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블로그 서비스 ‘티스토리’를 만드는 사람들

자유로움과 상상력이 우리 힘이죠

사진 김선아
왼쪽부터 송준상, 신선영, 조현지 씨.
자신의 관심사와 생각을 일기나 사진, 동영상 등으로 자유롭게 표현하고, 이를 다른 네티즌과 공유하는 블로그. 1997년 처음 등장한 블로그는 1인 미디어로 자리 잡으며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도 네티즌의 공감을 얻으면서 스타로 부상하는 블로그 시대. 블로그 춘추전국시대에 새롭고 자유로운 형식의 블로그로 화제를 모으는 곳이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티스토리’.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전문 블로그 서비스 티스토리의 급성장으로, 다음 블로그와 티스토리의 순수방문자를 합할 경우 네이버 블로그를 앞질러 ‘블로그 왕국’ 네이버를 위협하고 있다. 네이버 등 포털 블로그에서 ‘맛을 들인’ 블로거들이 전문 블로그로 옮겨 가는 사례가 늘고 있어 티스토리의 성장은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 티스토리 팀이 둥지를 튼 홍익대학교 홍문관 14층을 찾았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스타벅스 못지않은 카페테리아. 오래된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빨간색 쓰바루 밴이 그 앞에 서 있었다. 놀이터처럼 꾸민 이곳에서 티스토리의 활력이 느껴졌다.

티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은 모두 일곱명. 그들에게 티스토리가 화제를 만들며 약진하는 이유를 물었다. 티스토리 팀의 신선영 씨는 “좀 더 자유롭게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서비스가 블로거들에게 매력적인 것 같다”고 했다.

“기존 여느 포털 블로그에서 사용하는 도메인 형식은 ‘blog.daum.net/XXX(가상주소), blog.naver.com/XXX(가상주소)’이죠. 블로그를 제공하는 기업 이름이 주소에 표시되지만, 티스토리는 ‘XXX.tistory.com(가상주소)’처럼 티스토리 블로그임을 나타낼 수도 있고, ‘www.XXX.com(가상주소)’처럼 일반 홈페이지같이 만들 수도 있지요. 블로그의 얼굴인 스킨(블로그 배경과 콘텐츠 박스 등) 디자인을 사용자가 직접 제작하게 해 블로거에게 ‘나만의 공간’을 가졌다는 생각을 하게 하지요.”

블로거가 생산한 콘텐츠의 권리를 철저히 지켜 주는 것도 호응을 얻는 원인. 처음 콘텐츠를 만든 사람의 저작권을 지켜 주기 위해 콘텐츠가 공유될 때마다 그 경로를 표시하는 ‘콜백’ 기능을 제공한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블로그로 콘텐츠를 복사해 갈 때 원작자의 주소와 블로그 명이 떠 무단 복사를 할 수 없게 만든 것이다. 서비스형 블러그임에도 설치형 블로그의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설치형 블로그와 달리 개인 서버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 것과 동영상이나 사진 등 용량이 큰 콘텐츠를 마음껏 생산할 수 있게 한 것이 블로거들의 환영을 받았다고 한다.

| 티스토리 오프라인 초대장을 받은 블로거들이 티스토리 운영진에게 보낸 롤링페이퍼.


티스토리는 누구나 개설할 수 있는 블로그가 아니다.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존 회원을 보호하기 위해 초대장 제도를 도입, 기존 티스토리 블로거나 티스토리 오프라인 초대장이 있는 사람만 가입할 수 있다. 개설만 한 채 사용하지 않는 블로그를 최대한 줄이고, 전문 블로거들이 모여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공유하게 하기 위한 정책이다.

티스토리 팀의 송준상 씨는 “티스토리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주로 2000년 초 블로그가 처음 선보였을 때 ‘설치형 블로그’로 활동하던 20~40대까지 특정 주제에 전문성을 갖춘 학생과 직장인이 많습니다. 직접 블로그를 꾸미던 설치형 블로그 세대가 ‘나만의 공간을 만든다’는 향수를 찾아 티스토리로 온 겁니다.”

2005년 블로거 200명에게 초대장을 보내면서 시작한 티스토리 블로거는 현재 15만 명을 넘어섰다. 신선영 씨는 “인터넷 미디어 리서치 기업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포털을 포함한 인터넷 사이트 순위 100위 안에 티스토리 블로그가 20개 넘게 있다”면서 “콘텐츠 생산뿐 아니라 그 콘텐츠를 공유하는 사람들 역시 셀 수 없을 만큼 많다”고 한다.


직접 꾸미는 ‘나만의 공간’ 원하는 블로거들에게 인기

2005년(클로즈베타 서비스.정식서비스는 2007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티스토리는 2004년 개발된 ‘테터툴즈’라는 블로그 설치 및 운영 프로그램에서 출발했다. 신씨는 “2005년 이전까지는 ‘테터앤컴퍼니’라는 회사를 통해 오픈소스인 테터툴즈를 내려받아 사용하는 ‘설치형 블로그’였다”고 했다. 그는 “당시 블로거들 사이에서 재미있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서비스할 방법을 찾다가 포털을 통해 정식 서비스를 하자고 결정한 것이 티스토리의 탄생 배경”이라고 했다.

티스토리는 2005년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테터앤컴퍼니가 5대 5로 합작해 서비스형 블로그로 변신했다. 2007년에는 다음이 테터앤컴퍼니의 지분을 인수, 지금의 티스토리를 만든 것이다.

티스토리는 기획과 디자인, 개발 팀까지 합해 일곱 명이 꾸려 간다. 미니 팀으로 운영되다 보니 업무 양이 많다. 자연스럽게 야근도 많다. 신선영 씨는 “사람들에게 ‘일곱 명이 티스토리를 만든다’고 하면 ‘그럼 야근이 많겠네’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며 그럴 때마다 “‘네, 많아요. 근데 아직 살아 있네요’라고 대답하죠”라고 했다.

“일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티스토리 조직만큼 효율성이 높은 조직은 없습니다. 의사결정을 할 때 번거로운 문서작업이나 복잡한 결재가 없어요. 기획자나 디자이너, 심지어 개발자들까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핵심 내용만 그때그때 담당자에게 전하죠. 그럼 바로 작업에 들어갑니다. 쓸데없는 과정과 시간을 최대한 줄여요. 자유롭게 생각하고 일하는 게 우리 조직의 경쟁력입니다.”

티스토리 디자인을 담당하는 조현지 씨는 “우리 블로그를 사용한 사람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내올 때가 가장 좋다”며 “밤새우는 날이 많지만 그래도 즐겁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우린 정해진 틀도, 범위도 없는 실험적인 블로그입니다. 티스토리의 블로거들이 우리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자유롭게 블로그를 꾸며 가듯, 우리 팀도 남이 하지 않은 것이나 실험적인 블로그 기능을 만들 기회가 정말 많습니다. 이렇게 즐겁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아마도 티스토리를 성공시킨 힘 같아요.”

송준상 씨는 “티스토리의 분위기는 ‘안 된다’가 아니라 ‘그래 한번 해보지 뭐’입니다. 때로는 기획 팀에서 말도 안 했는데 디자이너나 개발 팀에서 ‘이거 해보자’며 몰래 만든 디자인이나 프로그램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죠. 때론 팀원 중 하나가 심심풀이로 만든 모델이 블로거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서 정식 서비스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티스토리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는 사람의 수보다 아이디어와 효율성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티스토리가 어떻게 성장하면 좋겠느냐고 물었다.

조현지 씨는 “사람들이 지금처럼만 사랑해 주고, 즐겁게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블로거들이 앞으로도 즐겁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계속 생산해 주면 그것만으로도 티스토리는 계속 성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 2008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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