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ssage | 잊지 못할 여정 – 태양의 마음으로

이스탄불(下)

생명이 이어준 역사와 희망

아름다운
마음의 도읍을
날마다 구축하라


나는 이스탄불 출신의 고명한 인류학자 야먼 박사(하버드대학교 명예교수)와 대담집 《오늘의 세계 내일의 문명》을 펴냈습니다. 야먼 박사는 “‘공감’은 진정한 인간다움을 나타내는 특질”이라고 강조한 적이 있습니다. 이 말처럼 적극적으로 타인과 대화하고 교류하면서,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며 타인의 삶을 깊이 배려하는 공감을 키워야 합니다. 그러한 공감의 근간에는 타인의 생명을 존경하는 마음이 자신의 생명을 장엄하게 장식한다는 철학이 있습니다.

13세기 터키와 연고가 있는 위대한 시인 루미는 “누군가를 좋게 이야기하면 그 선과(善果)는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실은 처음부터 자신을 칭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읊었습니다.

일상생활에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들게 수고하고 진심으로 헌신하는 이들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말이 더욱 늘어나면 우리 마음이 얼마나 풍요롭게 빛날까요.

예술은 아름다운 ‘마음의 화환’
천 갈래 만 갈래로 흐트러진 마음을 잇고
따뜻한 우정의 화음을
끝없이 세계로 넓힌다


터키의 다채로운 음악 문화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합니다. 국경을 초월해 사랑받는 터키의 국민가수 바르시 만초 부부와 만난 일은 지금도 가슴속에 남아 잊히지 않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태어난 만초 씨에게 부모는 당시 터키어권에서는 보기 드문 ‘바르시(평화)’라는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어떤 분야에서든 ‘평화를 전하는 대사(大使)’가 되어 전 세계 많은 사람과 우정을 넓히기를 바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열다섯 살에 아버지를 잃고 경제적으로도 계속 어려웠지만, 그는 특별장학생으로 선발되어 꿋꿋이 배우고 힘을 길러 자신을 키워준 부모와 조국에 보은하는 마음으로 ‘고향은 세계’라고 드높이 노래하며 평화를 위해 세계를 무대로 활약했습니다. 만초 씨는 이렇게 힘주어 말했습니다.

“나는 ‘이 지구상에 의미 없이 태어난 사람은 없다’고 믿습니다. 모두 무엇을 위해 태어났을까요. 바로 나 이외의 사람들에게 ‘기쁨’을 창조해주기 위해 태어났다고 생각합니다.”

그중에서도 그는 ‘어른들의 마음’보다는 커다랗고 순수하며 솔직한 ‘아이들의 마음’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동분서주했습니다.


길을 만들자
다 함께
미래의 벗의
웃는 얼굴을 떠올리며


1992년 6월 터키 최고의 명문 앙카라대학교의 초청을 받고 ‘문명의 요람에서 새로운 실크로드를’이라는 주제로 강연했습니다. 그때 따뜻하게 환영해준 사람이 바로 세린 총장(당시)과 세미라미스 여사입니다. 강연 장소는 앙카라대학교의 창립자이기도 한 ‘건국의 아버지’ 케말 아타튀르크 초대 대통령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강당으로, 세미라미스 여사와 모두의 진심이 깊이 담긴 꽃으로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총장 가족과는 가족처럼 교류를 이어왔습니다. 따뜻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눈 어느 한때, 나는 총장 가족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에서 그들의 딸인 우푹 씨에게 부모가 딸을 생각하는 심정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불전에서는 효도에 관해 아무것도 해드릴 수 없을 때는 적어도 하루에 두세 번 웃는 얼굴을 보여드리라고 설했습니다. 집을 떠나 사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사흘에 한 번 정도는 전화를 해서 안심시켜드렸으면 합니다. 따님이 총명하면 집안도 행복해집니다. 아버지,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리고 극진히 여겨 부모님이 행복해지는 원동력이 되어주세요.”

기쁘게도 딸은 부모에게 효도하면서 중동공과대학교 교수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도 온 가족이 화목하게 찍은 사진을 보내줬습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총명하게, 결실을 맺으며, 굳건하게 이어온 우정’을 우리는 긍지로 여기고 있습니다.

아타튀르크 초대 대통령은 교육에 힘을 쏟으며 1934년 여성의 참정권도 확립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삶의 기쁨과 행복을 느끼려면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뒤를 잇는 세대를 위해 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은 국가 건설을 지휘하며 만년까지 이스탄불에서 열심히 살았습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성심성의껏 끝까지 해내는 마음에서 기쁨이 끊이지 않는 도시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요.

무너지지 않는
영원한 도읍의
길 열고자
희망에 넘쳐
자, 나아간다.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SGI 회장은 세계 각국의 지성인과 대화하면서 세계 평화와 문화·교육 운동을 해오고 있다.
유엔평화상, 세계계관시인상 등을 수상했고, 대한민국 화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21세기를 여는 대화》(A. 토인비), 《인간혁명과 인간의 조건》(앙드레 말로), 《20세기 정신의 교훈》(M. 고르바초프), 《지구대담 빛나는 여성의 세기로》(H. 헨더슨) 등 세계 지성인들과 대담집을 냈다.
  • 2020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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