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떠오르는 CEO (50) 다이즈캉 컴센즈 대표

중국 최고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기업 만든 20대 CEO

‘바링허우’(80後). 1980년대 이후 출생한 신세대를 일컫는 중국어 표현이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자기주장이 강하며 개성을 중시한다.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이들은 사회적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신흥 소비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비즈니스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차세대 중국을 이끌어나갈 주력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1위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Social Network Service) 전문기업인 컴센즈(Comsenz・康盛創想)의 다이즈캉(戴志康・28) CEO. 그는 성공한 ‘바링허우’ 창업영웅 중에서도 단연 두각을 보이며 중국 청년들의 롤모델로 통한다. ‘창업영웅’ 하면 흔히 찢어지게 가난한 어린 시절, 여러 번의 실패와 재기, 귀인의 도움… 이런 상황을 떠올리지만 그에게는 ‘다른 스토리’가 있다. 좌절의 시기가 없지 않았지만 그는 자신이 잘하는 것을 시대의 트렌드에 접목해 성공한 경우다.

다이즈캉은 1981년 헤이룽강(黑龍江)성 다칭(大慶)에서 태어났다. 다칭은 중국 최대의 유전(油田) 지역으로 전국 생산량의 50%를 담당한다. 그는 아버지가 대학교수였고 일가친척 중에 교편을 잡은 사람이 여럿 있는 지식인 가정 출신이다. 이런 배경 덕에 어려서부터 컴퓨터와 가까이 지낼 수 있었다고 한다. 286부터 586 프로세서까지 업그레이드하면서 프로그래밍 기술도 날로 높아졌다. 초등학교를 막 졸업한 1995년에 초보적이나마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다. 중고등학교 시절엔 각종 컴퓨터 기능대회를 휩쓸다시피 했다.

“부모님은 서구적인 분이셨습니다. 정해진 답을 요구하지 않고 무슨 일이든 스스로 찾아서 하도록 하셨죠. 끊임없이 배우는 노력과 일을 잘 마무리하는 능력을 강조하셨습니다.”

그는 2000년 명문 하얼빈공대에 입학했다. 주변에선 부러워했지만 정작 자신은 금세 실망에 빠졌다.

“저는 무엇이든 혼자 찾아서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대학의 낡은 교과서를 보니 무엇을 배우겠나 싶었습니다.”

성적이 좋을 리 없었다. 4학년 때까지 무려 15개 과목에서 낙제하는 통에 보충시험을 수도 없이 치른 끝에 간신히 졸업할 수 있었다. 2학년 때부터 프로그램 개발에 몰두하면서 사업가의 길로 나선 덕에 생겨난 ‘영광의 상처’다. 그가 처음부터 사업가의 꿈을 꾼 건 아니었다. 대학 입학 무렵 인터넷 붐이 일기 시작했다.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모르는 사람과 만나 정보를 주고받는 데 흥미를 느낀 그는 스스로 게시판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졌다.

“제가 개발한 인터넷 게시판에서 낯선 사람들이 서로 알게 돼서 친구가 되고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다면 참 멋지겠다고 생각했어요. 나중에 구직에도 큰 도움이 되고요.”


대학생 때 첫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프로그램 개발

대학 2학년 때인 1981년 그는 사실상 교문 밖으로 나온다. 월세 300위안짜리 방을 얻어 하루 15시간씩 컴퓨터와 씨름한 끝에 오래지 않아 첫 SNS 프로그램인 ‘디스커즈’(Discuz)를 개발했고 2002년 무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것이 현재 중국 1위 인터넷 게시판 서비스업체인 컴센즈의 모태다. 그는 2003년 디스커즈의 유료화를 선언한다. 디스커즈 사용자가 급증한데다 속도와 안전성에서 다른 유료프로그램을 압도한 상황에서 무료 서비스를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그때까지 무료로 사용하던 네티즌이 온갖 악플을 쏟아낸 것. 인격 모독에 가까운 욕설도 서슴지 않았다. 당시 내놓은 소프트웨어 유료화 가격은 500위안이었는데, 6개월 동안 단 한 개도 팔리지 않았다. 그 무렵 유혹(?)의 손길이 왔다. 연봉 30만 위안의 일자리 제의가 온 것이다. 온갖 비난에 시달리던 터라 안정된 길로 갈까도 생각해보았지만 그동안의 노력이 아까웠다.

“어차피 안 팔릴 것, 값이나 더 올리자는 생각에 2000위안으로 확 올려버렸습니다. 어느 날 홍콩에서 한 분이 저를 찾아와 디스커즈를 사겠다며 몇 가지 추가사양을 요구했어요. 시간이 얼마나 걸리겠느냐고 묻기에 1주일이면 된다고 했더니 믿지 않더라고요. 그러면서 1주일 내에 완성하면 3000위안에 사겠다고 했습니다. 해냈죠.”

자신감을 얻은 다이는 업그레이드 버전 개발에 몰두했다. 당시 유사 프로그램들이 무료로 나돌았지만 속도와 용량 면에서 형편없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사용자들을 한데 묶을 수 없었던 것이다. 2003년 10월에 나온 디스커즈의 뉴버전은 잘 팔렸다. 몇 달 후 그는 50만 위안을 손에 쥘 수 있었다.

그는 2004년 대학 졸업과 함께 베이징 중관춘(中關村)으로 날아와 컴센즈(Comsenz・康盛創想)를 설립했다. 자본금은 헤이룽강에서 번 50만 위안. 1인 회사로 출발한 탓에 설립과 등록에서부터 온갖 어려움을 겪었지만 정작 힘들었던 것은 그 다음 단계였다.

“작은 사무실에 전화기 2대를 놓고 시작했습니다. 한쪽 전화로는 사장이라고 말하고, 다른 전화로는 마케팅 담당직원이라고 대답했죠. 1인 회사라면 우습게 볼까 봐요(웃음).”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직원 채용이 급선무였다. 처음엔 한 달에 10여 차례 면접을 보고 그중에서 한두 명을 뽑을 정도로 신중을 기했다. 기술에 기반을 둔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인재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컴센즈의 직원은 200여 명. 이 가운데 80%가 프로그래머다.

중국의 인터넷 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성장전망이 날로 커지자 투자도 줄을 이었다. 미국의 대표적인 벤처투자회사로 구글과 애플에 투자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낸 세쿼이아 캐피탈(Sequoia Capital), 모닝사이드 벤처(Morningside Ventures)는 물론 세계 최대의 검색엔진 구글(Google) 등 해외 정상급 펀드와 기업들의 투자액이 1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회사 자산이 1억 위안을 훌쩍 뛰어넘었고 개인 현금자산만도 2000만 위안에 달한다.

중국에선 그를 중국 인터넷 산업을 성장시킨 10대 인물로 꼽는다. 다이즈캉의 스토리는 마이크로소프트나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창업과 성장과정을 떠오르게 한다. 대졸 청년실업률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중국에서 그는 이제 창업은 물론 취업 상담사로도 명성을 쌓고 있다. 그가 후배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실패나 성공은 다른 사람의 경험을 복제할 수 없습니다. 저는 대학에서 제가 진정 배우고 싶었던 것을 배울 수 없었기에 학교를 멀리했지만, 이런 방식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는 없어요. 먼저 자신의 관심 분야를 아는 것이 중요해요.”

그가 전하는 성공 방정식은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에 용기와 고집을 가지고 매진하는 것이다. 그는 “중요한 것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잘하는 것”이라며 “마치 마라톤처럼 지금 내게 중요한 것은 바로 발 아래의 길이지 멀고 먼 종점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처음엔 작은 목표를 세우고 달성한 후에 조금 더 큰 목표를 지향한 것이 오늘의 그를 있게 했다. 그의 성공은 입시위주 교육에 찌들고 판에 박힌 길을 가는 우리 젊은이에게 뚜렷한 메시지를 던져준다.
글쓴이 박한진 님은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중국정치경제학을 전공한 후 중국 푸단(復旦)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마쳤습니다. 저서로는 《10년 후 중국》 《박한진의 차이나 포커스》 등이 있고, 중국 및 한국 동시 베스트셀러인 《화폐전쟁(貨幣戰爭)》 1, 2편 한국어판을 감수했다. 한중 사회과학학회 이사이며 KBS 라디오 〈박경철의 경제포커스〉 〈성기영의 경제투데이〉 등에서 중국 경제를 해설하고 있다.
  • 2010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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