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떠오르는 CEO (72) 마이꽝꽝을 창업한 리우펑페이(劉鵬飛) 이사장

중국의 종이등 공명등’을 세계의 파티용품으로 만든 청년 CEO

풍선처럼 생긴 종이등에 불을 밝히도록 만든 풍등(風燈)을 중국에서는 ‘공명등(孔明燈)’이라고 부른다. 공명등이라는 이름은 제갈공명의 이름에서 나왔다고 한다. 제갈공명이 사마영에게 포위되어 사면초가일 때 구조요청을 위해 기구처럼 등을 만들어 띄운 데서 유래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공명등이 제갈공명이 쓰고 있던 모자와 모양이 비슷하게 생겨서 공명등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말도 있다. 중국인들은 설날이나 중추절과 같은 명절이면 한 해 소원을 빌며 공명등을 날려 보낸다. 중국에서는 공명등이 명절에 주로 쓰이지만 외국에서는 축제 때마다 모습을 드러낸다. 중국에서 시작해 이제는 전 세계적인 축제ㆍ파티용품으로 자리 잡은 공명등을 만들어 성공한 청년이 있다. 창업 3년 만에 전 세계 소상품 수출 메카인 중국 저장성 원저우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기업으로 성장한 성공신화의 주인공, 리우펑페이(劉鵬飛) 이사장을 만났다.

세계 각지의 기업이 소상품 구매를 위해 모여드는 원저우에는 한 제품으로 세계를 제패한 기업이 여럿 있다. 중국에서는 이들에게 대왕이라는 칭호를 붙인다. ‘빨대대왕’ ‘안경대왕’에 이어 원저우에 탄생한 것이 바로 ‘공명등대왕’이다. ‘완전매진’이라는 뜻의 마이꽝꽝(賣光光)과 발음이 유사한 ‘마이꽝꽝(麥光光)’이라는, 한번 들으면 잊어버리기 어려운 이름의 회사를 일궈낸 그는 원저우 청년신화의 주역이다.

리우 이사장은 1983년생으로 이제 갓 서른이다. 학창시절부터 학생들이 원하는 물건을 공급해주는 공급선으로 유명했다. 장사 수완 좋기로 유명했던 그가 2007년 학교를 떠나 단돈 5위안을 들고 여자친구와 함께 꿈을 펼쳐보겠다며 찾은 곳이 바로 원저우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집이 무척 어려웠어요. 학비를 스스로 벌어야 했고, 어머니에게도 생활비를 드려야 했죠. 학교 다니면서 생수, 장거리 택시 알선업 등 손을 안 대본 분야가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일을 했어요. 번 돈은 대부분 집에 보내고 단돈 5위안을 들고 원저우행 기차를 탔는데 그마저도 기차 안에서 써버렸죠. 여자친구에게 잠시 손을 벌려야 했지만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어요.”

원저우에서의 어느 날, 그는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공원을 찾았다. 어둑해질 무렵, 문득 하늘 높이 띄워진 공명등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옆에 있는 사람도 구분하기 어려운 암흑 속에서 은은하게 빛이 나는 공명등이 그날따라 무척 신비롭게 다가왔다. 순간 그는 ‘바로 저거다’라는 생각이 스쳤다. 곧바로 공명등 수십 개를 사서 인터넷 사이트에서 올려 시험 판매해본 결과 대성공이었다. 온라인 B2B 사이트에서 중국 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주문이 쏟아져 들어왔다. 불티나게 팔리면서 물량을 대지 못할 정도가 되자 그는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공장을 세울 만한 자금이 없었어요. 이리저리 돈을 빌려 설비를 갖추는 몇 달 동안 쌀걱정을 할 정도로 허리띠를 졸라맸습니다. 다행히도 결과는 대성공이었어요. 중국은 물론 외국에서도 공명등을 많이 찾습니다. 특히 월드컵, 올림픽이 열릴 경우 그야말로 특수를 맞죠. 올해는 러시아가 가장 큰 고객이에요. 파티, 야외활동이 많은 국가일수록 공명등을 많이 찾아요. 영국 ·폴란드 등 해마다 최대 고객국이 달라지지만 경기침체일수록 스포츠에 열광하는 게 사람 심리다 보니 공명등 매출은 경기불황에도 끄떡없습니다.”

작년 매출액 1억3000만 위안 중 5000만 위안이 공명등으로 올린 실적이다. 온라인에서 첫 성공을 거둔 리우 이사장은 여전히 매출의 상당 부분을 온라인 시장에서 올린다. 중국처럼 영토가 큰 나라일수록 모든 기업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집중도는 무척 크다. 현재 전 세계 공명등시장의 40%를 차지하는 마이꽝꽝에 대해 리우 이사장은 “온라인 유통이라는 새로운 유통 채널에서 기회를 잡은 케이스”라고 단언한다.

2008년 그의 고향인 장시성에 공장을 세운 데 이어 2009년에는 판매지역인 이우에도 공장을 설립하는 등 ‘마이꽝꽝’이 승승장구하자 공명등 업계에도 하나 둘씩 경쟁자가 나타났다. 그는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리우 이사장이 공명등을 창업 아이템으로 잡은 이유는 공명등이야말로 작은 기업은 규모가 작아서, 큰 기업으로서는 할 만한 아이템이 아니어서 손대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요에 비해 쓸 만한 디자인이 없고 대량생산이 어렵다는 것이 그가 공명등 생산에 뛰어든 이유였다. 공명등 시장도 차차 경쟁체제가 구축되면서 그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십자수를 선택했다.

“외국에서는 대개 십자수를 작은 크기로 놓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아요. 그림처럼 벽에 걸 만한 큰 크기로 놓습니다. 한땀 한땀 십자수를 놓으면서 심신을 수양하는 사람도 많지요. 십자수를 즐기는 연령대도 18세에서 50세까지 다양하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십자수 역시 산업화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특히 경기가 안 좋으면 시간이 많아서 십자수를 더 하게 되죠.”

매년 6~12월은 새해맞이용 공명등 주문이 빗발치는 시기다. 십자수 주문은 매월 비슷한 수준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는 데 제격이다. 그는 제화업에도 손대기 시작했다. 아직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디자인 개발에 주력해 효자 아이템으로 키울 계획이다.

리우 이사장은 직원을 채용할 때 주로 학교 동문 중에서 발탁한다. “좋은 일이 있어도 동문을 찾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동문을 찾아라”가 그의 모토다. 학교를 갓 졸업한 20대 직원이 많기 때문에 기업 분위기도 유연하다.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할 때도, 앞으로 돈이 될 것들을 찾는 데도 사고가 유연한 젊은 직원들이 큰 몫을 한다.

‘올바른 선택이 성공의 절반’이라고 믿는 그는 아이템 선정을 무척 중시한다. 이거다 싶은 아이템을 발굴하면 과감하게 투자해 대량생산 체제를 갖춰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 그의 전략이다. 그는 자금이 부족한 대학생에게 엔젤투자를 하며 청년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아이디어가 좋은 상품에 20만 위안 정도 투자하는데 매년 3~4개 아이템을 지원한다. 아이템이 성공할 경우 그도 새로운 아이템에 지분을 갖게 되어 자연스럽게 시장을 넓힐 수 있다.

그가 사업 아이템을 찾으면서 또 하나 고려하는 점은 해당 품목이 온라인시장에서도 인기를 끌 만한 제품인지 여부다. 그의 비즈니스가 자리를 잡은 것도 온라인 유통이었고, 앞으로도 중국 온라인 유통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격이 무척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대량생산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중국에서는 전통문화의 색채를 띤 제품이 잘 팔립니다. 경제가 발달하면서 과거에 대한 향수, 역사에 대한 자부심이 커지고 있죠. 경제가 발달한다고 반드시 서구화되는 것은 아니에요. 중국에서는 전통 색채가 점점 짙어지는 면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전통과 창의를 결합한 새로운 아이템을 꾸준히 찾을 계획이에요. 마이꽝꽝이 십자수를 취급하면서 전통 문양의 도안을 많이 만들어냈고 이제는 이 방향으로 십자수시장이 산업화하고 있어요. 중국 노동자 인건비가 크게 오르면서 이우 기업 중에도 동남아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기업이 많습니다. 하지만 중국만큼 산업 체인을 갖추고 가격경쟁력이 있는 곳은 드물죠. 저는 앞으로도 중국에 생산거점을 유지할 겁니다. 경제적으로도 경쟁력 있거니와 무엇보다 저는 중국을 무척 사랑합니다.”
글쓴이 김명신님은 KOTRA 상하이무역관 차장이며, 중국통상전략연구센터 연구위원으로 KOTRA 중국직무전문가를 역임했다.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외대 중국학(중국경제) 석사를 거쳐 중국 런민(人民)대학에서 경영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중사회과학학회 이사로 활동 중이며 성기영의 경제투데이 등 다수의 언론매체에서 중국경제를 해설하고 있다. 중국 거시경제, 지역경제, 기업관리, 마케팅에 조예가 깊으며, 저서로는 《중국 CEO, 세계를 경영하다》(서돌 刊), 《중국 비즈니스 로드맵》(KOTRA 刊), 《중국 성시별 비즈니스 기회와 진출전략》(KOTRA 刊) 등 8종이 있다.
  • 2012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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