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떠오르는 CEO (66) 온라인 종합쇼핑몰 ‘이하오디엔’ 위강(于剛) 총경리

할인매장을 온라인에 옮겨놓았어요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지갑을 쉽사리 열지 않는 중국인들이 온라인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가격이 낮고, 원하는 제품을 찾아 이리저리 발품을 파는 수고를 줄일 수 있고, 무엇보다 원하는 곳까지 배송해준다는 장점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만나는 종합 유통매장. 오프라인 매장이 탄탄한 기업이 온라인 병행판매도 가능할 듯싶지만 처음부터 온라인 종합소매유통에 진출해 성공한 기업도 있다. 이하오디엔. 창업 3년 만인 지난해 매출 8억 위안, 올해는 15억 위안 매출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 이 기업을 창업한 위강(于剛) 이사장을 만났다.

변화와 도전은 누구에게나 두려운 일이지만 특히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일수록 쉽지 않다. 1호점이라는 뜻을 가진 이하오디엔의 창업자 위강 이사장은 미국에서 항공관리 소프트웨어 개발사를 창업했다. 직원이 100여 명에 이를 만큼 번창했지만 업종 특성상 시장이 작다는 한계에 직면하면서 회사를 매각하고 아마존의 공급체인관리 부총재를 맡았다. 이하오디엔 창업 전에는 델컴퓨터 중국본부의 글로벌 구매 부사장으로 일했다. 이하오디엔은 그의 옛 동료 리우쥔링(劉峻)과 같이 세웠다. 델컴퓨터 부총재 시절 업무적으로 교류가 많았던 리우쥔링 총재와 점심식사를 하면서 우연히 창업에 대한 생각을 나누게 되었는데, 그때 서로 창업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델컴퓨터 경영진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으면서 창업을 생각한다는 것은 도의적으로 옳지 않다고 생각해 델컴퓨터를 떠나기로 했다.

“둘 다 어떤 업종으로 창업해야겠다는 뚜렷한 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회사를 나왔죠. 그저 다른 생각을 하면서 델에 전념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 결단을 내렸어요. 그때부터 가전매장, 건자재시장을 돌면서 어떤 품목이 좋을지, 어떤 사업모델이 좋을지를 4개월간 고민했어요.”

이하오디엔의 창업과정을 그는 “바닥부터 다시 시작한 삶”이라고 표현했다. “델컴퓨터 임원일 때는 비서, 사무실, 팀 등이 다 갖춰져 있었어요. 거래업체들은 서로 자기 제품을 써달라고 찾아왔죠. 하지만 이하오디엔을 막 창업한 당시 사무실에는 저와 리우쥔링 둘뿐이었어요. 책상 하나밖에 없는 사무실에서 서로 마주보고 고민하던 시절, 과거의 저는 없었습니다. 제가 글로벌 500대 기업 경영진이었다는 사실은 지나간 역사일 뿐이었죠.”

온라인 소매유통이라는 이하오디엔의 사업모델이 성공하는 데는 그의 과거 경험이 큰 힘이 됐다. 아마존과 델컴퓨터에서 구매를 총괄했던 그는 중국의 물류 시스템과 구매 시스템에 정통했다.

“할인 유통업계 이윤율이 20~25%인데 온라인 할인유통의 경우 점포임대료, 인건비가 줄어드는 대신 배송과 포장비가 늘어나죠. 계산해보면 전통적인 할인매장보다 원가가 3~5% 낮아요. 제가 이하오디엔을 시작하던 시기, 온라인 C2C시장은 타오바오라는 거대 사이트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어요. B2C는 책, IT, 의류 위주로 발전하고 있었죠. B2C 형태의 종합 쇼핑몰 시장은 당시로서는 거의 없었어요. 소비자는 원하는 데도 말이에요.”


온라인 종합소매유통이라는 사업모델을 결정한 뒤 그는 관리시스템 개발에 공을 들였다. 경영환경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이를 견뎌낼 만한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이하오디엔은 지금도 시스템 개발 전문가를 대만에서 초빙한다. 이하오디엔 창업 초기에는 공급업체를 잡는 것도, 사이트를 알리는 것도 모두 녹록지 않았다. 이하오디엔을 알리기 위해 그는 카탈로그나 전단지를 주택가와 오피스 빌딩, 지하철에서 돌렸다.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당시 이하오디엔은 취급 품목이 3000여 종에 달했지만 책자나 전단지에 소개되는 품목은 일부여서 전단지만으로 소비자의 눈을 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소비자 체험을 늘리고자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한 적도 있다. 하지만 운영비용에 비해 홍보 효과는 턱없이 낮았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거친 뒤 온라인 홍보로 전략을 수정했다. 포털사이트, 온라인 게임 사이트에 이하오디엔 사이트 배너를 걸거나 해당 사이트와 합작으로 이하오디엔을 홍보했다. 이 방법은 효과가 컸다. 홍보 문제는 풀려나갔다.

그다음은 공급업체 발굴 문제. 창업 초기에는 마트에서 물품을 사서 판매하기도 했다. 막 창업한 이하오디엔에게 제품을 공급하겠다고 나서는 기업은 없었다. 공급상 발굴, 창고관리, 배송, 결제 모든 과정을 두 사람이 발로 뛰면서 다 해냈다. 하지만 인고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이하오디엔 사이트 회원은 놀라운 속도로 늘어나 창업 3년 만에 1200만 명이 됐다. 이하오디엔의 텃밭인 상하이에서 온라인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의 89%가 이하오디엔 고객이라는 통계가 있다. 중국 화동지역 소비재 온라인 소매유통시장에서 이하오디엔의 입지는 무척 단단하다. ‘경쟁력 있는 가격에 1회 100위안 이상 구매할 경우 무료로 배달해준다’는 전략이 화이트칼라의 니즈와 맞아떨어진 결과다. 창업 당시 취급 품목이 3000여 종이던 이하오디엔은 올해 12만여 종 취급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는 대형 오프라인 종합소매유통매장 5개를 합쳐놓은 규모다. 이를 관리하기 위한 창고가 4만여m2에 달한다. 직원은 올해 3600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온라인 구매고객 불만사항의 60~70%가 배송문제이기 때문에 작년 7월부터는 자체 배송을 시작했다. 이하오디엔은 매출액의 70%를 자체 배송한다. 난징・우시・쑤저우・항저우 등 30개 도시의 경우 주문 다음날 배송완료를 원칙으로 한다. 화이트칼라가 이하오디엔을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하오디엔이 취급하는 수입품이 다양하고 우수하기 때문이다.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커지면서 수입품을 많이 찾아요. 수입품의 매출 비중이 크게 늘었어요. 우유, 미용 제품을 특히 많이 찾지요. 수입우유는 7월 한 달간 26개 컨테이너 분량이 팔렸어요.”

이하오디엔은 단골들의 재구매율이 매우 높다. 전체 거래의 70% 이상이 단골고객의 주문이다. 늘어가는 고객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최근에는 숍인숍 방식을 채택해 제품을 조달하고 있다. 공급업체가 이하오디엔 사이트를 통해 제품을 직접 판매하고 배송을 책임지는 방식이다.

“숍인숍 모델은 시장잠재력이 매우 큽니다. 이하오디엔으로서는 큰 자본 투입 없이 취급 제품 범위를 늘릴 수 있고 무수한 공급업체와 협력을 확대할 수 있죠. 품질과 서비스 관리가 관건인데요. 숍인숍 대상 업체를 선정할 때 기업의 자질, 규모, 입소문, 공장 시찰 등을 면밀히 검토합니다. 해외 공장에까지 사람을 파견해 조사하고 있어요.”

그가 지은 이하오디엔이라는 회사명은 업종에서 1위가 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하오디엔의 꿈은 상당 부분 실현되었다. 얼마 전 이하오디엔은 월마트와 손을 잡았다. 전략적 제휴를 맺어 이하오디엔은 월마트의 재고관리 시스템을 참고해 자동화 수준을 높이고, 월마트는 온라인 유통 경험을 이하오디엔을 통해 보완할 계획이다.

안정적인 사회적 지위를 버리고 다시 제로에서 시작해 과거보다 더 큰 성공을 거머쥔 위강 총재는 ‘어떤 상황에 처해도 성공할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의지력 강한 눈을 지녔다. ‘성공은 도전 속에 있다’는 말에 꼭 들어맞는 사람, 그가 바로 위강 총재다.
글쓴이 김명신 님은 KOTRA 상하이 KBC 차장 겸 중국통상전략연구센터 연구위원으로, KOTRA 중국직무전문가를 역임했습니다. 이화여대, 한국외대 중국학(중국경제) 석사를 거쳐 중국 런민(人民)대학에서 기업관리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저서로는 《중국 CEO, 세계를 경영하다》(공저)가 있습니다.
  • 2011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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