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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먹는 로봇, 인간의 통찰력으로 이긴다

로봇이 주식을 고르는 ‘알파로보펀드’ 만든 에셋플러스 강방천 회장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잠식한다, 로봇에게 세금을 매겨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알파고가 바둑 최강자들을 무력화시키자 인공지능이 인간의 영역을 잠식할 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7월 3일 로보어드바이저가 운용하는 ‘알파로보펀드’를 출시한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자산배분 측면에 활용되곤 있지만 주식을 운용하는 공모펀드에 활용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강방천 회장은 데이터 완성도와 알고리즘 완성도를 고려한 로봇펀드는 에셋플러스 알파로보펀펀드가 유일하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총괄설계자이자 코디네이터인 강방천 회장을 비롯해 펀드매니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과학이론 분석가, 기업정보 분석가들이 여러 부서의 지원 아래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다. 왜 지금, 로봇이 활성화되는 것일까.

“로봇을 필요로 하는 효용은 예전부터 있었으나 가격과 인프라스트럭처가 마련되었기 때문에 부상한 겁니다. 데이터를 가져올 수 있는 인터넷망이 생기면서 급속도로 진행된 거죠. 우리 회사는 23개국 5000여 개 기업의 주가 데이터, 거래량 데이터, 벤치마크 데이터, 회계정보 데이터를 속도에 제한 없이 월가에 있는 사람들과 똑같이 리얼타임으로 받고 있어요.”

데이터를 모아서 파는 회사가 생겼고 비용도 엄청나게 떨어졌다고 한다.

“기획실 아래 전산팀에서 두세 명이 삼보 트라이젬 286 컴퓨터를 쓰던 시절이 있었죠. 그러다 1987년 증권회사들이 호황에 힘입어 전산실을 설립하고 메인 프레임을 구입했죠. 15억원짜리 IBM 메인 프레임이 처리하던 용량을 지금 1000만~2000만원짜리 컴퓨터가 해결합니다.”

대학 4년 내내 회계학에 빠져 살았던 그는 1987년 동방증권(현 SK증권)에 입사하여 1년 6개월간 전산실에서 근무하며 ‘인간의 생각을 데이터화하는 일’을 상상했다고 한다.

강 회장은 2014년 판교 신축 사옥으로 이사하면서 ‘비즈모델리서치센터’를 설립, 기업 데이터를 분석하는 돌핀감마시스템을 개발했다. 3년 전부터 준비하여 이번에 알파로보펀드를 출시하는 것이다. 알고리즘은 가치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강 회장 자신의 30년 주식 운용 노하우를 모두 투입해 만들었다.

프로그램을 깔면 로봇이 자료를 ‘척척’ 분석하는 것으로 착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입력하는 자료와 형성된 알고리즘에 따라 각 회사 로보어드바이저의 성능이 다 다르다.

“요리사가 음식을 만들려면 식재료가 좋아야 합니다. 독성 있는 식재료는 절대 사용하면 안 되죠. 식재료 성분 분석이 끝나면 실력을 발휘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야 합니다. 식재료 완성도와 레시피 완성도가 높아야 맛있는 요리가 나오듯 로보어드바이저가 주식을 잘 고르려면 식재료인 데이터의 완성도와 레시피인 알고리즘의 완성도가 높아야 합니다.”


에셋플러스는 3년 전부터 매일 데이터를 받아 표준화하는 작업을 해왔다. 나라마다 회계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잘못된 데이터를 없애고 계정과목 통일 작업을 계속해온 것이다.

“레시피를 중요하게 여기기 쉬운데 목적에 맞는 신선한 식재료가 우선입니다. 풍부한 기업정보, 살아 있는 기업정보, 깨끗한 기업정보, 표준화된 기업정보를 제공해야 로봇이 좋은 기업을 찾을 수 있습니다.”

투자단계, 안정적인 단계, 성장이 멈춘 단계 등 기업의 상황이 다 다르고 기업군마다 다양한 지표가 있다. 로봇은 알고리즘을 활용해 수십 만 개 지표를 비교 분석하면서 좋은 기업을 찾아낸다.

“키 큰 집단과 키 작은 집단이 있을 때 혈액형, 머릿속의 단백질, 골밀도, 지방, 근력, 부모의 유전자 등 다양한 형태로 비교하다 보면 어떤 지표값이 나옵니다. 이게 키를 크게 하는구나, 이 성분이 키를 작게 만드는구나, 이런 식으로. 성장형 기업과 비성장형 기업의 각종 수치를 비교하면서 지표를 찾아내는 거죠. 배당이 높은 기업과 낮은 기업의 특징적 자료를 계속 비교 분석해보는 겁니다. 그 연산이 하루에 100억 번 이상 일어나니 사람이 못 하죠. 그걸로 잠재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사는 시점을 정합니다.”

에셋플러스는 5000여 개의 기업정보를 일단 다섯 단계에 걸쳐 걸러낸다. 우선 재무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기업 간 거래가 거의 없는 투자 부적격 기업을 제외한다. 분산투자를 위해 큰 기업이나 특정 산업에 몰리지 않도록 배분 과정도 거친다. 상대적으로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을 고르고, 좋은 기업 중에서 싼 가격을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가치가 있어도 너무 비싸면 투자하지 않는다. 또한 매일 실시간으로 기업을 확인하며 투자비율을 조정한다.

“에셋플러스의 운용기법으로 알고리즘을 만들었기 때문에 로보어드바이저도 기본적인 가치투자 기법을 그대로 재현하는 겁니다.”


일자리 전환이 필요한 시대


강 회장은 앞으로 로봇펀드가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어떤 데이터를 어디서 받는지, 데이터가 얼마나 많은지, 안정성이 있는지’를 점검한 뒤 결정하라고 권유했다. 또한 증권사가 고객에게 알고리즘을 정확히 제시하는 건 의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부터 사내에서 알파로봇을 가동했다는데 성과가 좋았다고 한다.

“앞으로 두 가지 펀드만 살아남을 거라는 결론을 냈습니다. 미래 영역에 대한 투자는 사람이 맡게 될 겁니다. 데이터가 있어야만 결과를 내는 로봇은 미래를 볼 수 없으니까요. 상위 10%는 인간이 찾고 나머지는 로봇이 찾겠죠.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를 때는 로봇이 우세하지만 미래 성장과 꿈을 담아내는 기업집단은 사람만이 찾을 수 있어요. 최고의 매니저는 역시 인간입니다.”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잠식할 것이라는 생각은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알파로보펀드를 위해 많은 인력을 영입했습니다. 로봇에 입력하는 데이터도 결국 인간이 선별해야 합니다. 사람이 운영하는 공모펀드는 1명이면 족하지만 로봇펀드를 운용하려면 20~30명의 사람이 필요합니다.”

결국 일자리 전환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정부에서 일자리 전환 구조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가동하려면 수학자, 물리학자,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이 필요합니다. 자동차가 발명된 뒤 다양한 일자리가 생긴 것처럼 앞으로 로봇 시대와 함께할 분야가 많이 생기겠죠. 알파로보펀드를 만들면서 펀드매니저 외에 다른 분야 인력은 다 새로 뽑았습니다.”

에셋플러스 알파로보펀드는 수익이 나지 않는다면 수임료를 받지 않겠다는 초강수를 두었다. 그만큼 자신 있다는 방증이다. 로봇이 아직 못미덥다면 반반치킨처럼 자산을 로봇과 인간에게 배분해서 맡기면 될 듯하다. 강방천 회장은 높은 실업률로 좌절하고 있는 청년 세대에게 더 큰 희망을 꿈꿀 때라며 “남들이 못 본 미래로 가라”고 했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에셋플러스는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하거나 투자자와 연결해주는 신성장기업 지원사업도 펼치고 있다.

“통찰력과 추진력, 근성 이 세 가지를 봅니다.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죽어도 하겠다는 정신으로 끝까지 물고 늘어질 청년들을 찾습니다. 바탕이 확실하고 사업성이 있으면 투자를 하여 그간의 지혜와 생각을 전해주고자 합니다.”

현재 에셋플러스는 모바일 플랫폼 사업팀 두 곳에 투자를 확정했다. 강방천 회장은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려면 기초를 탄탄히 쌓은 후 상상력과 균형적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2017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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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bbiriri   ( 2017-06-29 ) 찬성 : 3 반대 : 3
   nabbiriri   ( 2017-06-29 ) 찬성 : 2 반대 : 1
   nabbiriri   ( 2017-06-29 ) 찬성 : 3 반대 : 1
   nabbiriri   ( 2017-06-29 ) 찬성 : 1 반대 : 1
   nabbiriri   ( 2017-06-29 ) 찬성 : 2 반대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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