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pick

magazine 인기기사

topp 인기기사

daily 인기기사

당신의 마음을 훔친 영화人 〈20〉

콜린 퍼스 (Colin Firth)

남자의 품격

매튜 본 감독의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2015).
할리우드에 혜성처럼 등장해 〈아메리칸 뷰티〉(American Beauty, 1999)로 아카데미를 휩쓸었던 샘 멘데스 감독. 그가 갱스터 무비 〈로드 투 퍼디션〉(Road To Perdition, 2002)을 개봉할 당시, 주연인 톰 행크스와 폴 뉴먼을 미국 시카고에서 인터뷰한 적이 있다. 톰 행크스의 입담이 예상보다 훨씬 세다는 것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건 당시 만 77세이던 왕년의 스타 폴 뉴먼의 ‘꽃미모’였다. 〈내일을 향해 쏴라〉(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 1969) 이후 오랜 기간 로버트 레드포드와 함께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미남 스타였던 그는 팔순에 가까운 나이에도 여전한 광채를 발하고 있었다. 인터뷰 중 어느 미국 기자가 “나이 먹으니 뭐가 제일 좋은가?”를 묻자 그는 “나이 들어봐라. 늙으면서 좋은 거 하나도 없다”고 일갈하며 솔직한 매력을 뽐냈다.

연기자에게 외모는 중요한 요건 중 하나다. 외모에 따라 배역이 좌우되는 경우도 여전히 많다. 어린 시절의 귀여운 외모를 커서도 유지하느냐는 본인의 의지와 무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해리 포터〉 시리즈로 전 세계 팬들을 확보한 엠마 왓슨은 예일대 학생이 되어서도 그 미모를 유지했지만, 주연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연극 〈에쿠우스〉에서 역변의 모습을 드러내 적잖은 팬들을 실망시키기도 했다. 〈나 홀로 집에〉 시리즈로 돈방석에 올랐던 맥컬리 컬킨도 비슷한 경우다.


리암 니슨, 숀 코네리 그리고 콜린 퍼스

왼쪽부터 사이먼 랭턴 감독의 〈오만과 편견〉(1995). 비번 키드론 감독의 〈브리짓 존스의 일기 - 열정과 애정〉(2004). 톰 후퍼 감독의 〈킹스 스피치〉(2010).
리즈 시절의 미모를 중년이 되어서도 간직하고 있는 배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드물게도 20~30대 리즈 시절보다 더 아름답고 멋있어진 배우도 있다. 〈테이큰〉 시리즈를 이어가며 60대 액션 스타로 거듭난 리암 니슨은 젊은 시절의 사진으론 도저히 지금 모습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해진 사례다. 지난해 고인이 된 숀 코네리 또한 30대 중반에 찍은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The Spy Who Loved Me, 1977) 때보다 무려 20년 뒤인 〈더 록〉(The Rock, 1996) 때가 열두 배쯤 더 멋있다.

이처럼 나이 들어가면서 오히려 더 멋있어진 ‘복 받은’ 대표적인 배우가 바로 콜린 퍼스(Colin Firth, 1960~)다. 환갑을 넘긴 이 남자는 말 그대로 ‘꽃중년’의 향기를 산지사방에 흩뿌리고 있다. 중년 꽃미남 배우들은 가죽점퍼가 더 잘 어울리는 톰 크루즈, 브래드 피트 계열과 정장 슈트 차림이 멋진 조지 클루니, 키아누 리브스(〈존 윅〉 시리즈 내내 키아누 리브스는 넥타이까지 맨 정장 차림으로 격렬한 액션을 펼쳤다) 계열로 나뉘는데, 콜린 퍼스는 아마도 슈트가 가장 잘 어울리는 중년 남자 배우일 것이다. 187cm에 이르는 훤칠한 키가 그 효과를 배가시킨다.

콜린 퍼스의 매력은 특히 영국 신사 같은 품격에서 기인한다. 그리고 그 매력은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Manners Maketh Man)”라는 대사를 유행시킨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Kingsman: The Secret Service, 2015)에서 정점을 찍는다. 이 남자는 집안도 좋다. 영국 햄프셔주 출생으로, 어머니는 킹앨프리드칼리지(현 윈체스터대학교)에서 비교종교학을 가르치는 교수였고, 아버지는 같은 대학 역사학 교수로 지낸 교육자 집안이다.

일찌감치 연기에 뜻을 품고 단역에 출연하던 콜린 퍼스는 1995년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드라마로 옮긴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 키이라 나이틀리가 주연한 2005년 영화와 다른 작품)의 남자주인공 ‘미스터 다아시’를 맡으며 일약 영국의 연인으로 떠올랐다. BBC에서 방영한 이 6부작 드라마는 공전의 히트를 쳤고, 그 여세를 몰아 퍼스는 여러 영화와 연극, TV 드라마에 이어 출연했다.

특히 〈브리짓 존스의 일기〉 시리즈에서 차가운 성격이면서도 연인에게는 한없이 약한 남자를 연기하면서 국내외 여성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현대판 〈오만과 편견〉이라 부를 만한 이 작품 이후 퍼스는 ‘미스터 다아시’의 이미지로 정형화되는 것을 경계해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했다. 특히 구찌 전 수석 디자이너였던 톰 포드의 영화 〈싱글 맨〉(A Single Man, 2009)에서 동성 연인을 교통사고로 잃고 삶의 의미를 상실한 교수 역을 열연해 제66회 베니스국제영화제와 제63회 영국아카데미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콜린 퍼스의 매력은 그의 감탄스러운 연기력에서 화룡점정을 찍는다. 말을 심하게 더듬는 콤플렉스를 가진 영국 국왕 조지 6세 역을 맡은 〈킹스 스피치〉(The King’s Speech, 2010)에서 신들린 연기를 펼친 그는 영국·미국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의 남우주연상을 휩쓸고, 뉴욕·시카고·LA·런던 비평가협회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유수의 배우들을 배출한 ‘왕립셰익스피어극단(RSC)’ 출신답게 그는 캐릭터에 대한 풍부한 해석과 깊이 있는 연기로 스펙트럼이 넓은 역할들을 소화했다. 영화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언제입니까?〉(And When Did You Last See Your Father?, 2007)에서는 증오하는 아버지의 임종을 앞두고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는 아들의 심리를 특유의 섬세함으로 표현했고, 〈뉴욕은 언제나 사랑 중〉(The Accidental Husband, 2008)에서는 일면식도 없는 자에게 얼떨결에 약혼녀를 뺏긴 비운의 남자 역을 맡아 질투의 화신으로 변신했다.


〈킹스맨〉 고난도 액션 80% 소화

해리 맥퀸 감독의 〈슈퍼노바〉(2020).
콜린 퍼스는 프로 근성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생애 처음 찍은 액션영화 한 편으로 새로운 액션 히어로의 탄생을 알린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에서 그는 허리둘레를 1인치 줄일 정도로 체중을 감량했고, 성룡(청룽, 成龍) 전담 트레이너와 전 올림픽 메달리스트 10여 명과 함께 트레이닝을 해가면서 고난도 액션 장면의 80%를 직접 찍었다.

영화계 외부에서도 여러 상을 받았다. 영화·연극 무대에서 뛰어난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 영국 정부로부터 일반 3등급 훈장인 CBE(Commander of the British Empire)를 받았고, 이듬해는 ‘런던시 자유상’을 수상했다. 그는 환경 문제와 인권에 관심이 많아 관련 영화제나 행사에도 종종 참여한다. 2007년 영국에서 추방될 위기에 처한 콩고 난민들을 위해 구호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연기자로는 흠잡을 데 없는 콜린 퍼스지만 결혼생활에서는 살짝 아픔이 있다. 20년을 함께해온 이탈리아인 아내가 별거 기간 중 외도를 한 것이다. 두 사람은 결국 이혼했으나, 코로나19 이후 이탈리아에서 아내,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 2021년 08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독자팀)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