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마미아 밴드’

엄마의 마음으로 위로와 에너지 전하는 주부밴드

왼쪽 위부터 천혜선, 김은주, 박순연, 이경희, 라현아 씨.
음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인생의 즐거움을 찾아가는 주부밴드의 이야기를 담아낸 SBS 드라마 〈나는 전설이다〉가 시청률 상승곡선을 그리며 화제다. 극중 ‘컴백마돈나 밴드’가 부른 <나는 전설이다> OST는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극중 ‘컴백마돈나’ 같은 현실의 주부밴드인 ‘맘마미아 밴드’를 서울 방배동의 한 연습실에서 만났다.

연습실에 들어서자 블랙・레드・실버 컬러의 화려하고 메탈릭한 의상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중년 주부들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어 보이는 외모, 뛰어난 노래와 연주 실력에 또 한 번 놀랐다. 맘마미아 밴드는 드럼, 건반, 일렉 기타, 베이스 기타, 어쿠스틱 기타, 보컬 등 40~50대 주부 6명으로 이루어진 밴드다. 멤버 모두 7080세대로, 스웨덴 출신 팝그룹 아바의 노래를 좋아해, 아바의 노래로 만든 뮤지컬・영화 〈맘마미아〉의 이름을 따서 ‘맘마미아 밴드’라 이름 붙였다 한다. 실제 공연에서도 〈맘마미아〉에 나오는 음악을 자주 연주한다고.

대여섯 시간의 연습이 끝난 후 사진 촬영에 임한 이들은 폭풍 같은 에너지를 발산하며 연습실을 웃음소리로 가득 채웠다. 서로 ‘언니’ ‘동생’이라 부르며 챙겨주는 모습이 자매들 같다. “10여 년간 각자 다른 곳에서 활동하다 2007년에 모였죠”라고 밴드의 리더 박순연(52) 씨가 먼저 운을 뗐다. 그는 20여 년간 ‘사랑나누기회’ 라는 모임에서 장애인과 독거노인들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봉사활동을 해왔다 한다.

“당시에는 보컬로 활동했는데 음악을 들을 때마다 드럼의 리듬이 귀에 쏙 들어왔어요. ‘언젠가 꼭 드럼을 쳐봐야지’라고 오랫동안 마음만 먹고 있다 ‘딱 한 달만 배워보자’ 하고 결행했죠. 드럼을 배우던 학원에서 그룹으로 연습하다 ‘내가 직접 밴드를 만들어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마음에 각 파트를 담당할 사람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어쿠스틱 기타를 담당하는 천혜선(46) 씨와는 ‘사랑나누기회’ 봉사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사이. 박순연 씨는 2~3년간 천혜선 씨를 설득했다 한다. “이 친구랑 하면 기타 팀은 바로 해결되니까요.”(웃음) 천혜선 씨는 “전 통기타만 해왔기 때문에 밴드는 꿈도 못 꿨죠. 언니가 자주 얘기해서 한 번만 가봐야지 했던 게 그만(웃음). 통기타가 순수하고 가벼운 실내악이라면 밴드는 다이내믹하고 파워풀해 무언가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듯했어요. 그 매력에 빠져 합류하게 됐죠. 베이스 기타(라현아(48) 씨), 일렉 기타(이경희(47) 씨) 친구들과도 함께하게 됐고요.”

이어 보컬을 담당하는 김은주(46) 씨에게 질문을 하려고 하자 멤버들은 이구동성으로 “밴드의 분위기 메이커예요. 노래뿐 아니라 무대 매너까지 끼로 똘똘 뭉친 친구예요”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맘마미아 밴드의 의상을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남대문시장에서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의상도 관객에 대한 예의의 하나라고 생각해요. 무대에 섰을 때 관객들이 ‘어떤 음악이 나올까’ 기대하게 되는 밴드가 되고 싶어 의상에 대한 연구도 많이 했죠.”

이들은 각자 30개 이상의 가발, 색색의 부츠 등을 갖추고 있다. 처음에는 내켜하지 않던 멤버들도 이제는 모두 의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의상을 갖춰 입지 않고 무대에 섰던 영상을 보니 성의 없어 보이더라고요. 관객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그때부터 의상에 신경을 쓰게 됐지요.”

맘마미아 밴드는 록・발라드・팝・재즈・민요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연주하는데, 인천세계도시축전, 하이서울페스티벌축제, 서울디자인올림픽 공연 등에서 초청 연주를 했고, 최근에는 군부대와 기업체 등에서도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요즘은 드라마 <나는 전설이다> 때문에 주부밴드에 관심이 생겼지만 그전에는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았어요. 그런데 가는 곳마다 한번 연주를 보신 분들은 계속 초대해주세요.”

“그저 연주와 노래만 잘하는 게 아니라 ‘관객에게 어떤 에너지를 전해줄 수 있을까’ 를 며칠 동안 고민하죠. 잠이 안 올 정도로요. 진심을 담아 연주할 때 그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아요.”


적극 지지하는 남편들은 또 하나의 멤버

최근 부쩍 공연이 많아졌다는 그들에게 가족들의 반대는 없는지 묻자 이쪽저쪽에서 손사래를 치더니 “이제 다 지났지”라며 여유로운 웃음을 보인다. 천혜선 씨는 “제가 주말마다 공연을 다니느라 바쁘다 보니 외로워하던 남편은 주말농장에서 농사를 지으며 농부가 다 됐어요.(웃음) 처음에는 귀가 시간 때문에 전전긍긍했는데, 요즘은 적극적인 지지를 받지요”라고 말한다.

박순연 씨 역시 함박웃음을 짓더니 “우리 남편은 제가 공연하고 온다고 하면 ‘아, 우리 아내가 보약 한 재 먹고 오는구나’라고 생각한대요. 제가 맘마미아 밴드 멤버 걱정을 하면 남편도 함께 걱정해 줘요”라고 한다. 제7 멤버라 불릴 만큼 든든한 가족들의 응원이 이들 에너지의 원천이 되고 있었다.

이들은 얼마 전 경기도 의정부 306보충대에서 열린 ‘입영장정과 동반가족을 위한 사랑나눔 음악회’에서 공연했다. 자식을 신병훈련소로 떠나보내는 부모와 입영병들의 이별의 장소에서 이들은 노래로 위로하면서 경쾌하고 즐거운 분위기로 만들었다.

“젊고 예쁘고 실력 좋은 사람도 많지만 저희는 엄마로서의 마음을 잘 알기에 관객과 쉽게 소통할 수 있었어요. 우리의 음악이 에너지를 전해주고 힘이 되어줄 수 있다면 어디든 달려갑니다.”


음악으로 행복을 나누고 싶어 모인 멤버들에게 ‘맘마미아 밴드’는 어떤 존재일까.

“보약입니다. 약을 정말 많이 먹는데, 보약보다 더 효과가 있어요.”(드럼 박순연) / “비데요. 마음의 찌꺼기를 시원하게 씻어주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예요.”(보컬 김은주) / “밴드 연습과 공연은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재충전도 하는 일석이조의 종합 비타민제?”(어쿠스틱 기타 천혜선) / “역설적으로 스트레스요. 스트레스는 항상 따라다니잖아요. 저와 항상 함께하기 때문에 밴드는 제 인생의 동반자입니다.”(일렉 기타 이경희) / “떼어놓고는 상상할 수 없는 제 삶이죠.”(베이스 기타 라현아)

매주 연습이 있는 화요일만 기다려진다는 멤버들은 “화요일이 없으면 안 돼요. 그날만큼은 걱정이 모두 날아가니까요”라며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했다.

“아무리 음악이 좋아도 멤버 사이 알력이 있으면 불편한데 저희는 친자매 같은 분위기라 편안하죠.”

맘마미아 밴드는 연습 중 누구 하나 틀리더라도 지적하지 않는다. 틀린 부분은 각자 알아서 수정해오기 때문이다. 이들은 결성 이래 별다른 트러블 없이 돈독한 팀워크를 다져가고 있다고 한다. 알음알음으로 인기를 모으자 기획사들로부터 제의도 오지만 “저희는 어디에 얽매이고 싶지 않아요.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사용료를 내며 1주일에 한 번 사용하는 연습실 대신 우리만의 연습실을 갖는 거예요. 맘마미아 밴드만의 음악을 하면서 언젠가는 맘마미아 밴드의 남편들과 함께 12명이 무대에서 공연하는 날을 꿈꿉니다.”

사진 : 김선아
  • 2010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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