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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봄

글 : 서경리 기자  / 사진 : 서재철 

초등학교 시절, 매년 봄이면 학교 앞에 병아리 장터가 열렸다.
모자를 푹 눌러쓴 아저씨가 박스 하나 가득 노란 병아리를 가져와 팔곤 했다.
꼬물거리는 병아리를 두 손에 고이 품어 집에 가져오면
엄마가 머리를 콩, 쥐어박으며 핀잔을 주다가도 박스에 헌 담요를 넣어 병아리방을 만들어줬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이면 어김없이 설마, 하는 비극이 반복돼 울음바다가 됐다.

‘띵동.’

3월의 이른 아침, 아빠가 보낸 문자에 잠을 깼다.
알에서 막 부화한 병아리 두 마리 사진.
며칠 전 아빠가 청계 알 100개를 가져왔다며 황당해하던 엄마의 말을 들었는데 이거였구나….
“아빠, 이걸로 뭐 하게?”
묻는 순간 깨달았다.
그 시절 엄마의 마음으로 질문하고 있다는 걸.
아빠는 그저 “청란에 오메가3가 있어 몸에 좋단다”라며 “허허” 웃었다.

초로에 대단한(?) 취미를 얻은 아빠 덕분에
이 봄, 고향집엔 잃었던 동심과 함께 새 생명이 움트고 있다.
  • 2021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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