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떠오르는 CEO (45) 사진동호회에서 출발한 쇼핑 중개 IT 기업 ‘리바왕’ 쉬상타오 총경리

풀뿌리 기업의 장점을 살리겠습니다

쉬상타오 총경리와 회사 창업 초창기 팀.
“우리 회사의 장점은 ‘차오껀(풀뿌리)’ 회사 특유의 응집된 팀워크예요.”

‘차오껀’은 중국에서 최근 몇 년간 유행한 단어다. 직역하면 ‘풀뿌리’라는 뜻으로, 평범한 사람이 스타로, 유명 기업가로 성공한 것을 가리킨다. 일반인이라도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 말이기도 하다.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신흥 IT 기업인 리바왕(liba.com)은 평범한 사진동호회 회원이 모여 창업한 작은 회사지만, 지금은 ‘가정용품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IT 회사’ 1위로 우뚝 섰다. 주로 실내 인테리어 건자재 용품, 결혼식 관련 서비스, 유아용품 분야의 공급상과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인터넷 중개 서비스를 제공한다.

리바왕 창업 멤버 세 명 가운데 한 명인 쉬상타오 총경리는 중국 명문 대학인 저장대학 컴퓨터학과를 졸업하고, 중국 IT 대표기업 FOUNDER사의 엔지니어로 일했다. 당시 쉬 총경리가 가입한 사진동호회는 그의 인생에 일대 전환을 가져온 계기가 됐다. 2002년 사진동호회의 절친한 동료였던 지금의 창업 파트너가 집을 장만하고 인테리어를 시작하면서 큰 골치를 앓았다. 중국의 아파트는 시멘트 바닥상태로 분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주택 구매자가 바닥재, 수도관에서부터 주택과 관련된 모든 자재를 구입해 직접 실내장식을 해야 한다.

“꿈에 그리던 집을 장만해서 인테리어를 하다 보니 문제가 많았어요. 인테리어 자재 가격도 천차만별이고, 품질과 A/S도 보장되지 않다 보니 잘못된 제품을 구입한 경우도 허다했죠. 어떻게 하면 질 좋은 제품을 안전하게 구매할 수 있을까, 고민과 경험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회원들의 관심을 끌게 됐습니다.”


동호회 회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소비자의 수요는 많은데 시장이 공백상태였던 것. 회원들과 인테리어 자재를 공동구매하면서 공급상들과 가격은 물론, 품질과 A/S도 협상할 수 있게 됐다. 동호회 회원들의 지지 속에 쉬 총경리는 2003년 ‘리바왕’을 창업했다. 창업할 당시 자금도 경험도 부족했던 그. 게다가 전공분야인 기술 엔지니어라는 전문직을 버리고 새 길을 개척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다행히도 창업은 시작부터 순조로웠다.

“제가 이 분야 전문가가 아닌데도 지금까지 잘 이끌어 올 수 있었던 것은 ‘소비자의 이익’을 가장 소중히 여겼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불편함을 몸소 경험한 소비자였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소비자의 이익을 가장 우선시합니다

2006년 개최된 건자재 전시회.
리바왕은 2600여 개 브랜드와 협력하고 있으며, 회원 수는 300만 명을 넘어섰고, 1일 페이지뷰는 1000만 건에 달한다. 2008년 매출액은 15억 위안(한화 27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0% 성장했으며, 2009년에는 2008년의 두 배인 30억 위안(한화 54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리바왕’이 쾌속 성장을 이어가도 초심은 그대로다. 회원 입장에서 편리하면서도 저렴하고, A/S가 보장되는 제품을 사도록 도와주는 것. 그렇게 함으로써 업체와 회원들이 모두 이익을 얻게 하는 것이 바로 ‘리바왕’의 목표다.

‘리바왕’의 대표 사업은 인테리어 관련 건자재 용품과 결혼식장 예약, 웨딩 촬영, 피로연장 예약 등 결혼식 관련 서비스다. 인테리어 건자재는 워낙 복잡하고 표준화되어 있지 않다 보니 그만큼 서비스가 가미될 부분이 많다.

“고객이 구입하는 건 제품이 아니라 ‘서비스’예요.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절실히 원하죠. 공급상과 소비자 사이 소통이 어려운 부분을 우리가 중간에서 명확히 짚어내며 다리 역할을 하고 있어요. 또 콜센터를 운영하면서 인테리어 과정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을 컨설팅하고 있습니다.”

결혼 관련 서비스는 인테리어 서비스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대부분 결혼을 앞두고 집을 장만하면서 인테리어를 하기 때문.

“결혼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고객의 요구 수준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서비스 기대 수준은 높은데, 표준화가 되어 있지 않다 보니 ‘리바왕’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우리 회사의 인터넷 플랫홈을 통해 자연스럽게 업체와 소비자가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된 거죠.”

웨딩박람회.
‘리바왕’의 꿈은 ‘소비자와 기업의 성장을 돕는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우리의 도움으로 공급상도 성장하고, 소비자도 믿을 수 있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면 일석이조죠.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품질입니다. 업체의 신용이 결국 우리의 신용이 되기 때문이죠. 광고와 실제 서비스가 일치하지 않을 때는 거래를 즉시 중지합니다. 업체도 ‘리바왕’을 통해 소비자와 더 가까이 접촉하고, 소비자 수요에 맞춰 서비스 혁신을 합니다.”

리바왕의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이 분야에서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 고객은 대중 시장을 겨냥한 중산층 고객입니다. 아직 경쟁 상대라고 할 만한 회사는 없지만, 앞으로 시장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적응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현재 ‘리바왕’은 상하이의 성공적인 경험을 기초로 베이징・항저우・난징・쑤저우・우씨・닝버 등 다른 지역으로 제2, 제 3의 ‘리바왕’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중국 토종기업도 타 지역으로 진출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한다.

“지역 공급상을 일일이 만나러 다니는 것이 쉽지 않아요. 게다가 지역별 취향이 각기 다른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는 것은 단순한 영업 확장이 아니라 새로운 회사를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민영기업과 달리 풀뿌리 기업을 운영하면서 성장통도 있었다. 쉬 총경리가 내로라하는 IT 기업 엔지니어직을 버리고 창업했을 때 그의 월급은 2000위안이었다. 생활비가 모자라 가장 아끼던 카메라까지 팔아야 했고, 당시 대학원생이던 부인의 장학금 1만 위안으로 생활을 이어갔다. 총경리가 된 지금 그는, 자신은 리더가 아니라 팀원의 한 명이라고 말한다.

“풀뿌리 기업 CEO와 민영기업 사장과는 많이 다릅니다. 민영기업 사장은 돈, 부를 추구하지만, 우리는 돈이라는 결과물보다는 회사를 꾸려가는 과정을 훨씬 중요하고 재미있게 생각합니다.”

출발점이 다르다는 풀뿌리 기업 평민 CEO, 그러나 그의 꿈에는 한계가 없다.

“생각하는 것만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요. 꿈의 크기와 깊이가 그 꿈의 열매를 결정짓는 씨앗과 같죠. 그 꿈을 품을 수 있고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 그것이 바로 꿈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믿어요.”
글쓴이 김윤희 님은 현재 KOTRA 상하이 KBC(코리아비즈니스센터) 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화여자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통번역 석사를 전공했으며, 중국 푸단(復旦)대학에서 박사 과정 중이다. 《상하이-놀라운 번영을 이끄는 중국의 심장》을 썼다.
  • 2010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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