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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위한 제언 〈38〉 자녀는 보배, 건전한 ‘정신의 광장’ 구축하다

“이렇게 되자, 저렇게 되자며 서두르기보다 후지산처럼 말없이 자신을 확고부동한 것으로 만들어라.”

초등학교 때 은사가 읽어준 《미야모토 무사시》(요시카와 에이지)의 한 구절이다.

내가 학원(學園)을 창립하려고 부지를 고를 때 조건으로 삼은 것도 ‘후지산이 보이는 곳’이었다. 천하제일인 후지산이 있는 시즈오카는, 젊은 혼을 계발하는 ‘인간교육’에 이상적인 대지다.

요즈음 “지역에 어린이들이 있을 만한 곳이 없어졌다”는 중대한 지적이 있다. 시끌벅적 활기 넘치는 어린이들의 공간이 바로 사회의 희망이다. 평화의 빛은 거기에서 나온다.

시즈오카현에서는 각 시·군·읍에 ‘지역 어린이 교실’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들었다. 소년축구의 인재 육성으로 배양된, ‘지역 일체의 교육’으로 전통이 빛나는 일본 제일의 축구 왕국이기도 하다. 교사와 부모가 중요하다는 점은 말할 필요가 없다.

아울러 새삼 다시 봐야 할 점은 ‘인근 어른들’의 참여다. 나의 벗인 전 이탈리아 축구 선수 로베르토 바조도 소년 시절에 축구를 가르쳐 준 이웃 빵 가게 주인을, 감사의 마음을 담아 ‘최초의 스승’이라고 불렀다.

내게도 잊지 못할 추억이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3년 동안 신문 배달을 했다. 어느 다세대주택의 젊은 부부는 늘 일찍 일어나 웃는 얼굴로 나를 맞아주었다. 어느 날 아침에는 말린 감자를 한 아름 안겨주었다. 저녁 식사에 불러 “발명왕 에디슨도 소년 시절에 신문팔이 하면서 공부했단다. 어릴 때 고생한 사람이 행복한 거란다”라며 격려한 적도 있다.

자신을 따뜻하게 지켜봐주는 사람이 있고,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는 그 선의가, 어린이가 건전하게 성장하는 데 얼마나 큰 자양이 되겠는가.

“폭력적인 비행으로 치닫는 어린이는 대부분 ‘내게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는 소외감을 지니고 있다”고 미국의 저명한 교육자가 경종을 울렸다.

중국의 저우언라이 전 총리 부부는 “중국 전역의 어린이가 모두 내 자식입니다”라고 말하며 전쟁고아를 키우기도 하셨다.

“어린이는 지역 전체의 보배다”, “어른은 지역의 어린이를 응원하는 ‘성장의 지주’가 되자!”라고 하는 마음의 결집이 사회의 교육력을 높이지 않을까.

나는 사도브니치 모스크바대학교 총장과 ‘문명과 교육’을 주제로 대화했다(대담집 《배움은 빛》으로 발간됨). 창립 250년을 훌쩍 넘긴 모스크바대학교의 자랑스러운 교육혼은 무엇인가. 그것은 미완성의 학생이 지닌 가능성을 믿고, 그래서 자기보다 더 훌륭한 인재로 육성하겠다는 마음이라고 총장은 말씀하셨다.

권력자는 청년을 얕보고 이용한다. 지도자는 청년을 존경하고 육성한다. 어떠한 분야든 그 인물의 진가는 개인으로서의 업적뿐만 아니라, 후계의 흐름을 어떻게 만들어냈는지로 결정된다고 하겠다.


후지산처럼 당당하게

지난번 어느 여성 교육자의 귀중한 실천 기록을 보았다. 딸의 등교 거부를 극복한 체험을 살려서, 육아 문제로 고민하는 어머니들을 지원하는 네트워크를 만들었다고 한다.

최근에 일어나는 아동학대의 배경에는 상담할 상대가 없는 부모들의 고립이 있다고도 한다. 말을 건네고 서로 격려하는 풀뿌리 연대는, 어머니와 자녀의 얼굴에서 웃음을 지키고 지원하는 희망의 존재이리라.

어쨌든 젊은 세대와 함께 활기차게 배우며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정신의 광장’을 자신의 주변부터 넓혀 나아갔으면 한다.

이런 점에서 신문사와 학교가 협력한 ‘NIE(신문 활용 교육)’ 활동은 귀중하다고 하겠다. “신문이 건전하다면 독자도 건전하다”는 말은 시즈오카신문을 창업한 오이시 미쓰노스케 씨의 신념에서 나왔다.

건전한 활자문화가 발신하는 건전한 교육력이 지금처럼 요망되는 때는 없다.

일찍이 저기 저 후지산을 바라보면서 대화를 나눈 ‘유럽 통합의 아버지’ 쿠덴호베 칼레르기 백작은 역설했다.

“좋은 학교와 신문은 비폭력의 힘으로 세계를 쇄신하고 향상케 하는 두 원점이다.”

후지산 꼭대기에는 열풍이 휘몰아친다. 그러나 후지산은 꼼짝도 하지 않는다. 후지산처럼 당당한 ‘교육력’을 21세기에 듬직하게 구축하여 남기는 일이 바로 우리의 책무가 아닐까.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SGI 회장은 세계 각국의 지성인과 대화하면서 세계 평화와 문화·교육 운동을 해오고 있다.
유엔평화상, 세계계관시인상 등을 수상했고, 대한민국 화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21세기를 여는 대화》(A. 토인비), 《인간혁명과 인간의 조건》(앙드레 말로), 《20세기 정신의 교훈》(M. 고르바초프), 《지구대담 빛나는 여성의 세기로》(H. 헨더슨) 등 세계 지성인들과의 대담집을 냈다.
  • 2018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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