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ssage | 잊지 못할 여정 – 태양의 마음으로

보스턴(下)

미래를 여는 ‘배움의 도시’

미국 르네상스의 사상가 에머슨은 1837년 모교인 하버드대학교에서 ‘지적독립선언’으로 칭송받는 강연을 했습니다. 주제는 ‘미국의 학자’였습니다. 에머슨은 강연에서 “행동이 없으면 사상은 결코 결실을 맺는 진리가 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정신은 하버드의 지성 넘치는 리더들에게도 맥맥이 흐릅니다. 그중 다섯 사람과는 각각 대담집을 발간했습니다. 정치학자이자 미국 전 국무장관을 지낸 헨리 키신저, 경제학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문화인류학자 눌 야먼, 중국 사상을 연구한 뚜웨이밍, 종교학자 하비 콕스 박사 들입니다. 이들은 서로 전문 분야는 다르지만 민중의 행복과 평화 창조를 위해 탐구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미국 방문 당시,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의 존 몽고메리 명예 교수와 그의 부인 제인 여사의 초대를 받아 사랑스러운 고양이가 놀고 있는 거실에서 환담을 나눈 일도 잊지 못할 추억입니다. 몽고메리 박사는 언제나 실천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세계 80개국 이상의 경제발전계획을 추진하는 데 세계은행과 유네스코 등 수많은 국제기구와 협력해 공적을 남겼습니다.

그 원점이 된 곳이 히로시마입니다. 박사는 젊은 날 전쟁을 반대했음에도 징병돼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히로시마에 배치받았습니다.

히로시마 시장이 주둔군에 재건을 자문했습니다. 주변에서는 원자폭탄이 투하된 히로시마를 어떻게 해야 좋을지 무관심했지만, 도시계획을 공부한 몽고메리 박사는 “어쨌든 히로시마 사람들을 격려하고 싶다”며 나섰습니다. 박사는 상황이 비참하기에 재건할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고, 히로시마 사람들과 힘을 합쳐 재건 계획을 입안했습니다. 원폭 돔의 보존과 자료관 건설을 제언하고, 평화도시로 되살아나도록 추진했습니다.

나는 그 공로를 현창하는 의미에서 히로시마 이케다 평화기념회관 뜰에 몽고메리 박사 부부의 벚꽃나무를 심었습니다. 해마다 봄이 오면 꽃이 만발합니다. 평화를 염원한 박사 부부의 존귀한 뜻이 영매(英邁)한 가족들은 물론 박사가 신뢰한 소카대학교와 미국 소카대학교 학생들에게도 계승되어 살아 숨 쉽니다.

그대여 그대여
용감하게 그리고 명랑하게
한평생 드넓은 하늘을 훨훨 날아라
하버드의 하늘에
커다랗고 아름다운 무지개 떠라


나는 하버드대학교 근처에 평화연구기관인 ‘보스턴21세기센터’(지금의 이케다 국제대화센터)를 창립했습니다. 센터의 지침으로 ‘지구시민을 잇는 네트워크의 주축이 되어라’ ‘문명의 대화를 잇는 다리가 되어라’ ‘생명의 세기를 비추는 등대가 되어라’를 내걸었습니다.

서로 다른 것끼리 연결해 무지개와 같은 조화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은 ‘열린 대화’입니다. 센터의 초대 리더를 맡은 사람은 지미 카터 미 전 대통령 때 백악관에서 공공정책을 담당한 지성 넘치는 여성입니다. “차이를 인정할 뿐만 아니라 차이를 서로 상찬하자”는 마음으로 세계 일류 지성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금도 활발하게 평화를 위한 영지(英智)의 목소리를 모으고 있습니다.

결국 사람과 사람을 잇는 주체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성실한 인격이 바로 평화의 기둥입니다. 이 여성이 깊은 우정을 맺어온 사람 중에 보스턴 교외에 사는 ‘평화연구의 어머니’ 엘리스 볼딩 박사가 있습니다. 박사는 세상을 떠나기 전, 이 여성에게 부탁하듯 말했습니다.

“평화의 문화는 내버려두면 실현되지 않습니다. 자신이 만들어야 합니다. 함께해야 합니다.”

“우리가 지금 있는 장소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당신이 배운 것을 스스로 실현해야 합니다. 걸음을 멈추지 마세요! 자신이 하는 일을 기뻐하세요!”

‘지금부터’ ‘지금 있는 장소에서부터’ ‘자신부터’ 기쁨에 넘쳐 행동을 일으키는 것이 ‘평화의 문화’를 창조하는 출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초조해하지 말고
또 방심하지 말고
승리의 여정


보스턴 시청을 방문할 당시, 리더와 시민 대표에게 인사하며 보스턴 출신 사상가 에머슨에 대한 경애심을 전했습니다. 에머슨은 “자신을 믿어야 한다” “우리 안에는 자신이 모르는 좋은 것이 많이 잠재해 있다”고 외쳤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는 인간의 생명에 내재한 위대한 힘을 이끌어내는 용감한 도전이고 모험이며 개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날개는 바로 타인과 교류하면서 배우는 것이고 사회를 위해 행동하는 실천이 아닐까요.

보스턴은 오늘도 상쾌한 아침 햇살과 함께 현실 세계와 일상생활이 ‘배움의 캠퍼스’이자 ‘행동의 광장’이라고 우리에게 말을 건넵니다. 한없이 아쉬운 미국 일정의 마무리를 앞두고, 감사를 담아 벗에게 이렇게 보냈습니다.

여러분의
진심에 기뻐하며
귀국하노라
떠올라라 인생이여!
떠올라라 미국이여!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SGI 회장은 세계 각국의 지성인과 대화하면서 세계 평화와 문화·교육 운동을 해오고 있다.
유엔평화상, 세계계관시인상 등을 수상했고, 대한민국 화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21세기를 여는 대화》(A. 토인비), 《인간혁명과 인간의 조건》(앙드레 말로), 《20세기 정신의 교훈》(M. 고르바초프), 《지구대담 빛나는 여성의 세기로》(H. 헨더슨) 등 세계 지성인들과 대담집을 냈다.
  • 2020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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