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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나 디스이즈트루스토리 대표

소셜 펀딩, 개인의 꿈과 재능을 지원하는 새로운 후원문화

디스이즈트루스토리(thisistruestory)는 소셜 펀딩(social funding) 업체다. 소셜 펀딩이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나 사업 아이템, 재능 등을 실제 구현할 수 있도록 불특정 다수의 대중이 기부 형식으로 자금을 모아주는 것을 말한다. 우리보다 먼저 시작된 미국에서는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으로도 불린다. 꿈을 가진 사람과 그 꿈을 응원하는 사람들 간의 다리 역할을 하는 소셜 펀딩. 그 생소한 후원문화를 국내에 처음 소개한 임현나 대표를 만났다.
임현나 대표는 올해 서른한 살이다. 게임업체에 몸담고 대만지사에서 3년째 근무하고 있던 그는 귀국을 결심하며 창업과 직장생활을 저울질했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사업을 시작해보자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고, 적절한 아이템을 찾던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미국에서 번지고 있던 크라우드 펀딩이었다. 어떤 형태인지 직접 보고, 연구하기 위해 그는 사직서를 낸 뒤 미국으로 날아갔다.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아이디어와 가능성만을 보고 선뜻 지갑을 여는 방식은 무척 흥미로웠다. ‘우리나라에도 충분히 도입해볼 만하고, 사회적 가치도 있는 일’이라고 판단한 그는 귀국 후 곧바로 회사를 차렸다. 그것이 바로 올해 1월 문을 연 디스이즈트루스토리(thisistruestory, 이하 ‘디트’)다.

“개념 자체가 무척 생소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이걸 이해하고 받아들여줄까’라는 걱정도 했어요. 기부문화가 잘 정착된 미국과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적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도 했고요. 하지만 일단 크라우드 펀딩과 유사한 방식으로 론칭해서 반응을 본 뒤 변화를 주자는 쪽으로 마음이 바뀌었어요. 다행히 빨리 자리를 잡아 7월에 대대적으로 개편작업을 했어요. 개인이 선뜻 후원하기 힘든 부분은 단체나 기관・기업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프로젝트도 진행하려고요. 좀더 확대된 개념의 소셜 펀딩이죠.”

디트에는 하루 평균 20건의 프로젝트가 올라온다. 장르의 구별도 없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늘 새롭고 다양한 아이디어로 넘쳐난다. 자신의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앞으로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그래서 비용은 얼마를 예상하고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한다. 워낙 지원자가 많다 보니 꼼꼼한 검토는 필수. 임 대표는 서류 심사 후 직접 당사자를 만난다. 정식으로 등록되기 전까지 서너 번 이상 만난다. 개인 작업실이 있는 예술가라면 작업실도 방문하고, 공동 작업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경우 함께 만나기도 한다. 후원을 받을 경우 실행할 의지가 있는지를 다각도로 검토하는 작업이다. 가급적 많이 대화를 나눠 서로 방향도 조율하고,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한 과정일 뿐 딱딱한 심사는 아니라고 임 대표는 덧붙였다.


가장 큰 바람은 디트를 통해 글로벌한 콘텐츠가 탄생하는 것

후원 금액은 한 프로젝트당 1000만원 미만으로 제한한다. 같은 사람이라도 또 다른 프로젝트로 얼마든지 지원할 수 있다. 기부 금액은 1000원부터다. 디트를 통해 꿈을 이룬 사람은 지금까지 모두 4명. 서울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의 다양한 모임을 소개하는 미니 다큐를 만들어 웹사이트에 소개하고 싶다던 기획자, 2집 앨범을 내고 쇼케이스를 하고 싶다는 신인 가수, 5월 가정의달을 맞아 손편지 쓰기 캠페인을 제안한 아마추어 디자이너, 독립영화 감독 등이다.

“성공사례는 네건이지만 소셜 펀딩에서 성공과 실패를 구분하는 건 별 의미가 없어요. 보통 목표 금액을 채우지 못했더라도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거나 그 일과 관련된 좋은 파트너를 만나는 경우가 많아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형식이기 때문에 언론에 자주 노출되고 그를 후원하는 사람들이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많이 알리고 팬이 되기도 하거든요.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던 것을 대중에게 소개하면서 반응을 지켜보고 사업성을 검토한다는 면에서도 유익하고요. 실제 그런 테스트를 해보고 싶어서 프로젝트를 등록하는 분도 꽤 있어요. 이런 부수적인 부분이 돈보다 더 큰 소득일 수도 있지요.”

후원자들에게는 프로젝트에 따라 일종의 감사표시인 ‘리워드’가 있다. 프로젝트 당사자가 직접 정하는 것으로 금액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미니 다큐 제작자는 엔딩 크레딧에 후원자들의 이름을 넣었고, 신인 가수는 쇼케이스에 후원자들을 초대하고 음반을 선물했다. 이처럼 무명의, 혹은 자금력 없는 예술가들에게 소셜 펀딩은 그 자체로 든든한 후원자다.

그렇다면 디트는 어떤 식으로 수익을 내는 것일까. 임 대표는 “프로젝트 등록은 무료지만 목표액을 채울 경우 모금액의 10%를 수수료로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후원자들이 신용카드나 휴대전화 소액결제 등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그 수수료를 내고나면 디트에 돌아오는 몫은 많지 않다. 후원금 모금기간도 짧게는 40일, 길게는 70일까지 이어져 단기간에 수익이 발생하는 시스템도 아니다.

“당장 큰 수익이 나지는 않지만 이것이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것을 인정받으면 매출은 자동적으로 늘 것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수익보다 저희를 통해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한 자금을 얻고, 홍보 수단도 마련함으로써 도약하는 분이 많아져 소셜 펀딩이 하나의 후원문화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어요. 이미 후발 주자가 많이 생겨나고 있어 희망적이죠. 다만 우후죽순 생겨나는 과정에서 이걸 지나치게 사업적인 측면으로만 접근해 소셜 펀딩의 기본 가치를 훼손시키는 사례가 생길까봐 걱정스럽기도 해요.”

그는 “진짜 바라는 것은 돈보다 디트를 통해 글로벌한 콘텐츠가 탄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발휘할 기회를 얻지 못한 보물 같은 존재가 여기저기 숨어 있을 것”이라며 “그들이 디트를 통해 용기를 얻고 도전했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주변에서 ‘사업 초기라 힘들지 않느냐’고 묻는데 저는 무척 재미있어요. 누군가는 꿈을 꾸고, 또 누군가는 그 꿈을 응원해 마침내 이루게 하는 그 멋진 일을 제가 지금 하고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매일매일 행복해요.”

사진 : 김선아
  • 2011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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