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TV 드라마 여주인공 된 한국계 배우 문 블러드굿

헌신적인 어머니 덕에 여기까지 왔어요

1903년 첫 하와이행 이민선에 오른 후 미국 이주 100년을 넘긴 오늘, 한국계 후손들의 미국 안방극장 침투가 거세다. 〈올 아메리칸 걸〉의 마가렛 조를 필두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로스트〉 시리즈의 김윤진과 대니얼 대 킴, 〈키친 컨피덴셜〉의 존 조, 〈그레이 아나토미〉의 산드라 오 외에 찰스 김, 윌 윤 리, 린다 박, 에디 신, 스미스 조 등이 그들이다. 〈비버리힐즈 아이들〉의 린제이 프라이스도 어머니가 한국계다.

이들의 뒤를 잇는 신성이 또 나타났다. 지난 11월 15일 미국 현지에서 첫 방송된 ABC 방송의 새 시리즈 〈데이 브레이크〉의 여주인공 문 블러드굿. 〈데이 브레이크〉는 〈X파일〉을 성공시킨 제작자들이 다시 뭉쳐 제작한 범죄 스릴러물이다. 이 작품에서 그가 맡은 역은 흑인 형사(테이 디그스 분)의 매혹적인 여자친구 리타 셸턴이다.

한국인 어머니의 이목구비를 닮은 문 블러드굿은 한국인에게도 정감 가는 얼굴이다. 뛰어난 신체조건 때문에 인터뷰마다 그녀의 몸매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 <피플>이 선정하는 ‘가장 아름다운 사람 100인’, 미국의 유명 남성 잡지 〈맥심>이 뽑은 ‘화끈한 몸매 100’에 빠지지 않고 그의 이름이 오른다. 〈데이 브레이크〉와 함께 문 블러드굿의 인기가 치솟자 미국의 유명 연예 전문지 인터넷판은 그에 대한 장문의 인터뷰 기사를 보도했다. 기사 타이틀은 ‘〈데이 브레이크〉의 아름다운 문 블러드굿과 함께 깨어나라’.

한국인 어머니와.
극중 리타가 매일 아침 6시 18분에 깨어나는 것을 빗댄 제목이다. 문 블러드굿은 이 장면에서 란제리 차림으로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드러내 미국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 인터뷰에서 문 블러드굿은 가난한 이민자의 자녀로서, 또 혼혈로서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온 이의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기네스 펠트로 주연의 영화 〈슬라이딩 도어스〉를 좋아한다. 우연이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나는 내 운명을 바꿀 힘을 가지고 있다. 만약 운명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해도 나는 내 삶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싱어송라이터가 되려고 했고, 댄서와 모델로도 일해왔다. 배우가 된 지는 3년밖에 안 됐으니 연기는 나에게 새로운 분야다. 나는 배우로서 성장하고 있으며 이를 증명해 내고 있다”고 당당하게 대답했다.

남성 잡지〈맥심〉표지에 등장했을 때(왼쪽), 영화〈에이트 빌로〉.

한국인 어머니 그린 노래 만든 싱어송라이터로도 활약

문 블러드굿은 1973년 미국으로 이민 온 한국인 어머니 정상자 씨(65세)와 아일랜드와 네덜란드 혈통을 가진 백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173cm의 늘씬한 키에 조각 같은 몸매를 자랑하는 그는 미국 프로 농구 LA 레이커스 농구단의 치어리더로 활동하고, 전문 댄서로 커리어를 쌓을 만큼 뛰어난 춤 솜씨를 자랑한다. 그의 원래 꿈은 가수로, 폴 앵카와 함께 곡을 쓰며 싱어송라이터를 꿈꾸기도 했다. 어머니의 한스러운 삶을 담은 ‘아메리칸’, 13년 전 자살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은 ‘일요일의 자살’ 등 30여 곡을 작곡했다. 록 밴드 오프 스프링, 인기 가수 브랜디, 프린스 등과 공연하기도 했다.

그가 연기자로 첫발을 뗀 것은 2003년 미국 과학수사대의 활약상을 그린 CBS의 범죄 수사극 〈CSI〉에서 스트리퍼 역으로 출연하면서였다. 그 후 그는 단기간에 정상급 배우로 올라섰다. 2004년 〈내 생애 최고의 데이트〉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 후 지난해에는 〈우리, 사랑일까요?〉에 출연했다. 그리고 2006년 4월 국내에도 개봉된 프랭크 마샬 감독의 디즈니 영화 〈에이트 빌로〉에서는 여주인공 케이트 역을 맡아 열연했다. 올 1월 미국 전역에서 개봉하는 〈패스파인더〉에서는 콜럼버스가 미국에 도착하기 수백 년 전 아메리카 대륙을 무대로, 바이킹족과 사랑에 빠지는 인디언 여인으로 출연하는 등 주연급 연기자로 확고히 자리 잡아가고 있다.

여주인공을 맡은 드라마〈데이 브레이크〉.
할리우드가 주목하는 정상급 배우로 성장하고 있는 스타지만 그의 핏속에는 한국인의 소박한 온기가 흐르고 있다. 그는 어머니를 극진하게 모시는 효녀로 소문이 나있다. 세 살 때 부모가 이혼한 이래 언니 캐털린(31세), 어머니 정 씨와 함께 살았다. 성장기에는 혼혈로서 심적 갈등을 겪기도 했는데, 이를 훌륭하게 극복했고 어머니에게 효성이 지극한 딸이라고 한다. 어머니를 위해서라면 일까지 포기할 정도다.

지난 2000년 뉴욕으로 진출해 정상급 모델로 활동하던 그는 2001년 말, 자신이 쌓아온 것들을 모두 포기하고 LA로 돌아갔다. 어머니가 일을 하다 쓰러져 팔이 부러졌다는 소식을 접한 후 직접 간호하기 위해 망설임 없이 짐을 싼 것이다. 그의 어머니는 환경미화원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면서 자식들에게 헌신해 왔다. 무리한 노동으로 양쪽 어깨 근육이 파열되고 허리 수술을 받아야 하는 등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는 어머니였다. 내내 고된 생활을 해온 정 씨는 딸을 통해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셈이 됐다. 한 인터뷰에서 정 씨는 “누구에게도 아프다는 말을 하지 못한 채 쉬지 않고 일해 오늘에 이르렀다. 이제는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게 됐고,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라고 밝혔다. 얼마 전 그는 딸들로부터 벤츠를 선물 받았다.

강인하고 모성애 넘치는 어머니 밑에서 성장한 문 블러드굿은 평소 “불행한 한국 어린이들을 위해 뭔가 하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한국계 미식축구 스타 하인스 워드와 함께 혼혈아동 돕기에 나설 예정. 12월 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에서 열리는 혼혈아동 모임에도 참석했다.

남성 팬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문 블러드굿은 이미 ‘임자’ 있는 몸이다. 동료 배우 에릭 발포와 약혼, 결혼을 앞두고 있다. 에릭 발포는 TV 시리즈 〈식스피트언더〉로 유명해진 배우로 TV와 영화를 넘나들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188cm의 훤칠한 키와 개성 넘치는 마스크로 영화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 〈아메리칸 스윗하트〉 〈라이 위드 미〉 등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다. 가수로도 활동할 정도로 음악적 재능이 있어 문 블러드굿과 통하는 점이 많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일은 물론 사랑에도 열정적인 이 재능 많은 한국계 여배우의 활약상이 기대된다.

사진 : 연합뉴스
  • 2007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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