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떠오르는 CEO (32) 리위에칭 '텐이도서' 총경리

맞춤식 서점 선보인 교수 출신 CEO

글로벌 금융위기가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정부가 4조 위안에 달하는 초대형 내수경기 부양책에 이어 수출진작책을 긴급 처방으로 내놓았으나 금융위기는 실물경기침체로 급속히 옮아 가고 있는 상황이다. 올 상반기에만 6만 7000여 개의 중소기업이 자금난과 수출부진에 도산했다. 지난 11월 원자바오 총리는 위기에 직면한 저장성 민영기업을 시찰하면서‘3일을 생각하라’며 힘을 북돋웠다. “어제를 되돌아보며, 개혁개방 30년간 이뤄 낸 성과에 대해 믿음을 잃지 말자. 오늘을 붙들고 용감하게 어려움을 극복해 내자. 내일을 바라보며, 미래 발전을 준비하자.”

원자바오 총리의 ‘3일을 생각하라’는 말처럼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하는 지식전도사가 있다. “한 나라와 민족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힘도, 피부색도 아닙니다. 바로 지혜입니다. 지식을 쌓고 지혜를 얻기 위해 부단히 공부해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텐이도서’의 리위에칭 총경리. ‘텐이도서’는 중국 최초이자 유일한 경영전문 도서 회사다.

그는 “계획경제 체제에서 중국은 많은 것들을 잃었죠. 부지런히 지식을 흡수하여 그 공백을 메워야 합니다”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전직 교수인 그는 14년 전 중국 최초의 글로벌 비즈니스 스쿨인 CEBIS(중국유럽국제경영대) 중국측 창립멤버 3인 가운데 한 명이다. CEBIS는 2007년 전 세계 MBA 랭킹 11위를 차지했다. 리 총경리가 교수직을 그만두고 CEBIS 창립 협상에 나선 건 학생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내에서 선진 경영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교를 설립하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이라는 신념 때문이었다. 중국-EU의 국가급 프로젝트인 CEBIS는 2년간의 힘겨운 협상을 거쳐 1994년 창립됐다. 오늘날 중국의 화려한 경제성장 밑바탕에는 글로벌 경제와 경영 흐름을 읽을 수 있는 CEBIS의 우수 인재들이 있다는 평가도 있다. 리 총경리는 주말과 휴가를 반납하고 교육 프로그램과 씨름하며 30대를 CEBIS에서 보냈다고 한다.

중국 최초이자 유일한 경영전문 도서 회사 ‘텐이도서’.
“제가 한 일은 지식상품 홍보와 전파였어요. 모든 직원이 MBA를 하면 좋겠지만, 회사에서 다 지원할 수는 없죠. 가장 광범위한 지식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이 바로 책이라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조직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관리층에 의존하면 안 됩니다. 더 많은 경쟁력은 조직 전체의 지혜에서 나오기 때문이죠. 필요한 지식, 정보 흡수를 위한 독서는 아주 중요합니다.”


전문경영인에게 맞춤형 도서 리스트 제공

텐이도서는 전문경영인을 대상으로 한 경영전문 도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2003년 설립된 첫 해에 바로 적자를 면했고 그 다음 해에는 100% 성장했고, 지금은 40~50%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회원제를 실시하고 있는 텐이도서는 매달 고객관리 매니저가 회원사에 엄선된 추천 도서 리스트를 제공하고, 주문된 도서를 10%의 서비스 수수료를 받고 배달한다. 인터넷 서점이 할인경쟁에 나서는 마당에 오히려 역으로 10%의 추가 서비스료를 받는 것이 의아했다.

“일반 회사는 돈을 벌기 위해 책을 할인 판매하죠. 그러나 저희는 가치 있는 지식을 제공하기 위해 10%의 부가가치 서비스료를 부가했습니다. 우리는 기업이 변화에 적응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살아 있는 지식을 제공하는 것을 사명감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매년 세 차례 정기적인 경영 포럼을 개최하고, 개별 회원기업별 맞춤형 도서 리스트도 제공한다. 또한 ‘고객관리 매니저+서점+인터넷’이라는 트라이앵글 마케팅 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풍요 속의 빈곤’처럼 넘쳐나는 지식과 정보 가운데 정작 필요한 정보는 찾지 못하는 전문경영인에게 텐이도서는 믿을 만한 지식검색 엔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재 텐이도서 회원사는 900여 개로 이 가운데 60% 이상이 IBM, MS, 인텔 등 귀에 익숙한 다국적 기업이다. 이 밖에 30% 이상인 중국 민영기업에는 하이얼, 썬텍 등 중국내 굴지 기업들이 포함되어 있다. 텐이도서는 100여 개 출판사와 협력하고 있으며, 중국 10대 비즈니스 스쿨에 서점을 개설해 놓고 있다. 상하이 외에도 베이징, 쑤저우, 창샤, 선전 등에 지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호주 Think Global Consulting 방문.
텐이도서의 추천도서 리스트는 ‘지식농축기’로 비유되기도 한다.

“한 분기에만 전 세계에서 1000여 종의 경영서적이 발간됩니다. 이 중 자기에게 적합한 책을 찾기는 마치 바다 속에 빠뜨린 바늘을 찾는 것만큼이나 어렵죠. 매월 20여 권과 분기별 80여 권의 ‘추천 도서 리스트’는 지식의 바다를 ‘수영장’으로 압축해 놓는 것과 같아요. 이 ‘지식수영장’에서도 여전히 책을 고르기가 어렵다면 1:1 맞춤식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요.”

하이얼 그룹의 장루이민 총재 등 국내 유수기업 총재의 서재가 바로 텐이도서의 추천 도서 리스트 ‘작품’이라고 한다. 회원기업 간 비공식적 교류의 장을 제공하며, ‘최근 모 기업이 조직개혁에 대한 책을 많이 본다’는 간접정보를 통해 회원기업 간 건강한 긴장감을 유발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어머니 빼고는 모든 것을 복제하는 나라’라고 할 정도로 짝퉁의 천국이다. 텐이도서의 급성장을 모방한 ‘짝퉁 텐이도서’기업도 생겼다. 하지만 그는 “혁신이란 누구나 모방할 수 있는 게 아니죠. 모방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축적된 지식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겠죠”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하버드 출판사 방문.
CEBIS 경영 초기에 주요 학생은 다국적 기업 직원들이었으나, 이제는 중국 본토기업 직원들이라며 텐이도서가 지향하는 것도 더 많은 중소기업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경제가 튼튼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민영기업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예전에는 민영기업들이 그저 ‘끈기’하나로 성장한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다릅니다. 바로 이러한 기업들에게 든든한 ‘지식등대’가 되어야겠죠.”

중국에는 “배가 작으면 뱃머리를 돌리기 쉽다”라는 말이 있다. 리 총경리는 조직의 가벼운 몸집과 빠른 기동성은 신속히 변화에 적응하는 데 큰 장점이 된다며 강조한다.

“지식전도사의 사명과 방향이 정해졌으니, 이제 시장점유율을 더 높여서 더 많은 중국기업에게 지식을 전파하고 싶습니다. 교수에서 CEO, 걸친 옷만 바뀐 것뿐이지 제 삶의 일관된 가치관은 변함이 없습니다. 바로 지식을 전파하는 것이죠.”
글쓴이 김윤희님은 현재 KOTRA 상하이무역관 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화여자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통번역 석사를 전공했으며、 중국 푸단(復旦)대학에서 박사 과정 중이다° 《상하이-놀라운 번영을 이끄는 중국의 심장》을 썼다°
  • 2009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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