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한 제언 〈42〉 ‘예술’의 힘 - 인간정신의 크나큰 자양

“무대에서 펼치는 3분간의 연기는, 무대 뒤에서 애쓴 3년간의 노력으로 뒷받침된다.”

중국의 ‘경극’ 세계에서 하는 말이다. 그렇게 철저히 단련한 ‘중국 경극원’ 단원들을 지난 2006년 여름 내가 창립한 민주음악협회가 초빙했다. 전국 각지에서 《삼국지》의 영웅 제갈공명의 마음을 구가하는 열연에 감동이 물결쳤다. 예술은 일부 부자들의 장식품이 아닐뿐더러 사치품도 아니다. 만인에게 열린 보배다.

음악, 회화, 시, 춤 등 장르를 불문하고 예술가가 고투 끝에 완성한 그 혼의 결정체와 교류하면 인간의 가치와 가능성 그리고 생명의 존엄을 재발견하게 된다. 특히 그것은 어린이가 조화로운 마음으로 성장하고 전체적인 인간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하다. 예술은 인간 정신의 크나큰 자양이다.

‘집단 따돌림’ 문제, 살벌한 사건이 소용돌이치는 어두운 시대다. 그렇기 때문에 젊은 생명에 참된 예술을 만나게 함으로써 ‘살아가는 즐거움’, ‘꿋꿋이 사는 힘’을 상쾌하게 선사하고 싶다.

나도 청춘 시절에 수동식 축음기로 베토벤의 명곡을 들으면서 얼마나 지친 마음을 달래고 시련에 맞설 용기를 얻었는지 모른다. “예술은 모든 사람을 결합하게 한다”고 베토벤은 외쳤다.

예술은 인간을 서로 이어주고 세계를 이어준다. 아름다운 꽃에 국경이 없듯이 예술에도 국경이 없다. 온갖 장벽을 초월하여 서로 다른 문화의 풍요함과 아름다움에 눈을 뜨게 하면서 지구적 규모로 우정을 확대한다.

2001년 9월 11일, 미국에서 발생한 동시다발 테러가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이때 도쿄 후지미술관은 다음 달에 개막하는 ‘여성미 500년’전을 준비하느라 바빴다. ‘러시아의 모나리자’로 불리는 명화 〈낯선 여인의 초상〉(트레티야코프 미술관 소장)을 비롯해 세계 54개 미술관의 대표작이 한자리에 모이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테러의 여파로 “작품을 비행기로 운반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개막 한 달 전이었다. 배편으로는 기한 내에 도착하지 못할 우려가 있었다.

이러한 불안을 일소한 것은 예술의 힘을 믿는 각국 미술관 실무진의 연대였다. 오스트리아 궁정가구박물관의 파렌찬 관장은 “우리에게 희망을 버리라고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예술교류 이외에 그 어떤 선택지가 있겠는가”라며 강력한 의견을 보내주었다.

전람회는 예정대로 개최하였다. 어떠한 야만적인 폭력에도 굴하지 않는 ‘문화의 힘’의 깊이와 강함을 상쾌하게 제시했다.


예술이 미래를 창조하다

전쟁 중에 일본의 군부 권력에 맞서 투쟁하다 옥사한 신념 어린 대교육자는

①‘이(利)’의 가치 : 넓은 의미에서 이익 추구
②‘선(善)’의 가치 : 부정에 맞선 정의 추구
③‘미(美)’의 가치 : 예술과 문화 추구

이 세 가지가 갖춰져야 인간에게 진정한 행복이 있다고 단언했다.

예술은 사람을 만들고 사회를 만들며 미래를 만든다. 나는 ‘세기의 바이올리니스트’ 메뉴인 씨의 말이 잊히지 않는다.

“낮에 거리를 청소하는 사람들이 밤에는 4중주를 연주한다. 그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세계입니다.”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SGI 회장은 세계 각국의 지성인과 대화하면서 세계 평화와 문화·교육 운동을 해오고 있다.
유엔평화상, 세계계관시인상 등을 수상했고, 대한민국 화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21세기를 여는 대화》(A. 토인비), 《인간혁명과 인간의 조건》(앙드레 말로), 《20세기 정신의 교훈》(M. 고르바초프), 《지구대담 빛나는 여성의 세기로》(H. 헨더슨) 등 세계 지성인들과의 대담집을 냈다.
  • 2018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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