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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떠오르는 CEO (55) 상하이샹왕세의유한공사(上海象王洗衣有限公司) 황진넝(黃進能) 이사장

400여 개 세탁 체인점 거느린 세탁왕

“열세 살에 화학공장을 다니기 시작해 40년 넘게 세제만 다뤘어요.”

세제공장 견습생으로 들어간 지 6년 만에 세제 생산기업을 창업해 대만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다 중국으로 옮겨와 프랜차이즈 성공신화를 이뤄낸 ‘샹왕(象王)세탁체인’ 황진넝(黃進能) 이사장. 제한된 자금과 기술 노하우, 서비스로 단기간에 시장을 제패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바로 가맹점 사업이다. 잘되면 초단기간에 대박신화를 만들어내지만 잘 안되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게 바로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프랜차이즈 브랜드 4000여 개, 가맹점포 33만 개. 생존경쟁이 치열한 중국시장에서 진출 10여 년 만에 중국 최고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우뚝 선 회사가 바로 황진넝 이사장이 창업한 ‘샹왕’이다.

황 이사장은 1994년 처음으로 중국 땅을 밟았다. 당시 그는 대만 세탁업회장이었고, 그가 만든 세제 ‘샹왕’이 대만 곳곳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었다.

“어느 날 중국세제위원회로부터 중국을 방문해달라는 초청을 받았어요. 와보니 개혁개방을 한 지 15년이 지나 경제는 잘 돌아갔지만 사람들 차림새가 깔끔해 보이지는 않았어요. 시장이 바로 여기라는 생각이 들었죠. 당시 중국에는 세탁소가 있기는 했지만 유해성분이 함유된 세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허다했죠. 중국의 세제문화를 제대로 바꿔보고 싶어서 오게 됐습니다.”

시장성을 눈으로 확인하고 귀국한 황 이사장은 1995년부터 2년간 상하이 곳곳을 누비며 시장을 살폈다. 당시에는 “상하이에서 성공하면 중국 어디서든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시장에서의 성패는 상하이 시장에서의 안착 여부에 달려 있었다. 중국에 진출한 지 13년 만에 400여 개의 프랜차이즈 점포망을 갖춘 업체로 성장시킨 황 이사장. 외국계 기업으로서 중국 최고의 프랜차이즈 세탁 브랜드를 키워낸 힘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중국에서 사업을 할 때는 ‘3본(本)’이 있어야 합니다. ‘本人’(자신), ‘本行’(자기업종), ‘本錢’(자기자금)이죠.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중국시장에서 발 빠르게 대처하려면 다른 사람에게 맡겨서는 힘들어요. 중국시장에서는 해본 일, 잘 아는 일을 해야 승산이 있어요. 또 중국에 진출해 적어도 4~5년은 버틸 만큼의 자금력을 갖추고 시작할 필요가 있어요. 아무리 아이템이나 기술이 좋아도 자금이 부족하면 넘어집니다. 중국에 투자하는 대만 기업들을 만날 때마다 제가 항상 하는 얘기지요.”

‘안 빠지는 때는 샹왕이 뺀다’.

샹왕의 광고 문구다. “다른 곳에서 40% 정도 처리된다면 샹왕에서는 90%이상 처리 가능하다”며 서비스 품질을 얘기하는 황 이사장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그는 샹왕의 경쟁력은 세탁 품질뿐만 아니라 친환경 재료에도 있다고 말했다.

“선진국에서 2008년부터 사용 금지한 테트라클로로에틸렌(tetrachloroethylene)을 중국에서는 아직 세탁 재료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테트라클로로에틸렌에 오염된 땅은 100년이 지나도 사람이 살 수가 없습니다. 그 정도로 유독성이 강하지요. 섭취한 음식이 몸에 잔류하는 비중은 25%이지만 피부를 통한 잔류는 75%예요. 피부와 접촉하는 원단이나 세제가 좋은 제품이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샹왕은 중국에 연구소와 자체 생산공장을 갖추고 과일 성분을 함유한 세제 등 친환경 세제를 출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현재 세탁 기자재, 드라이클리닝 세제, 피혁관리 제품, 가정용 세제를 자체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세탁 체인점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에게도 판매 중이다.

“기술유출 방지, 품질관리,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서는 노하우를 갖춘 설비와 제품을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생산라인을 갖추어야 합니다. 샹왕은 세제뿐만 아니라 세탁관련 설비도 직접 생산하고 있어요.”

중국 최초로 질소 충전방식의 세탁물 포장, 친환경 세제사용, 자동화 세탁시스템 도입 등을 시도한 샹왕은 중국 세탁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꾸어놓았다. 얼마전 막을 내린 상하이엑스포에서도 중국과 대만의 우호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샹왕이 상하이엑스포 현장직원용 의류 8만 벌을 기증하자 상하이엑스포관리위원회 측이 감사의 뜻으로 1000만 위안(한화 17억 원 상당)에 해당하는 세탁쿠폰을 샹왕에게 구입해 직원들에게 나눠준 것. 이 밖에도 샹왕은 상하이엑스포 중국관과 대만관 사진을 나란히 넣은 선불세탁카드를 출시해 VIP에게 배포하는 등 엑스포를 활용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2010년 9월에는 샹왕이 주도해 상하이 소재 대만기업협회를 조직하기도 했다.


아내 옷으로 세탁 실험하다 혼난 적 많아요

필자가 세탁시장 경쟁이 치열하다고 운을 띄우자 “샹왕은 기본적으로 가격경쟁은 생각하지 않는다”며 “첫 점포를 열었던 1998년부터 지금까지 품질로만 승부해왔다”고 답했다.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상 중입니다. 지금처럼 점포별로 세탁설비를 갖추고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 인구가 밀집한 지역에 하루 최대 2만 건의 세탁물 처리가 가능한 중앙집중식 공장을 세우고 주변에 의류 수거점을 300개가량 개설할 계획입니다.”

의류수거와 세탁공정을 이원화하고 대량세탁관리 시스템을 갖춰 세탁원가를 낮추는 한편, 세탁관련 사고도 줄이겠다는 것. 공장을 세우기 여의치 않은 지역에는 지금처럼 개별 세탁설비를 갖춘 세탁체인을 개설하고, 의류 수거점 위주로 프랜차이즈 가맹을 확장할 계획이다. 그는 2003년부터 전국의 모든 샹왕 세탁가맹점에서 사용가능한 선불세탁카드를 출시했다. 지역보호주의와 지역별 경제장벽이 높은 중국에서 지역경계를 뛰어넘어 전국 어디에서도 통용되는 시스템을 갖추었다는 건 매우 드문 일이다.


“중국의 인건비가 올라가면서 세탁업시장은 더 커질 겁니다. 간단한 세탁의 경우 세탁소에 맡기기보다 주로 가사도우미가 하는데, 인건비가 올라가면 사람손보다는 기계에 맡기는 수요가 많아질 테니까요. 고급 세탁서비스 시장의 경우 진출 여력이 매우 큽니다. 아직까지 시장발전은 초기단계죠. 샹왕은 상하이에 160개 매장을 두고 있는데 앞으로 400개까지 확대되더라도 가맹점 간 시장이 겹칠 것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샹왕은 중국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와 태국에도 세탁점을 개설했다. 가맹사업을 동남아 지역으로 확대해 아시아 최고의 세탁 브랜드로 키우고자 하는 황 이사장은 한국 세탁시장에도 관심이 많다.

없어질 것 같지 않은 얼룩을 지우는 데 흥미가 많았다는 황 이사장. 연구소를 갖추기 전 사업 초창기에는 혼자서 아내 옷으로 실험을 하다가 망쳐서 혼난 게 한두 번이 아니라며 웃는 그에게 브랜드명을 ‘샹왕(象王)’이라고 지은 이유를 물었다. 그는 “코끼리가 길하지 않나요?”라고 간단히 답했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중국에서 ‘샹’자가 들어간 간판을 단 영업점치고 안 되는 집을 거의 못 봤다.
글쓴이 김명신 님은 현재 KOTRA 상하이 코리아 비즈니스 센터 차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중국학을 전공했으며, 중국 런민(人民)대학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 2011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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