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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이 킹스맨으로 변신한 이유

‘쏘니’ 이전에 ‘차붐’이 있었다!

© EA SPORTS™ FIFA Online 4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하 호칭 생략)이 마치 영화 〈킹스맨〉 주인공을 연상케 하는 말끔한 블랙 슈트 차림으로 나타났다. 도도한 느낌의 검은 뿔테 안경까지, 영락없는 킹스맨 요원이다. 여기에 세련되고 중독성 있는 ‘브금’(BGM·배경음악)이 깔린다.

“이 전설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계속될 거야. 이 운명은 피할 수 없으니까 TOP을 향하여, 또 다른 클래스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 계속 뛰는 거야. TOP을 향하여, 난 또 다른 클래스니까.”

차범근은 독일 분데스리가 ‘레전드 9인’에 선정됐다. © 분데스리가 홈페이지 캡처.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넥슨 축구 게임 ‘FIFA 온라인 4’ 광고다. FIFA 온라인 4는 실존 선수들로 팀을 구성해 대전하는 축구 게임이다. 이 게임에서는 현역에서 은퇴한 레전드 축구선수도 만날 수 있다. 그들이 ‘아이콘(ICON)’ 클래스라는 최상위 카드로 재현되기 때문이다. 최근 차범근이 ‘아이콘(ICON)’ 클래스로 출시됐다. 앞선 광고는 이를 홍보하기 위한 것이다.


에우제비오와 비견되는 차범근

FIFA 온라인 4가 소위 전설의 선수로 재현한 차범근의 게임 내 성능은 1970년대 유세비오라 불린 ‘검은 표범’ 에우제비오 전 포르투갈 축구선수와 비견할 만하다. © EA SPORTS™ FIFA Online 4
FIFA 온라인 4가 소위 전설의 선수로 재현한 차범근의 게임 내 성능은 1970년대 유세비오라 불린 ‘검은 표범’ 에우제비오 전 포르투갈 축구 국가대표와 비견할 만하다. 속력, 가속력, 골 결정력 등 공격 부문에서는 에우제비오의 수치가 약간 앞서지만 헤더, 몸싸움, 체력, 적극성 등 수비 관련 부문에서는 오히려 차범근이 좋다.

40년 전 차범근이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했을 때 그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대단했다. 지금의 손흥민처럼 국민들은 차범근을 ‘대한민국’과 동일시하고 응원했다. 성적까지 좋았으니 얼마나 그를 자랑스러워했겠는가. 손흥민에 앞서 차범근이 있었던 것이다.

1953년 경기도 화성시에서 소농 차금봉 씨의 3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차범근은 남들보다 키가 크고 달리기도 빨랐다. 그는 경신중학교 시절 필드하키 선수로 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팀이 해체되면서 축구부로 자리를 옮긴 것이 축구와 첫 인연을 맺는 계기가 됐다. 밤늦게까지 학교 운동장에서 희미한 백열등 불빛 아래 축구 연습을 하는 날이 허다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했다. 차범근은 고등학교 2학년 때인 1971년 청소년 국가대표로 태극마크를 달고 독일로 떠나기 전까지 이회택을 잇는 대표팀의 스트라이커로 자리매김했다.


5분 만에 세 골

1986년 멕시코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 출전했던 차범근. © 조선DB
1976년 9월에 열린 대통령배 예선전 말레이시아와의 경기는 지금도 회자된다. 1 대 4로 뒤진 상황. 차범근은 경기 종료 5분을 남기고 기적같이 세 골을 몰아넣어 우승의 디딤돌 역할을 했다. 마치 다람쥐처럼 그라운드를 헤집고 다니는 그를 말레이시아 선수들은 우두커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차범근이 연출한 첫 번째 드라마였다.

이 어마어마한 기록은 2015년이 되어서야 깨졌다.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그해 9월 23일(현지 시각)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15-16 분데스리가 6라운드 경기에서 9분간 다섯 골을 터트리며 볼프스부르크전 5 대 1 승리의 주역이 됐다.

공군 복무를 마치고 스물일곱 살의 나이에 뒤늦게 진출한 독일 분데스리가. 차범근은 뛰어난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 그는 진출 첫해인 1979-80 시즌 열두 골을 사냥하며 득점 랭킹 7위에 올랐다. 1985-86 시즌 17골(득점 랭킹 4위), 분데스리가 최우수선수상 수상, 1980년 유니세프 자선경기 ‘월드일레븐’, 1986년 구 서독 축구전문지 《푸스발》 선정 ‘멕시코월드컵의 스타들·월드일레븐’ 등 화려한 기록을 세웠다.

차범근은 1978년부터 1989년까지 다름슈타트와 프랑크푸르트, 바이엘 레버쿠젠 등을 거치면서 총 308경기에 출전했다. 분데스리가 아시아 선수 최다 출전 기록이다. 이 기록은 지난해 깨졌는데, 새로운 주인이 된 일본의 베테랑 미드필더 하세베 마코토는 “차범근은 위대한 선수였고, 그에 대한 존경심이 크다”고 했다.


손차박 대전의 결론

© EA SPORTS™ FIFA Online 4
‘손차박 대전’은 한국 축구의 최대 난제다. 한국 축구 사상 최고의 선수들로 꼽히는 차범근·박지성·손흥민 중 누가 가장 뛰어난 선수냐는 것이다. 차범근은 한 방송에 출연해 이렇게 밝혔다.

“같이 비교는 불가능하다. 집사람이 박지성과 차범근 둘을 합쳐도 손흥민의 반도 못 따라간다고 얘기한다. 저는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 손흥민이 이룬 업적은 압도적 1위다. 2위는 박지성이다. 박지성이 월드컵에서 이룬 업적은 아무도 못 따라간다. 그런데 나는 그에 비하면 타이틀이 없다. 내가 3위다.”

손흥민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100골을 넣든, 200골, 300골을 넣든 (박)지성이 형과 차범근 전 감독님이 이뤄낸 업적을 넘는 것은 불가능하다.”

박지성은 차범근을 1위로 꼽았다.

“차손박이다. 다만 손흥민은 아직 선수 생활이 남아 있으니 앞으로 1위가 될 수도 있다.”

지난 7월 1일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조 추첨이 있었다. 한국은 이란·아랍에미리트·이라크·시리아·레바논과 같은 A조에 속했다. 공교롭게도 다섯 팀 모두 중동 국가다. 기존대로 홈 앤 어웨이로 최종 예선을 치를 경우 날씨, 잔디, 텃세 등 최악의 환경을 갖춘 중동 원정경기를 다섯 차례 가져야 한다. 그야말로 죽음의 조다.

그럼에도 한국 축구대표팀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길을 닦아준 차범근과 그 길을 다진 박지성, 그 길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이고 있는 손흥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 2021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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