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한 제언 〈39〉 ‘지역’은 희망의 원천

“우리 인간은 물질적인 번영뿐만이 아니라 인간 자신, 그리고 인간의 연대와 공존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 유명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에 동독과 서독의 통합에 온 힘을 다한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 전 독일 대통령이 내게 힘주어 말씀하셨다.

사람을 갈라놓은 ‘벽’을 어떻게 부술까.

마음을 서로 맺는 ‘길’은 어떻게 만들까.

이 ‘평화문화’를 건설하는 출발점이 바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지역사회’이다.

바이츠제커 대통령이 실천한 평화행동의 원점도, 소년 시절에 어머니를 따라 부모가 없는 어린이들을 보살피는 지역 활동에 참여한 데 있었다. 거기서 다양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과 손을 맞잡고 함께 살아가는 것에 눈떴다고 한다. 어머니와 자녀가 함께 지역에 이바지한 체험이 훗날 철인(哲人) 지도자의 혼을 심도 있게 길러낸 것이다.

2006년에 발표한 사이타마 현민(縣民) 의식조사에서 지역과 사회를 위한 활동에 대한 질문에 ‘한 적이 없다’, ‘한 적은 있는데 지금은 하지 않는다’고 대답한 사람이 80%를 넘었다. 시간과 계기가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로 꼽혔다.

반면 공헌활동을 ‘하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대답한 사람은 10%도 되지 않았다. 대다수가 ‘고령자나 장애인 지원’, ‘환경보전’, ‘지역안전’ 등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을 갖고 있었다.

내 벗인 도다시(市)의 한 장년은 ‘우리 지역을 안전한 동네로 바꾸고 싶다’며 일어섰다. 동민회 유지 12명으로 방범순찰대를 결성했다. 동민 한 분 한 분에게 정성껏 호소하여 30대부터 70대까지 44명이 기꺼이 참여하였다.

활동을 계속하는 비결은 ‘무리하지 않는 것’이다. 한 사람이 주 1회, 1시간 정도 참여하되 건강 상태와 상황에 맞춰 서로 도와주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매년 10건 이상이던 빈집털이 피해는 제로가 되었다. 동네의 방범의식이 높아져 그 파동이 시내 모든 동민회로 확산하였다.

“남을 위해 불을 밝히면 내 앞이 밝아지는 것과 같다”고 한 말은, 선철(先哲)이 남긴 지언이다.

지역을 비추는 행동은 자신의 인생도 비추어 충실하게 만든다. 가까이 사는 사람들과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서로 삶의 보람과 향상을 계발할 수 있으니 얼마나 마음이 든든한가.


연대가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

특히 저출산 및 고령 사회에서 서로 격려하고 지키는 지역의 네트워크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물이다. 이는 재해와 같은 예측 불허의 사태에도 엄연하게 꿋꿋이 사는 힘을 선사한다.

지역을 위해 슬기롭고 현명하게 참여하는 데 인생과 사회를 생생하게 활성화하는 원천이 있다. 이는 바로 “가까운 발밑을 파라, 그곳에 샘이 있다”는 말과 같다.

그중에서도 특히 청년의 힘은 크다.

가와고에시(市) 청년단체는 누구나 주변에서 할 수 있는 지역 공헌으로, 캔 음료에 달린 고리를 모은 수익금으로 휠체어를 기증했다. 가와구치시, 하토가야시, 도다시, 와라비시 청년들도 연 1회 방범 이벤트를 중심으로 ‘지역의 평화’를 호소하고 있다. 젊은 발상과 추진력에는 막힘이 없다.

지역의 연대는 사람을 강하게 만들고 인간관계를 풍요롭게 만든다. 인간이 인간답게 가슴을 펴고 서로 신뢰할 수 있는 동료를 만들고 역사를 만드는 무대가 바로 지역이다.

나와 여러 차례 대담을 나눈 아르헨티나의 인권투사 아돌포 페레스 에스키벨 박사(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말씀하셨다.

“지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그것이 어떤 일이든 간에 인류 전체에 도움이 됩니다.”

우리 지역의 르네상스는 우리 지구의 르네상스와 연동하고 있다.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SGI 회장은 세계 각국의 지성인과 대화하면서 세계 평화와 문화·교육 운동을 해오고 있다.
유엔평화상, 세계계관시인상 등을 수상했고, 대한민국 화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21세기를 여는 대화》(A. 토인비), 《인간혁명과 인간의 조건》(앙드레 말로), 《20세기 정신의 교훈》(M. 고르바초프), 《지구대담 빛나는 여성의 세기로》(H. 헨더슨) 등 세계 지성인들과의 대담집을 냈다.
  • 2018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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