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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ssage | 잊지 못할 여정 – 태양의 마음으로

로스앤젤레스(下)

함께 내딛는 개척의 첫걸음

로스앤젤레스 서쪽 말리부에서 파랗게 빛나는 태평양을 바라본다. 이케다 다이사쿠 촬영 © Seikyo Shimbun
공생과 / 화락(和樂)의 보토(寶土)는 / 이곳이라며 / 모든 이가 생명의 / 꽃을 피워라

로스앤젤레스국제공항에는 전 세계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톰브래들리국제선터미널’이 있습니다. 도시의 얼굴이자 하늘 현관문에 붙인 이 이름의 주인공 톰 브래들리는 로스앤젤레스 최초 흑인 시장으로, 여성과 소수자들을 직원으로 적극 채용하는 등 다인종, 다민족을 잇는 가교 역할을 했습니다. 나는 1975년 로스앤젤레스시청을 예방(禮訪)한 뒤 2m가 넘는 대장부, 브래들리 시장과 여러 차례 만났습니다.

다른 인종과 만남을 의견 대립이나 충돌이 아닌 이해와 융합으로 이끌고, 약동하는 가치 창조의 힘으로 되살리는 이곳에는 존귀한 선인들의 기원과 투쟁이 있었습니다. 20년 전, 로스앤젤레스에서 처음 만난 미국 ‘인권의 어머니’ 로자 파크스 여사는 “인종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무엇일까요?”라고 묻는 여학생에게 이렇게 답했습니다.

“상대를 잘 이해하고 서로 다름을 최대로 존중한 다음, 공통점을 찾아내는 데 그 열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족과 문명, 모든 차이를 뛰어넘는 가장 큰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모든 사람이 인간으로서 평등하고, 가장 존엄한 생명을 가졌다는 점이 아닐까요.

1974년 내가 명문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에서 강연하며 언급한 내용도 ‘21세기는 생명의 본원에 빛을 비춰야 할 세기’라는 점이었습니다. ‘생명’이 있는 것은 태어나서 병, 노화와 싸우다가 반드시 죽음을 맞습니다. 고령 사회가 다가올수록 우리 모두가 직면할 ‘생로병사’라는 고뇌에 어떻게 맞서느냐가 더욱더 절실히 풀어야 할 과제가 됐습니다. 험난한 인생길도 다채로운 개성이 있는 벗과 함께 현명하고 사이좋게 격려하며 나아간다면 마음이 풍요롭고 밝아질 것입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만난 ‘현대화학의 아버지’ 라이너스 폴링 박사 그리고 ‘미국의 양심’ 노먼 커즌스 박사와도 21세기 인류가 가장 먼저 개척해야 할 과제는 생명과 생로병사라는 점에 대해 같은 의견을 나눴습니다.

보름달이 / 인류애로 / 찬연히

로스앤젤레스에서 벗과 함께 바라본 아름다운 보름달도 잊지 못할 추억입니다. 달이 차분히 가득 차오르듯 한 걸음 한 걸음 담담하게 앞을 보며 꿋꿋이 나아가는 데 소원만족(所願滿足)의 인생이 있지 않을까요.

우리 부부의 우인 중에는 보름달처럼 환한 웃음을 짓는 여성이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를 거점으로 법조계에서 활약하며 시민 리더로서 헌신한 분입니다. 이 여성은 어린 시절, 피폐한 삶을 사는 아버지와 떨어져 어머니와 둘이서 지냈습니다. 게다가 결혼을 약속한 남성의 괴롭힘에 시달려 뱃속에 잉태한 생명도 잃고 말았습니다. 그는 “아무리 학력과 지위, 지식과 부가 있어도 자신의 생명을 바꾸지 않는 한 참된 행복은 없다”고 통감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희망 넘치는 벗들과 서로 도우며 생명 존엄의 철학을 탐구했습니다. 그러자 전에는 용서할 수 없던 아버지를 간병하게 되고 마음을 나눠 인생을 안온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힘쓸 수 있게 됐습니다.

“자신이 인간혁명 하면 환경도 바뀝니다!”라고 말하는 이 여성은 어려움과 맞서 싸우는 벗에게 용기를 주고자 나날이 강성하게 도전하며 많은 청소년을 친자식처럼 돌봐줍니다.

“행복은 누군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직접 쟁취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정의의 깃발을 내걸고, 후회 없이 보름달처럼 대환희의 인생을 향해 나아간 여성의 단호한 신념입니다.

대지에서 / 솟아 나온 / 젊은이가 / 희망의 빛을 / 내뿜는 환희

캘리포니아 출신의 위대한 국민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1874~1963)는 “세계를 구할 수 있는 것은 대담함과 용기 그리고 전진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용기 있는 첫걸음은 미래 세대에 계승됩니다. 나는 미국에 보은하는 마음을 담아 미국소카대학교(SUA)를 창립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캠퍼스를 거쳐, 같은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오렌지카운티캠퍼스에서 그 지역과 함께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교직원들은 ‘SUA는 학생 중심의 교육기관’이라는 마음으로 세계 곳곳에서 모인 준영(俊英)을 소중히 훈도합니다. 학생들은 타인과 지역사회 그리고 세계를 위해 공헌하는 인생을 살자며 크나큰 정열을 불태워 열심히 배웁니다. 생명 존엄과 인간주의를 근간으로 한 지구 문명의 요람으로 빛나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감사하게도 전 세계 어머니와 여성들이 SUA 정신에 뜻을 같이해 깊은 정성으로 뒷받침해줍니다.

현지 사람들은 전통명절 등에 학생들을 집으로 초대해 격려해줍니다. 학생들은 그 단란함 속에서 뜻깊은 추억을 만들며 미국 생활문화를 흡수합니다. 대학 직원들은 긴 방학에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계속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정성 어린 식사를 자주 대접해줍니다. 캠퍼스 정비 등을 담당하는 직원 중에도 많은 학생에게서 각 나라의 ‘생생한 언어’를 배우며 거듭 마음의 교류를 나누는 사람도 있습니다. SUA 학생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움을 주는 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우수한 학력과 인격을 연마해 지역사회 그리고 세계로 당당히 비상합니다.

생명을 사랑하는 여성들의 마음은 캘리포니아의 드높은 하늘과 드넓은 바다처럼 크고 너그럽습니다. 우리 향학 영재들은 그 마음에 감싸여 새로운 개척의 첫걸음을 내딛습니다. 나는 내일로 나아가는 이 한 걸음과 더불어 ‘생명 존엄’과 ‘인간 공화’라는 희망의 빛이 더욱 확산되리라 확신합니다.

위대한 / 여성의 연대 / 생기발랄하게 / 희망과 행복의 / 미국 만세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SGI 회장은 세계 각국의 지성인과 대화하면서 세계 평화와 문화·교육 운동을 해오고 있다.
유엔평화상, 세계계관시인상 등을 수상했고, 대한민국 화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21세기를 여는 대화》(A. 토인비), 《인간혁명과 인간의 조건》(앙드레 말로), 《20세기 정신의 교훈》(M. 고르바초프), 《지구대담 빛나는 여성의 세기로》(H. 헨더슨) 등 세계 지성인들과 대담집을 냈다.
  • 2021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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