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습관》의 저자 전옥표

‘마케팅 달인’의 비법 전수합니다

책 속에서 그는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이야말로 남을 이기는 가장 좋은 습관’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자신이 처한 환경을 불평하며 노력하지 않는 자는 삶의 주도권을 빼앗기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출간 2개월여 만에 23만 부가 팔리며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기는 습관》. ‘가는 곳마다 1등 조직으로 만든 명사령관의 전략노트’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이 자기계발서의 저자는 20여 년 동안 삼성전자에 근무하며 애니콜, 파브, 지펠, 하우젠 등의 마케팅 성공신화를 일군 전옥표 씨다. 그가 자신뿐 아니라 신화를 만들어 내는 조직의 성공 요인을 조목조목 분석한 것이 이 책의 인기 비결. 2006년 삼성전자 상무이사로 퇴직한 후 IT가전제품 전문 유통회사인 (주)에스에이엠티유 대표로 있는 그를 만났다. 그는 한 시간 전에 필자가 보낸 인터뷰 질의서를 들고 있었는데, 각 문항 밑에는 연필로 쓴 메모가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기자가 건넨 명함에도 무언가를 부지런히 메모했다.

“저는 말보다 쓰는 게 더 편하고 빨라요. 이전 회사에서 업무보고를 할 때면 집에서 글로 정리한 후 말로 옮기곤 했지요. 그러다 보니 언제 어디서든 메모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습니다. 명함에는 상대를 만난 날짜와 인상착의 등을 간단하게 메모해 놓지요. 그러면 기억하기가 쉽습니다.”

삼성전자에 있을 때 그는 ‘메모의 달인’으로 불렸단다. 길을 가다 스치듯 생각이 떠오르면 수첩을 꺼내 들었고, 책을 읽다 공감하는 부분이 있을 때는 밑줄을 긋는 것으로 모자라 수첩에 옮겨 적곤 했다. 조직경영 전문가이자 마케팅 전략가로 현장에 있으면서 느낀 점들 또한 고스란히 컴퓨터에 입력해 놓았다. 스물두 가지 마케팅 전략 및 조직경영 노하우를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이런 습관을 가져야 한다’는 내용으로 담아낸 이번 책은 일기를 쓰듯 성실히 메모해 놓은 기록의 산물이다. 경북 김천 읍내에서 20리를 더 들어가야 하는 산골에서 나고 자란 그가 삼성전자에 입사한 것은 국민대 행정학과를 졸업하던 해인 1983년 6월. 입사 전에는 국회에서 모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했다고 한다.

“공무원이셨던 아버님이 정치가가 되길 원하셔서 외교위원장 보좌관 생활을 잠시 했습니다만, 제 적성에는 맞지 않더군요.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차에 삼성 공채시험 공고가 나서 응시했지요.”

당시 삼성전자 월급은 23만 원. 공무원 5급 대우였던 의원 보좌관 월급이 70만 원이었던 터라 월급이 3분의 1로 뚝 떨어졌지만 미련 없이 사직서를 내고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하리라는 각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런 그가 입사한 지 얼마 안 되어 회사를 그만둘 생각으로 보따리를 싼 적이 있다.

“벌써 30년 전 이야기입니다. 하루는 부서 과장님이 퇴근 후 집에 가서 서류 양식을 깨끗이 그려 오라고 하더군요. 그때는 컴퓨터가 없던 시절이라 모든 보고서 양식을 일일이 자를 대고 펜으로 그려 사용했거든요. 집에 와서 아내와 함께 80장이나 되는 양식을 밤새도록 그렸습니다. 그러곤 다음날 아침 갖다 드렸더니 과장님은 ‘이것도 양식이라고 그려 왔느냐’며 제가 보는 앞에서 북북 찢어 버리더군요. 화가 나서 그 길로 짐을 챙겨 집으로 와버렸습니다.”

저녁 무렵 집으로 찾아온 과장에게 그는 회사를 그만두겠노라고 했다. 그러자 과장은 애정 어린 목소리로 “일부러 훈련시키려고 그런 것이니 참고 견디라”며 타일렀다. 그날 이후 그는 한 달 동안 같은 양식을 반복해서 그렸고, 어느 순간부터는 안 보고도 그리게 되었다. 또한 그 일을 계기로 그 과장과는 환상의 콤비가 되어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때 그를 혹독하게 조련했던 상사가 지금 파주시장으로 있는 유화선 씨라고 한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는 게 이기는 습관의 기본

“상사의 호통과 잔소리는 곧 애정의 다른 표현이라는 것을 일깨워 준 분입니다. 처음 그분 밑에서 일할 땐 ‘피도 눈물도 없는 분’이라고 원망도 많이 했습니다만, 얼마 지나지 않아 존경하게 되었고, 나중에 제가 상사가 되었을 때는 아끼는 후배들을 똑같은 방법으로 훈련시키곤 했죠.”

유화선 씨가 조직생활에서 살아남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면, 일하다 만난 일본 전자회사의 한 일본인 지인은 그에게 실전 마케팅의 기본을 체득하게 해주었다. 지금도 삼성전자 경쟁사인 도시바에 몸 담고 있는 임원이라 이름을 밝힐 수 없는 그 지인은 생산자가 아닌 고객 중심의 마케팅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해 주었다고 한다.

“그때 그분을 따라 열심히 현장을 돌아다니고, 통역 없이 대화하기 위해 밤새도록 일본어 공부를 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그분은 컵에 붙은 가격표 하나 가지고도 마케팅의 기본을 설명하곤 했습니다. 이를테면 가격표를 손잡이 부분에 붙여 놓으면 손님들이 컵을 들기가 불편하다는 식이었죠. 모든 걸 고객 관점에서 보는 분이었습니다.”

마케팅 분야에서 이미 한국보다 30년은 앞서 있던 일본을 따라잡기 위해 그는 일본어 회화 책을 달달 외웠고, 틈날 때마다 마케팅 관련 논문집을 읽고 또 읽었다. 그렇게 공부한 것들을 현장에 바로바로 적용, 해외 제품과의 판매경쟁에서도 이길 정도로 놀라운 성과를 내곤 했다. 그런데도 임원 승진 인사에서 번번이 미끄러졌다.

“주변 사람들 모두가 이번에는 내 차례라고 입을 모으는데도 탈락하곤 했죠. 그것도 전혀 주목받지 않던 또래 동료에게 밀리는 격이어서 속이 상했습니다만, 그럴 때마다 내가 아직 뭔가 부족해서 그럴 거라며 심기일전하곤 했죠.”

그는 개인적인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남을 원망하거나 탓하기보다는 자신에게 문제가 없었는지 점검하며 더욱 분발했다고 한다. 자신의 부족함으로 생기는 문제를 환경이나 조건 탓으로 돌리며 스스로를 위로하다 보면 한없이 나약해져서 결국은 인생의 낙오자가 되고 만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남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일한 그가 임원이 된 것은 2001년, 마케팅 팀장(전무급)이 되면서부터다. 그사이 승진 명단에서 누락될 때마다 여러 글로벌 기업에서 그를 유혹했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유를 물으니 싱겁기 그지없다.

“제가 ‘촌놈’이라 순진한 구석이 있습니다. 입사 이후 삼성을 떠나면 세상이 끝나는 것으로 알고 일했거든요. 이 회사는 회장 것이 아니라 내 것이라는 생각으로 살았습니다. 그러기에 승진에도 초연할 수 있었죠.”

책 속에서 그는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이야말로 남을 이기는 가장 좋은 습관’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자신이 처한 환경을 불평하며 노력하지 않는 자는 삶의 주도권을 빼앗기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수없이 많은 장애물을 만나게 됩니다. 그 장애물을 피하기보다는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도구로 삼았으면 합니다. 우리가 등산할 때 정상을 보면 너무 높아 언제 올라가나 싶지만 한 걸음 한 걸음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다다르지 않습니까? 너무 높아서, 험준해서 오를 수 없다고 예단하거나 속단하지 말고 일단 몸으로 부딪쳐 보십시오. 남의 얘기만 듣고 시도 자체를 포기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어린 나이지만 그가 존경하게 되었다는 가수 비가 한 인터뷰에서 한 말이 떠올랐다. ‘지금 자면 꿈을 꿀 수 있지만, 안 자면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라는 말이.

사진 : 이창주



▣ 단골 고객을 만드는 방법

● 죽으나 사나 메모뿐이다
고객의 명함을 받았을 때나 신상기록을 적을 때 인상착의나 특징적인 사항, 자신이 관찰한 것 등 특이 정보를 함께 메모해 둔다. 이렇게 정리해 둔 정보는 그냥 쌓아 두지 말고 계속 기억 속에 남아 있도록 데이터를 반복해서 확인하고 읽어 보는 것이 좋다.

● 이름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기억한다
고객의 이름은 기억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절대 기억되지 않는다. 의식적으로 고객을 기억하려고 할 때 이왕이면 고객의 이름과 상품까지 연결하여 기억하도록 해보자. ‘빨강색 가전제품을 좋아했던 ○○○고객’ 하는 식으로.

● 사후관리 없으면 단골도 없다
구입한 직후에만 반짝 연락하고 내내 아무 연락도 없다가 필요할 때만 다시 찾는 것으로 단골이 확보될 리 없다. 고객은 직원들보다 더 똑똑해졌고 이제는 유통이나 비즈니스의 편익을 선택할 폭이 훨씬 넓어졌다.

● 오실 때 단골은 가실 때도 단골이다
모든 고객을 무턱대고 다 관리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 전체 구매 고객 중 단골 고객을 구분하고 이 중에서 최고 등급의 VIP 고객을 분류해 대우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반적으로 신규 고객보다 기존 고객의 매출 기여도가 높다.

● 인간적인 접근에 더 감동한다
아이들의 생일이라든지 입학 정보 같은 것을 기억해 주면 단골로 잡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고객에게 가치 있는 주변 단서들을 기억해 주면 그 고객은 가장 자연스럽게 상대방이 자기를 알아준다고 판단한다.
  • 2007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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