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ssage | 잊지 못할 여정 – 태양의 마음으로

런던2

역사를 빛내는 불굴의 숨결

5월 맑음
그대들이 있어
영국의
여정은 빛나는구나
행복을 기원하며


토인비 박사와 나눈 대담을 매일 성심껏 도와준 우인들이 있습니다. 대화가 끝나면 그날 안으로 녹음한 테이프를 다시 들으며 내용을 정리해 타이핑해줬습니다.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해준 작업이 없었다면 박사와 나눈 대화는 대담집으로 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연극 일에 종사한 어느 여성은 최선을 다해 타이핑을 한 뒤 바로 일터인 극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이 하루하루를 청춘 시절에 만드는 보배와 같은 역사라 여기고 기쁜 마음으로 젊은 힘을 발휘했습니다. 이 여성은 후에, 남성 중심의 연극계에서 무대감독이 됐습니다. 당시로서는 여성 감독의 선구자로서, 앞길을 가로막는 장벽을 부수고 후배들이 활약할 무대를 넓혔습니다.

영국이 자랑하는 셰익스피어의 연극 중에 “앞으로는 어떤 괴로움도 꿋꿋이 견디자. 괴로움이 ‘이젠 졌다’고 비명을 지르고 숨이 끊어질 때까지” 하는 구절이 있습니다. 그 여성은 홀로 아이를 키우며 필사적으로 일에 힘쓰고 지역 공헌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과감하게 분투했습니다. 그 분투는 경제적인 문제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불안과 맞서는 싸움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어려움을 남의 탓으로 돌리지 말자” “푸념하지 말자” “자신감을 갖자”고 마음을 정하고 모든 것을 자신이 ‘인간 혁명’하는 드라마라고 여겼습니다. 최고의 음악연극학교 운영위원과 대학에서 연극학부 이사도 역임해 청년을 많이 육성했습니다.

아들도 훌륭한 배우로 성장했고, 예술계나 사회 공헌에서도 어머니의 뜻을 이어받아 미국 할리우드에서도 크게 건투했습니다. 그는 “어머니는 강인한 삶을 사셨습니다. 인생에서 승리하려면 투쟁해야 한다는 점을 몸소 가르쳐주셨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토인비 박사와 대화한 지 47년이 지난 지금 박사와 나눈 대담집은 세계 29개 언어로 출판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 음지의 대공로자인 한 여성이 펼친 승리의 드라마에 나와 아내는 무엇보다 기쁘고, 감사와 경애를 담아 크나큰 박수갈채를 보냅니다.

일찍이 18세기 영국 여성 인권 운동의 선각자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는 여성을 태양이라고 외쳤습니다. 여성들의 ‘태양의 마음’은 인생극장에서도, 현실 사회라는 극장에서도 어둠을 밝음으로 바꾸고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바꾸고, 비애를 희망으로 그리고 갈등을 화목으로 바꾸는 힘으로 가득합니다.


우리의 일념
비극으로 만들 것인가
훌륭하고
강성한 기원으로
희극으로 바꿔라


역사상 정복과 큰 화재 등으로 헤아릴 수 없는 고난을 이겨내며 독립심을 불태워 인간의 권리와 존엄을 강력하게 염원한 이들이 바로 런던 사람들입니다. 13세기 왕권 통치 아래서 인권의 중요함을 명문화한 획기적인 ‘마그나카르타(대헌장)’도 런던 시민의 지지가 있었기에 성립됐습니다.

의회제 민주주의를 비롯해 일본 메이지 시대의 국가 건설은 영국을 모델로 삼았습니다. 대교육자 후쿠자와 유키치가 젊은 날 유럽을 방문한 견문록 《서양사정》에는 런던을 ‘용동(龍動)’이라고 썼습니다. 대륙의 서쪽 해상에서 그야말로 용이 약동하듯 세계 역사를 움직인 도시가 바로 런던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스의 맹공격에도 결코 굴하지 않았습니다. 템스강이 언제나 조용하고 풍부하게 물을 채워 의연하게 흐르듯 런던의 거리와 사람들은 어떠한 어려움에도 절대로 지지 않고 앞으로 꿋꿋이 나아가고 있습니다. 국회의사당 시계탑 빅벤은 3세기에 걸쳐 그 흐름을 바라보며 한결같이 위엄 있고 늠름한 모습으로 ‘시간’을 계속 가리키고 있습니다.

2012년에는 런던에서 올림픽을 개최했습니다. 같은 도시에서 처음으로 세 번째 개최라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앤 공주는 영국올림픽위원회 위원장으로 올림픽 유치를 위해 힘썼습니다. 1989년 5월 버킹엄궁전을 방문했을 때, 공주가 대학 시절 요트 경기에 관해 “모든 것과 꿋꿋이 싸우겠다고 정한 사람의 마음은 그 어떤 것에도 바뀌지 않는다”고 쓴 문장이 화제가 됐습니다. 저는 전 세계가 맞닥뜨린 많은 고난을 이겨내고 인류 평화의 제전이 성대하게 대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진심으로 기원했습니다.


그대여, 인생을 연극처럼
파란만장하여도 또한 즐겁게


아내와 친분이 있는 영국의 여성 리더는 생명 존엄의 철학을 내걸고 사람들의 행복과 사회의 번영을 위해 공헌하고자 연대를 넓혔습니다. 그 여성 리더는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후계 청년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최고의 기쁨으로 여기고 지켜보면서 “정말로 행복했습니다. 아무런 후회도 없습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제가 영국의 많은 벗들과 만남을 맺은 타플로코트종합문화센터는 본디 런던에서 맨 처음 개최한 올림픽(1908년)의 성공을 위해 힘쓴 데스버러 경의 저택으로서 수많은 문화인이 방문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중 한 사람인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는 이렇게 썼습니다.

“인생은 자비로운 마음이 없으면 이해할 수 없고, 자비로운 마음이 깊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어제보다 오늘 더욱더, 오늘보다도 내일 더욱더’라는 마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자기답게 타인을 위해, 후배들을 위해 행동하고자 노력하는 발자취가 후회 없는 인생으로 빛납니다. 그렇기에 자비로운 마음, 용기 있는 마음을 불태워 ‘지금’을 위해 투쟁하고 ‘오늘’을 온 힘을 다해 살아갔으면 합니다.

지지 말라는
하늘의 소리 있노라
그대의 여정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SGI 회장은 세계 각국의 지성인과 대화하면서 세계 평화와 문화·교육 운동을 해오고 있다.
유엔평화상, 세계계관시인상 등을 수상했고, 대한민국 화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21세기를 여는 대화》(A. 토인비), 《인간혁명과 인간의 조건》(앙드레 말로), 《20세기 정신의 교훈》(M. 고르바초프), 《지구대담 빛나는 여성의 세기로》(H. 헨더슨) 등 세계 지성인들과의 대담집을 냈다.
  • 2020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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