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떠오르는 CEO (60) ‘캉쥔회관(康駿會館)’ 피우링(皮武靈) 총재

장시성 농촌청년, 중국 최고의 마사지 브랜드를 만들다

중국 여행객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 있다. 바로 마사지숍이다. 느지막한 시간이 되면 마사지숍은 하루의 피로를 풀기 위해, 중요한 손님을 접대하기 위해 찾은 손님들로 북적인다. 주로 비즈니스맨과 고소득층을 상대하는 장소였던 마시지숍이 이제는 화이트컬러도 즐겨 찾는 대중적인 장소로 변모하고 있다. 하지만 가격경쟁이 치열하고 브랜드를 갖춘 마사지업체가 많지 않은 것이 중국 마사지 시장의 현실이다. 이 시장에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면서 주목받고 있는 사람이 바로 캉쥔회관을 키운 피우링 총재다.

장시성(江西省) 농촌지역에서 태어난 피우링 총재는 열아홉 살에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다. 당시 중국 농촌 출신들이 그러하듯 그도 학교를 채 마치지 못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중국 남부 선전(深圳)에서 KFC, 맥도널드 점포의 매장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일용직 근로자로 꼬박 3년을 일했지만 그의 생활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빛을 더해가는 화려한 도시 선전에서 일개 일용직 노동자로 살며 주눅드는 생활이 계속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우연한 기회에 주변에서 실력 좋기로 유명한 마사지사를 알게 됐다. 당시 마사지 하면 퇴폐문화가 먼저 떠오를 정도로 이미지가 안 좋았지만 그 마사지사는 달랐다. 퇴폐문화와는 거리가 멀었고, 빼어난 마사지 기술로 한 달에 1만 위안 이상의 고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그 마사지사를 보고 바로 이거구나, 싶었어요. 남들과 다르게 살고 싶어 고향을 떠나 도시로 왔지만 푼푼이 받는 일용직 급여로는 새로운 삶을 도모하기에 역부족이었죠. 내가 가진 장점이 뭘까 고민하는 날이 많았어요. 특별한 장기가 없었어요. ‘그렇다면 내가 만들자!’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 길로 그는 장시성 난창(南昌)으로 내려가 몇 달간 마사지에 필요한 중의학 기초와 마사지 기술을 배웠다. 그리고 1998년부터 상하이에서 마사지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마사지사로 꼬박 2년을 일하며 마사지숍 창업의 꿈을 키운 피우링 총재는 2000년 친척 몇 명과 25만 위안을 투자해 난징(南京)에 ‘캉요우(康友)’라는 이름의 마사지숍을 개업했다. 가족경영 방식이다 보니 경영이 체계적이지 않았고 지분이 갈라져 피우링 총재 자신이 생각하는 경영방식을 관철하기 어려웠다. 2004년까지 ‘캉요우’는 난징뿐만 아니라 상하이에도 점포 세 개를 오픈할 만큼 사세가 확장됐지만 피우링 총재는 시장경쟁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경영방식을 달리하지 않으면 더 나아갈 수 없다는 위기감을 떨쳐낼 수 없었다.

“마사지 서비스를 제대로 된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어요. 가족경영 형태에서 벗어나 기업화하고 시스템을 제대로 갖춘 마사지업체를 만들고 싶었죠. 그래서 캉요우를 떠나 2004년 상하이 신세계광장에 캉쥔회관(康駿會館) 1호점을 오픈했어요. 캉쥔회관은 중·고소득층 고객을 타깃으로 해요. 이들 기호에 맞게 실내 인테리어도 고급화하고 마사지사마다 들쑥날쑥하는 마사지 품질을 맞추기 위해 서비스를 표준화했어요.”

‘캉쥔’은 마사지 서비스 품질 관리를 위해 마사지사 평가등급제를 시행한다. 마사지 기술, 고객과의 소통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3급부터 7급으로 나누어 마사지사를 관리하고, 마사지사는 모두 3개월마다 중의학 이론시험과 실기시험을 본다. ‘캉쥔’을 창업한 지 7년, 피우링 총재는 상하이·베이징·난징에 총 45개의 ‘캉쥔’ 마사지숍을 운영하고 있다. 그가 ‘캉쥔’이라는 이름으로 론칭한 ‘캉쥔회관’은 잘 꾸민 모델하우스에 비견될 만큼 편안하면서도 럭셔리한 분위기로 유명하다. 거기에 중의학으로 잘 무장된 50~60명의 마사지사가 포진해 고객을 맞는다. 고급 마사지숍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캉쥔은 최근 ‘캉쥔’의 서브 브랜드 론칭을 준비 중이다.

“마사지가 대중화하면서 비즈니스맨만을 위한 특화된 마사지숍이 오히려 줄었어요. 담소를 나누기 위해, 손님을 접대하기 위해 비즈니스 마사지 수요는 늘고 있는데 말이죠. 그래서 론칭한 것이 ‘캉쥔 CEO’입니다. ‘캉쥔 CEO’는 회당 서비스 가격이 240~1000위안(4만~17만원선)입니다. 가격에 부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일류 마사지사를 배치했어요.”


소비계층 다양한 중국시장에 맞춰 서비스도 다양화

앞으로 그는 대도시에 ‘캉쥔 CEO’를 뛰어넘는 상위 1% 고객을 위한 최고급 마사지숍을 오픈할 계획이다. 회당 50만원 정도에 서비스할 예정이다. 소비계층이 다양한 중국시장에서 브랜드 확장은 변화하는 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법 중 하나다. 일본계 화장품 브랜드 시세이도가 고급시장에만 만족하지 않고 중국 중산층을 겨냥해 만든 오프레(Aupres),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는 짜(Za) 등으로 브랜드를 확장해 시장점유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소비자 기호에 다양하게 부합한 것이 좋은 사례다. 이처럼 중국시장에서 성공하려면 한 우물을 파되 다양한 곳을 바라볼 줄 아는 넓은 안목과 전략적 사고가 필수적이다.

피 총재는 현재 ‘캉쥔회관’ 마흔 다섯 곳을 모두 직영하고 있다. 주변에서 가맹점 모집을 권유하지만 아직 계획이 없다. 자칫 가맹점 모집을 서둘렀다가 서비스 품질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을 경우 ‘캉쥔’ 브랜드가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피 총재는 점포를 늘릴 때 베이징·상하이·난징의 번화가나 비즈니스 밀집지역에 여러 개의 ‘캉쥔’ 마사지숍을 집중 포진시키되 일정한 거리를 둔다. 관리가 용이하고 고객의 누수를 막기 위해서다.


30대 중반에 연매출액 170억원을 기록하는 ‘캉쥔’의 피우링 총재는 배움에도 열심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강사를 초빙해 관리직원들과 함께 마케팅, 기업관리과정 등을 듣는다. 사람이 곧 재산이라는 그는 직원관리에도 무척 신경 쓴다.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그는 우리사주 형태의 직원장려책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서비스업체로서는 드문 사례다. 피우링 총재는 마사지사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앞으로 그의 고향 장시성에 안마학교를 설립할 계획이다.

“제가 10년 전 그랬던 것처럼 도시에서 일자리를 찾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고향에 많습니다. 이들이 도시에서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아 저처럼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캉쥔’도 안마학교 졸업생을 채용해 인력을 원활하게 조달받을 수 있고요. 중국은 구직자도 많지만 구인난도 만연해 있죠. 안마학교를 통해 근로자들도, 캉쥔도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것입니다.”

피 총재가 처음 마사지업종에 뛰어들었던 2000년대 초만 해도 마사지숍 허가를 받기 어려울 정도로 마사지업에 대한 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지난해 말 중국 정부가 서비스업에 대한 대대적인 육성을 천명하면서 앞으로 내수 서비스업이 크게 발전할 전망이다. 피 총재는 앞으로 5~10년간 마사지시장이 크게 성숙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 변화의 시기가 ‘캉쥔’에게는 중국 최고의 마사지 브랜드로 거듭나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그는 ‘캉쥔’을 중국을 넘어 세계적인 마사지 브랜드로 키우려는 꿈을 갖고 있다.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한국·유럽에도 마사지 수요가 아주 많아요. 앞으로 해외에도 ‘캉쥔’ 분점을 열 계획이에요. ‘중국을 넘어 세계로’를 꿈꾸는 제조업체가 많지만 서비스업체 중에는 해외진출 의지가 있는 기업이 많지 않죠. ‘캉쥔’은 제 가치를 실현하는 꿈의 터전입니다. ‘중국식 건강 마사지’가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는 데 ‘캉쥔’이 선두적인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글쓴이 김명신 님은 KOTRA 상하이 KBC 차장 겸 중국통상전략연구센터 연구위원으로, KOTRA 중국직무전문가를 역임했습니다. 이화여대, 한국외대 중국학(중국경제) 석사를 거쳐 중국 런민(人民)대학에서 기업관리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저서로는 《중국 CEO, 세계를 경영하다》(공저)가 있습니다.
  • 2011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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