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는 스펙이다》 저자 권민창 공군 중사

군대에서 ‘독서전문가, 작가, 강사’ 스펙 만든 군인

사진제공 : 권민창
스펙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취업이 힘들어지면서 과도한 스펙 쌓기에 매달리는 청춘이 많다 보니 ‘쌓아야 한다, 소용없다’ 말이 많은 것이다. 일부러 스펙을 쌓으려고 애쓰기보다 주어진 환경을 발판으로 삼는 건 어떨까. 《군대는 스펙이다》의 저자 권민창 중사는 군 복무 기간 자체를 스펙 쌓는 기회로 삼으라고 권한다.

“20대 초반 나이의 청년들은 병사로 입대하든 간부로 입대하든 반드시 의무복무 기간을 채워야 합니다. 최소한 1년 9개월에서 길게는 4년, 최대 수십 년을 군대에서 보내는데 그 기간을 감사하면서 긍정적으로 살면 저절로 스펙이 쌓입니다.”

공군 중사로 복무 중인 그는 8년간 여러 유형의 군 복무자들을 경험했다고 한다.

“똑같이 주어지는 시간이지만 군대에서 많은 것을 얻어 가는 사람이 있고 휴가만을 손꼽아 기다리다가 군 생활을 마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불평과 부정적인 생각으로 시간이 가기만 기다리는 것보다 하나라도 배우려고 애쓰는 가운데 군대에서 꿈을 찾는 게 좋지 않을까요. 시간을 허비하는 병사들이 안타까워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2016년에 발간한 《권 중사의 독서혁명》에 이어 올 2월 《군대는 스펙이다》를 낸 그는 ‘군대 최초 독서전문가’ 타이틀로 ‘북세러피스트’ 활동을 펼치고 있다. 100세 시대에는 하나의 직업만으로 살 수 없는 만큼 은퇴 이후 새로운 일을 모색해야 하는데 권 중사는 현역에서 독서전문가, 작가, 강사로 달리는 중이다. 이 모든 것은 군대를 스펙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임해 얻은 수확이다.

그도 처음부터 능동적으로 달린 건 아니다.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니다가 아버지의 뜻에 따라 공군항공과학고등학교에 다시 입학했고, 졸업과 동시에 공군부사관으로 임관했을 때만 해도 선임들에게는 ‘싸가지 없는 놈’으로, 후임들에게는 ‘개념 없는 선배’로 인식될 만큼 불성실했다.

“선임들이 ‘그따위로 할 거면 군 생활 집어치워!’라고 했을 정도예요. 전날 먹은 술 때문에 가까스로 출근하거나 지각을 해서는 꼬박꼬박 졸거나 사라지기 일쑤였으니 한마디로 한심했죠.”


자신만의 길을 찾으라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55세까지 근무한 후 꼬박꼬박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안정된 환경에서 젊음을 낭비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러던 중 운동하다가 발목을 다쳐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병문안 온 친구가 책을 선물로 주었고 그 한 권의 책이 그의 삶을 일깨웠다.

“마음 한쪽이 늘 허전했는데 ‘남들이 다 가는 안정적인 길보다 자신만의 길을 찾으라’는 글귀를 보는 순간 가슴이 쿵쿵 뛰는 거예요. 밑줄까지 그으며 열심히 읽었어요. 주로 맛집을 포스팅했던 제 블로그에 바로 독서 카테고리를 만들고 친구가 추천해준 책 10권을 읽기 시작했어요. 1년에 한 권도 읽지 않던 제가 병원에 입원한 2주 동안 20권을 읽었고, 독서를 하면서 인생이 달라졌어요.”

퇴원 후 독서를 일상화했다. 일과 중에 짬이 나면 책을 읽고 점심을 빨리 먹은 후 독서를 했다. 걸어 다니는 시간도 아까워 책을 읽으며 걸을 정도였다.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과 버스를 타고 가는 시간, 부대에 도착하여 일과가 시작되기 전에도 책을 읽으며 밑줄 긋고 포스트잇도 붙였다. 늘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던 그가 책을 읽자 ‘놀기 좋아하고 생각 없는 놈’이라는 주변의 인식이 ‘책에 미친 놈’으로 바뀌었다. 그렇지만 26년 동안 책과 담을 쌓고 살았던 그에게 책 읽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독서 습관을 완벽히 들이기까지 훈련을 반복하면서 주변의 유혹을 뿌리쳤다.

“술 마시자, 피시방 가자며 제 마음을 떠보고 ‘업무에 필요한 자격증이나 따고 업무 지침서나 볼 것이지 쓸데없는 책을 보냐’는 말을 했어요. 그런 말을 들을 때 포기하고 싶기도 했지만 책을 읽는 순간만큼 가슴이 뛰고 행복한 때가 없어서 계속했습니다.”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 서평을 올리면서 근무지인 강원도 원주에서 독서모임을 시작했다. 당직근무 때 11명의 병사와 독서모임을 만든 이후 군대 내에서 독서 열풍을 일으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SNS에서 그의 글을 읽은 다양한 사람이 연락을 해와 대화를 나누면서 독서지도도 했다.

책을 읽고 변화한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쓴 《권 중사의 독서혁명》은 4개월 만에 2000부가 팔려 2쇄를 찍을 정도로 인기였다. 100만 원이 넘는 인세를 독서 확산에 사용하기로 결심하고 책을 구입하여 국군문화진흥원에 기증했다.

저자가 된 이후 군부대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강연 요청이 왔다.

“책을 내고 강연을 하고, 이 모든 게 감사한 일이죠. 독서로 인해 생긴 변화입니다. 저한테 상담을 요청하는 후배가 많아졌다는 것도 달라진 점입니다. ‘군대 가기 싫다, 의무복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임하고 있다’ 그런 하소연을 많이 합니다. 그런 후배들에게 ‘내가 너무나도 뛰어난 인재여서 국가에서 날 놓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라’고 합니다. ‘군인의 한계를 생각하지 말고 군인임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라’고 권하죠.”


지금 여기서 스펙을 쌓으라

권민창 중사는 ‘독서의 최대 강점은 긍정의 에너지를 얻는 일’이라고 강변했다.

“독서를 하면 어마어마한 지식과 정보를 알 수 있고 급격하게 변하는 세상에 휩쓸리지 않는 뚜렷한 주관을 갖게 됩니다. 우리를 강하게 해주고 자존감을 높여주며, 인생을 사는 원동력을 주죠. 책을 읽지 않는 것만큼 미련하고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겁니다. 책을 읽지 않는 건 놀랍도록 변화할 수 있는 자신의 미래에 죄를 짓는 일입니다.”

《권 중사의 독서혁명》에는 처음 책을 읽는 이들을 위한 리스트가 소개되어 있다. 군대 생활이나 직장 생활을 하면서 책을 읽기가 쉽지만은 않다. 권 중사는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짬짬이 읽어라. 반복해서 읽어라. 중요한 부분은 밑줄을 치고 포스트잇을 붙여라. 책의 내용을 짧게라도 요약해보자. 빌려 보기보다 사라. 인상 깊었던 부분은 동영상 촬영이나 녹음을 하라. SNS에 꾸준하게 업로드하라’는 7가지 독서 수칙을 일러주었다.

권민창 중사는 독서모임을 이끌고 강연을 하면서 계속 독서운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그에게 영향받은 사람들이 제대하여 독서모임을 이끌기도 한다. 군대에서 스펙을 만들어 가고 있는 권 중사는 지금도 성장일지를 쓰면서 하루하루 발전하는 중이다.

“익숙함을 경계하고 낯섦을 즐기자는 것이 제가 꿈을 이뤄가는 원동력입니다. 어느덧 책을 두 권이나 내고 다른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있으니 기쁘고 보람 있습니다. 저는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일단 시작합니다. 그래서 춤도 배우고 난타도 배웠습니다. 몸치였지만 열심히 하니 되더군요. 뭐든지 하면 된다. 처음이 어렵지 나중엔 쉽다, 이게 제가 독서를 하고 여러 시도를 하면서 얻은 교훈입니다.”

자신의 발전을 위해 낯설더라도 새로운 경험을 하라는 것이 권 중사의 권유이다. 아울러 ‘지금 당신이 있는 곳이 스펙이니 열심히 달리라’고 당부했다.
  • 2018년 04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는 로그인 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201812

201812

구독신청
낱권구매
전체기사

event2018.12

event
event 신청하기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