다. 서비스 대학도 전국 20여 개로 늘었다. 지금도 회원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고, “우리 학교에도 프리 존(Free Zone)을 설치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치지만 인력이 한정돼 있어 일일이 방문하지 못할 정도다.

빠르게 사업이 확장되면서 직원도 8명으로 늘었다. 포스코・맥도날드・다음・롯데월드・롯데칠성・코오롱 등 광고주도 쟁쟁하다. 올 초에는 ‘다음’을 투자자로 영입했다. 당시 다음은 애드투페이퍼의 기업 가치를 10억원 이상으로 평가해 화제가 되었다.

“회원 수를 10만 명으로 만들고, 전국 175개 대학에 서비스하는 게 목표입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1등 광고매체가 되는 게 꿈이죠. 물론 아직은 해야 할 일이 많아요. 매출을 안정 궤도에 올려야 하고, 규모가 커짐에 따라 조직도 제대로 만들어야 하고요. 이왕 시작한 일이니 제대로, 잘하고 싶어요.”


이미 성공한 대학생 CEO로 꼽히는 그는 “사회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이만큼 회사를 키울 수 있었던 것은 프라이머라는 멘토 조직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전자지불서비스 업체의 선두주자인 이니시스 창업자 권도균 대표를 중심으로 IT 분야에서 성공한 기업가들이 만든 프라이머는 젊은 창업자들의 신선한 아이디어가 잘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멘토링, 자금 지원은 물론 경영·법률·특허·마케팅·시장현황 등에 대한 교육과 회사 운영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하고 돕는다. 지금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는 그는 “돈도 없고, 비즈니스 경험도 없어 고민할 때 큰 힘이 되었다”며, “언젠가는 나도 후배들을 위한 멘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요즘 청년 창업 붐이 일면서 많은 사람이 창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잖아요.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다 잘될 것’이란 환상을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그게 깨지면서 맞닥뜨리는 어려움은 상상 이상이죠. 취업보다 결코 쉬운 길이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힘든 만큼 보람과 성취감이 커 도전해볼 만하다는 점입니다. 사업을 하면서 수없이 많은 일을 겪었어요. 평범한 대학생이었다면 전혀 알지 못했을 세상, 만나지 못했을 사람들, 이런 소중한 기회를 얻은 것에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프라이머가 저를 키웠듯, 제가 그런 위치에 오른다면 이 경험들을 꼭 다른 사람들을 위해 쓰고 싶어요.”

사진 : 김선아
  • 2012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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