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매덕스, 류현진

류(현진)+(매)덕스,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지배하다

“류현진, 좌완 매덕스 같았어”
(미키 캘러웨이 뉴욕 메츠 감독, 《뉴욕데일리뉴스》 인터뷰에서)

“류현진, 현대판 매덕스로 진화”
(팬 커뮤니티 ‘다저스웨이’의 팬 칼럼니스트 마이클 위트먼)

“류현진은 현 시대의 매덕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204승을 거둔 다저스의 전설적인 투수 출신 해설자 오렐 허샤이저)

“건강한 류현진이 차세대 그레그 매덕스에 가까워지고 있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

“류현진은 자신이 가진 구종을 원하는 곳 어디든 꽂아 넣는다.
그가 그레그 매덕스에 비견되는 이유”

(스포츠넷LA 캐스터 조 데이비스)
미국에서 한때 이런 말이 유행했다.

“살면서 피할 수 없는 세 가지 사실은 세금, 죽음, 매덕스의 15승.”

매덕스? 혹시 ‘미친개들(Mad dogs)’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아니다. 여기서 매덕스는 그레그 매덕스(Greg Maddux)를 말한다. 올해 53세가 된 매덕스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전설로 꼽힐 정도니, 대체 매덕스는 어떤 선수인가?

1986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2008년 은퇴할 때까지 통산 355승 227패, 평균자책점 3.16을 기록했다. 1988년부터 2004년까지는 17년 연속 15승 이상을 거뒀다. 남들은 한 번도 이루기 쉽지 않은 한 시즌 15승을 매덕스는 17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해온 셈이다.


매덕스, 최초로 4년 연속 ‘사이영상’ 수상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메이저리그에서도 ‘전설’로 꼽히는 그레그 매덕스(Greg Maddux). 은퇴 후인 2014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개막전에서 시구를 던졌다. © 조선DB
매덕스는 최초로 4년 연속(1992~1995년) ‘사이영상(Cy Young award)’을 수상했다. 1994년과 1995년에는 만장일치로 사이영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투수들의 꿈의 상인 사이영상은 1890년부터 1911년까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투수 사이 영을 기념해 1956년 제정한 상으로, 1967년부터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로 나눠 최우수 투수에게 시상하고 있다.

사이 영의 본명은 덴튼 트루 영(Denton True Young). 공이 태풍(Cyclone)처럼 빠르다고 해서 ‘사이 영’이란 애칭을 얻었다. 미국 오하이오주 길모어 출신으로 1890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전신인 클리블랜드 스파이더스에 입단했다. 메이저리그에서 22년간 활약하며 역대 최다승인 511승(내셔널리그 289승, 아메리칸리그 222승)과 7337이닝 투구의 불멸의 기록을 가진, 그야말로 전설적인 투수다.


프로페서(Professor), 마스터로 불려

매덕스는 ‘3000탈삼진 클럽’ 멤버이기도 한데, 주목할 점이 있다. 원래 탈삼진은 통파 강속구 투수들의 전유물이다. 역대 최고의 파워 피처인 놀란 라이언과 로저 클레멘스, 랜디 존슨, 스티브 칼튼, 버트 블라이레븐, 톰 시버, 게이로드 페리, 단 서튼, 월터 존슨, 필 니크로, 퍼거슨 젠킨스, 봅 깁슨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그런데 매덕스는 기교파 투수의 전형이다. 메이저리그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바로 눈치 챘을 것이다. 그렇다. 매덕스는 자로 잰 듯한 제구력을 동반한 허를 찌르는 두뇌 피칭으로도 충분히 타자를 압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거의 유일한 투수다.

현역에서 뛸 때 그의 별명은 프로페서(Professor), 마스터 또는 제구력의 마술사였다. 포심패스트볼(직구)은 최고 시속 145㎞ 정도였지만 모든 변화구를 완벽하게 제구하며 타자를 농락해서다. 이순철 SBS 스포츠 해설위원의 설명이다.

“95~97마일(153~156㎞)을 손쉽게 넘나드는 빅리그 투수들 틈바구니에서 84마일(135㎞)짜리 직구로 강타자들을 제압하는 매덕스를 보면 그저 감탄사만 나올 뿐이다. 그 비결이 하도 궁금해서 사진도 찍어보고 뒤에 가서 피칭 폼을 유심히 관찰하기도 했다. 그의 비밀은 바로 공 잡는 그립에 있었다. 직구를 던질 때는 보통의 투수들이 체인지업을 잡듯이 검지와 중지를 야구공 실밥 위에 11자로 올려놓고, 엄지는 손바닥 쪽으로 완전히 구부린 뒤 공의 밑부분 실밥에 걸친 채 던지고 있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엄지였다. 궁금해서 공을 가지고 직접 흉내를 내봤는데 이렇게 해서는 잡기가 어려워 힘을 실을 수가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반면 세 손가락이 모두 실밥에 걸쳐 있기 때문에 ‘손가락 장난’으로 볼 끝에 움직임을 주기가 무척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류현진, 좌완 매덕스의 재림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5월 7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서 완봉승을 거둔 후 클레이튼 커쇼의 축하를 받고 있다. 류현진은 9이닝 동안 4안타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역투해 개인 통산 두 번째 완봉승을 거뒀다. © 뉴시스
요즘 ‘전설’ 매덕스의 이름이 야구판에 다시 회자되고 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LA 다저스)이 매덕스와 비슷한 제구력 위주의 피칭으로 메이저리그를 씹어 먹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류현진은 16경기(7월 4일 현재)에서 9승 2패 평균자책점 1.83의 성적으로 리그 유일의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경이로운 피칭을 이어가고 있는 류현진은 12경기 연속으로 ‘2실점 이하, 1볼넷 이하’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는 메이저리그 최초다. 엄청난 성적을 바탕으로 류현진은 한국인 최초로 올스타전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로 낙점돼 마운드에 올랐다.

현지 언론은 그를 향해 “매덕스의 재림” “컨트롤의 마법사”라는 극찬을 쏟아내고 있다. 그의 투구가 “예술의 경지”라는 평가도 나왔다.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히는 뉴스 메이커인 류현진은 LA 다저스 에이스를 넘어,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선발 투수로 주목받고 있다.


‘사이영상’ 수상 가능성

류현진의 사이영상 수상을 강력히 위협하는 선수인 워싱턴 내셔널스의 맥스 슈어저. © 조선DB
류현진의 ‘사이영상’ 수상 가능성도 높다. 미국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7월 4일(한국 시간) 사이영상 1순위로 류현진을 예상했다. SI는 “류현진은 유권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주요 지표에서 단순히 리드하는 수준이 아니다. 철저히 지배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의 사이영상 예측치인 빌 제임스 포인트에서도 류현진은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ESPN에 비해 적중률이 더 낫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야구 통계 전문가 톰 탱고의 사이영상 예측 점수도 마찬가지다.

류현진의 사이영상 수상을 강력히 위협하는 선수는 워싱턴 내셔널스의 맥스 슈어저. 슈어저는 지난 6월 한 달 동안 6승 무패 평균자책점 1.00(45이닝 5자책점) 68탈삼진 5볼넷 WHIP 0.89의 성적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 중 한 명인 슈어저는 2016~2017년 2년 연속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3년 연속 수상을 노렸으나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에 밀려 아쉽게 2위에 머물렀다. 2013년 디트로이트 시절에 처음 수상하는 등 통산 3회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흥미로운 점은 슈어저가 메이저리그 타자들 중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타자로 추신수를 꼽은 것이다. 추신수는 슈어저를 상대로 통산 타율 5할8푼3리(24타수 14안타) 3홈런 6타점 8득점이다. 사이영상을 받은 아시아계 투수가 아직 없는 만큼 류현진의 위대한 도전이 주목된다.


일주일 만에 새로운 구종 익히는 괴물

류현진의 한화 이글스 선배인 정민철 해설위원은 그가 승승장구하는 비결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보통 투수들이 새로운 구종을 익히는 데 최소 1년이 걸리는 게 일반적인데, 류현진 선수는 일주일이면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렇게 습득한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을 모두 자신의 주무기로 실전에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 2019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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