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한 제언 〈41〉 ‘교육을 위한 사회’로

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청년들에게 내가 찍은 후지산 사진에 짧은 시를 곁들여 선사하곤 한다. 후지산의 웅장한 모습은 백 마디 말보다도 더 깊이 마음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풍설을 웃어넘기는 후지산.’

‘흔들리지 않는 후지산이 내 인생의 신념.’

나는 시시각각 변동하는 현대사회에서 청년들이 후지산처럼 흔들리지 않는 인격을 단련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어른들도 확고한 ‘인생의 철학’을 나타내 보여야 하겠다.


‘배려심’을 키우다

“자식이 어떠한 인간이 되기를 바라는가.”

이렇게 질문하면 어떤 대답이 돌아올까.

“만일 내 자식이 불행한 사람들에게 힘이 되지 못한다면, 그들이 아무리 훌륭한 사회적 지위에 있을지라도 아버지인 저는 슬플 것입니다.”

이렇게 말한 사람은 하버드 대학교 명예교수 존 갤브레이스 박사다. 박사와는 일본과 보스턴 근교 박사의 자택에서 여러 차례 논의한 바 있다. 2005년에는 대담집 《인간주의의 세기를》도 발간했다.

갤브레이스 박사는 세계에서 매우 저명한 경제학자 중 한 사람이다. 세 명의 자제는 변호사, 대학교수, 경제학자로서 모두 훌륭하게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박사는 ‘사회적으로 성공했는지 못했는지’보다 ‘불행한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인간교육을 생각하는 면에서 중요한 신조라고 생각한다.

자식이 유복해졌으면, 위대해졌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은 부모로서 당연하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재산을 손에 넣어도, 높은 지위에 올라도 ‘남을 위해 도움이 되자’는 마음의 빛이 없다면, 인간으로서 진정으로 빛날 수는 없다. 일시적인 바람에 높이 날아오른다 해도, 줄이 끊긴 연처럼 무궤도하게 표류하다 끝내 추락해버리는 인생이라면 너무나도 무참하다.

박사는 이렇게도 말했다.

“문명사회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다른 사람들 그리고 인류 전체에 대해 ‘깊은 배려심’을 지닌 인간의 존재입니다.”


배움은 빛, 앎은 힘

각지에서 차세대를 담당할 ‘사람 만들기’에 민관 모두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제일선에서 교육 개혁을 추진하는 교사들의 노고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회 전체가 교육 현장에 응원을 보내야 할 것이다.

발상의 기축을 ‘사회를 위한 교육’에서 ‘교육을 위한 사회’로 크게 전환해야 하지 않을까. 하마마쓰에서 일본어 자원봉사자로 건투하며 사회에 공헌하고 있는 어느 부인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 여성의 아버지는 제2차 세계대전 중 강제노역에 동원되어 한국에서 일본으로 끌려왔고 전쟁이 끝난 뒤에도 필설로 다할 수 없는 고생을 했다. 일본어를 모르는 아버지가 가만히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모습이 눈에 강하게 인상을 남기어 기억에서 떠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여성이 어느 날 하마마쓰에 이주해온 일본계 브라질 사람인 한 어머니가 “여기에 적힌 글이 무슨 내용인지 알려달라”고 하며 내미는 종이를 받았다. 초등학교에서 부모에게 보내는 유인물이었다. 그 어머니는 무슨 말이 씌어 있는지 몰라 난처해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 일을 계기로 그 여성 자원봉사자는 일본어 교사가 되는 공부를 하고, 대학에서 일본어 교원양성 강좌도 수강했다. 그리하여 지금 많은 외국인을 위해 일본어를 가르치면서 평생학습과 국제교류를 추진하기 위해 열심히 진력하고 있다.

참으로 배움은 빛이요 앎은 힘이다.

갤브레이스 박사가 스승으로 우러러본 대학자 마셜이 “냉정한 두뇌와 따뜻한 마음을 지녀라!”고 한 가르침이 떠오른다. 남을 생각하는 ‘자애’와 고난에 맞서는 ‘용기’가 있는 곳에 ‘지혜’는 생생하게 솟아난다.

‘격차사회’라는 말이 있다. 화려한 빛을 받으며 막대한 재산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힘겨운 생활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도 있다. 세계로 눈을 돌려보면, 빈곤이나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무엇을 위해 배우는가? 그 큰 목적 가운데 하나는, 공부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그런 가혹한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할 힘을 기르기 위해서다. 대학은 대학에 가지 못한 사람들에게 진력하기 위해 있다고 하겠다. 나는 그렇게 청년들에게 말하고 있다.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SGI 회장은 세계 각국의 지성인과 대화하면서 세계 평화와 문화·교육 운동을 해오고 있다.
유엔평화상, 세계계관시인상 등을 수상했고, 대한민국 화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21세기를 여는 대화》(A. 토인비), 《인간혁명과 인간의 조건》(앙드레 말로), 《20세기 정신의 교훈》(M. 고르바초프), 《지구대담 빛나는 여성의 세기로》(H. 헨더슨) 등 세계 지성인들과의 대담집을 냈다.
  • 2018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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