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인터뷰 | 일본 최고의 장인 (27) 닥터 나카마쓰 국제창조학자

우리 시대 최고의 발명왕

사람들은 그를 세기의 괴짜 과학자라고 하기도 하고, 에디슨을 뛰어넘는 발명가라고도 한다. 지난 6월 26일 80세를 맞은 국제창조학자 닥터 나카마쓰. 에디슨이 일생 동안 발명한 발명품 1093개보다 3배가 넘는 3358개를 세상에 내놓았다. 자고 일어나면 발명품이 늘어난다는 그. 컴퓨터 보조저장장치인 플로피디스크를 세상에 내놓은 사람이 그다. 하드디스크, 엑스레이 사진 필름, 팩시밀리, 디지털 시계, 등유 펌프 등도 그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전 세계인이 알게 모르게 그의 발명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세계천재회의 의장이기도 한 그는 스스로를 천재라고 부른다. 미국과학학회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과학자’ 5인 가운데 유일하게 생존한 인물이기도 하다. 세계발명콘테스트에서 11년 연속 그랑프리 수상이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세웠고, 지난 2005년에는 ‘IG노벨상’ 영양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하기도 했다. 그의 이력은 A4용지로 100장을 써도 부족할 정도다.

그의 이름 앞에 붙은 ‘박사’라는 수식어는 그의 지식이 해박하다 하여 붙은 것이지만, 실제로 공학ㆍ법학ㆍ의학ㆍ이학ㆍ인문학 분야에서 5개의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일본 사람들은 현대 문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으로 에디슨 다음으로 그를 뽑았다. 전화를 발명한 벨, 비행기를 발명한 라이트 형제보다 앞선다.

도쿄의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한 그의 주거형 연구실 ‘닥터 나카마쓰 하우스’를 찾았다. 집 앞 거리가 ‘나카마쓰 스퀘어’, ‘나카마쓰 스트리트’라 명명되어 있는 터라 찾는 데 그다지 어려움은 없었지만 안으로 들어가는 게 쉽지 않았다. 플로피디스크 모양을 한 현관문에서 벨을 눌렀더니 인터폰에서 이곳은 현관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우여곡절 끝에 20도 정도 기울어진 통로를 지나 겨우 ‘입성’에 성공했다. 겉에서 보기에 3층 건물인데 안으로 들어가 보니 7층 구조다. 황금색 천장에 빨간색 카펫이 깔린 연구실. 책상 위엔 자료더미가 어지러이 쌓여 있고, 화이트보드에는 어려운 수식이 빼곡하다. 손등에 휴대전화를 장착한 오른손으로 악수를 청한다. 휴대전화를 왜 손등에 차고 있느냐고 묻자, “이거 내가 발명한 건데, 전자파를 피하기 위해 심장에서 가장 멀고 적절한 곳을 찾다 보니 손등이 되었어요”라고 설명한다.

“이 집도 내 발명품이에요. 독자적인 내진설계와 비행기 구조 설계법으로 지었어요. 보다시피 기둥이 없지요.”

2005년 완공한 ‘닥터 나카마쓰 하우스’는 그가 직접 도면을 그리고 현장 감독까지 했다. 설계 10년, 시공 3년, 총 13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만든 그의 역작 가운데 하나다. 공사비만 30억 엔(약 300억 원)을 들였다 한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자가발전 시스템이 가동되고, 건물 외벽에 우주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는 패널을 설치해 흡수한 에너지로 발전해 냉난방으로 쓴단다. 출입구에 설치한 풍차는 바람 없이도 회전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밤낮 없이 돌면서 전기를 만든다.


발명은 인간에 대한 사랑에서 나옵니다

5세 때 고안한 비행기자동중심안전장치를 들고.
그는 유년 시절부터 남달랐다. 다섯 살의 나이에 비행기에 사용되는 ‘비행기자동중심안전장치’라는 세계적인 발명품을 내놓았다. 모형비행기를 멀리 날리고 싶던 소년은 비행기의 중심을 유지하면 더 멀리 날아간다고 생각했다. 그 방법을 찾기 위해 골몰하다 처마 밑에 달린 풍경이 바람을 받아 흔들리는 원리에서 힌트를 얻었고, 그것이 세기의 발명품이 된 것이다.

이외에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그의 발명품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열네 살에 발명한 등유 펌프에 이어 CD, 연료전지, 우주에너지 전환장치, 물을 자동차 연료로 변환하는 장치, 전력 소비를 30%나 줄이는 라이트, 3배나 빨리 걸을 수 있는 플라잉 슈즈, 바람 없이도 발전 가능한 풍차 ‘라이브인 도어’, 디지털 표시기기, 비행기 공중살포기 등등.

대학을 졸업하고 조부가 총수로 있던 미쓰이 물산에 입사한 그는 항공기 사업 분야에서 일했다. 다양한 발명품을 내놓으며 미쓰이의 발명왕으로 명성을 떨치던 그는 1957년 ‘나카마쓰 코프 주식회사’를 설립해 독립했고, ‘통산성 장려벤처기업 1호’에 선정되면서 일본에 발명가라는 직업을 확립시켰다. 1979년 세계발명상을 수상하면서 주목을 받았고, 1980년에는 세계발명콘테스트에서 그랑프리를 획득했다. <뉴스위크>지는 한 시간에 1만 달러의 가치가 있는 ‘세계 12걸’에 일본인으로서는 그를 유일하게 선정했다. 그는 하나의 발명품을 세상에 내놓을 때까지는 어머니가 인고의 세월을 거쳐 생명을 잉태하듯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가 발명한 플로피디스크들.
“발명품이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최소 10년의 숙성기간이 필요합니다. 간단해 보이는 골프채도 10년이나 걸렸고, 플로피디스크는 25년, ‘리보티 이론’은 35년이 걸렸지요.”

‘리보티 이론’은 2005년 IG노벨상을 수상했던 이론이다. 35년간 자신의 식생활에서 32개 항목을 분석해 어떤 요리가 머리를 좋게 하고 수명을 길게 하는지 55종류의 요소를 발견해 정리한 것. 그는 종종 에디슨과 비교된다. 생각한 모든 것을 발명했다는 에디슨도 다이아몬드와 진주만은 만들지 못했다고 하는데, 그에게 발명하지 못한 게 있는지 물었다.

“못 만든 건 아직까지 없습니다. 네버 기브 업! 포기하면 실패로 끝나지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한순간의 시행착오에 불과한 거지요.”

그의 발명 노트에는 발명의 토대를 이루는 5층 탑이 있다. 기반이 되는 1층은 마음이고, 2층은 건강한 육체, 3층은 끊임없는 학습, 4층은 다양한 경험, 5층은 불굴의 발명정신이다.

“발명의 기본은 사랑입니다. 사랑하는 어머니가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들어 드린다는 마음, 이 절실함이 위대한 발명을 이끌어 냅니다.”

14세 때 발명한 등유 펌프.
일본의 모든 가정에서 구입할 정도로 어머니들의 사랑을 받은 등유 펌프. 이 등유 펌프는 추운 날 허리 굽은 어머니가 등유를 부으면서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발명한 것이다. 그는 “저의 발명의 어머니는 102세에 작고하신 우리 어머니입니다”라고 말했다.

“세 살 때부터 어머니에게서 물리ㆍ과학ㆍ수학ㆍ영어ㆍ국어를 배웠어요. 책상에서 떨어뜨린 지우개를 찾는 저에게 ‘열역학의 법칙’을 가르쳐 주셨죠.”

그는 자기관리에도 철저하다. 80세가 됐지만 새벽 4시에 잠들어 오전 8시에 일어나고, 1일 1식에 하루 800~1200kcal 섭취를 철저하게 지킨다. 또 초등학교부터 대학 졸업 때까지 지각이나 결석을 해본 적이 없단다. 동경대학 2학년 때 대설로 가슴팍까지 눈이 쌓여 모든 교통수단이 마비되었지만, 그는 새벽 4시에 일어나 7시간 동안 눈길을 걸어서 등교한 일화는 유명하다.

자칭 천재이지만 그는 자신을 돕는 100명 가까운 스태프의 말에 항상 귀를 기울이고 판단 재료로 삼는다고 한다. 그에게 창조적인 삶을 위한 메시지를 청하자 한마디로 외쳤다.

“항상 어려운 길을 택하라!”
글쓴이 염동호님은 경희대를 졸업하고 일본 호세이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NHK 국제방송국, 닛케이 라디오 캐스터로 활동 중이며《아시아의 금융위기와 시스템 개혁》(일본서적·편저)을 썼다.
  • 2008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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